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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을 움직이는 사람들]'공직경험 시너지' 문용욱 상임고문, 해외사업 확장·이사회 변신 선봉장②중앙정부서 쌓은 인적자산 수출기업 초석, 오너 리스크 딛고 ESG 개선 앞장

이우찬 기자공개 2022-06-28 07:56:50

[편집자주]

라면 원조기업으로 통하는 삼양식품은 한국의 대표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라면 수출액의 약 60%가 삼양식품 몫이다. 불닭면에 힘입어 양적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선제적인 ESG 경영 도입으로 질적 성장도 꾀하고 있다. 일선에서 삼양식품의 체질개선과 제2도약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3일 07: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줘서 고맙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겠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2020년 10월 경영에 복귀한 뒤 그달 26일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같이 말했다. 법적 고초를 겪은 만큼 뼈저린 반성으로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됐다. 김 부회장의 이 같은 결단을 실행으로 옮긴 이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문용욱 상임 고문이다.

문용욱 상임 고문. 출처=삼양식품
2010년대 후반 삼양식품은 크게 두 가지 변화를 겪었다. 2016년부터 불닭면의 해외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외형이 급격히 커졌다. 김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법적 소용돌이에 휩싸인 것도 이때다. 문 고문은 입사 초기에는 해외사업 확장의 기틀을 다졌고 오너일가의 경영 공백 이후에는 이사회 개혁을 중심으로 ESG 경영 강화라는 숙제를 풀어나갔다.

◇중앙정부 공직 경험, 국내외 네트워크 확보

1966년생인 문 고문은 정치인 출신 기업인이다. 제주 출신으로 연세대 문과대학 학생회장을 지냈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 실장을 역임했고 봉하재단 이사도 지냈다.

중앙 정치를 경험한 그는 이를 바탕으로 인적 자산 등 국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큰 무대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삼양식품의 해외 수출 등 영업망 확대를 이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2015년 삼양식품에 입사하며 경영인의 길을 걷고 있다. 김 부회장이 재계 추천으로 그를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문 고문과 삼양식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에 대해서는 세간에 알려진 게 없다.

문 고문은 해외 시장 진출 초기 자문역으로서 해외 사업부문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했으며, 오너일가의 경영 공백 시기에는 실질적인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그는 입사 이후 삼양식품의 수출 증가로 해외 거래선과 직접 협의를 진행했다. 또 해외 출장을 수행하며 김 부회장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수출 초기부터 KMF(한국이슬람협회) 할랄 인증을 획득해 무슬림 인구의 60% 이상이 사는 동남아에 제품이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집중했다. 특히 문 고문은 2017년 9월 까다롭기로 소문난 인도네시아 자체 MUI 할랄 인증을 받아 할랄푸드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데 디딤돌을 놨다.

올해 2월 삼양식품이 한국 라면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1위 마트 '판다(PANDA)' 전국 220여개 매장에 동시 입점한 성과도 문 고문이 직접 현지를 찾아 결실을 맺었다.

문 고문은 합리적인 성품으로 업무에서는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적절한 진퇴를 할 줄 아는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 해외 영업에 관해 적극적으로 자문에 응했고 실제 해외 수출 확대라는 성과로 나타나자 김 부회장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졌다고 한다.

삼양식품의 해외 수출은 2016년 931억원에서 지난해 3885억원을 늘었다.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6%에서 작년 61%로 커졌다. 작년 전체 외형은 2016년 대비 81% 증가했고, 수출 국가는 2016년 34곳에서 작년 85곳으로 늘었다.
지난 2월1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삼양식품의 문용욱 상임 고문(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판다 리테일(PANDA Retail)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삼양식품

◇ESG 경영 '총대', 달라진 외부 시선

수출기업으로 도약하며 덩치를 불린 삼양식품은 비재무 요소에 대한 개선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상장사 ESG 정기평가 통합 등급은 2019년 'C'에서 2020년 'B'로 올랐으며, 지난해에는 두 단계 상승해 'A'를 얻었다.

문 고문은 2020년 10월 김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작년 3월 정기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고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삼양식품의 지배구조 개선에 주력했다. 사외이사를 기존 1명에서 4명으로 늘리며 외부 감독 기능을 강화했다.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됐다. 자산 7000억원의 삼양식품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게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위원회를 선제적으로 구성했다. 나아가 보상위원회, ESG위원회도 설치했다. 문 고문은 이처럼 비재무적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삼양식품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 고문이 삼양식품의 이사회 개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그의 이력과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정치와는 담을 쌓았지만 그는 연세대 학생회장, 참여정부 출신으로 경제 개혁 이슈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불닭면에 힘입어 급격하게 사세가 커졌으나, 오너가 개인비리 등 비재무 리스크에 노출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고문은 삼양식품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지배구조 투명화, 이사회 개혁을 위해 발 벗고 나서며 적극적인 개선 주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영업 관련 자문으로 신뢰 관계를 쌓은 김 부회장은 문 고문의 이사회 개혁 등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문 고문은 ESG에 대한 중요성 등을 경영진에게 선제적으로 자문하는 등 투명한 이사회 운영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고 말했다.
출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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