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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대장주 명예 회복할 '홈런 타자' 나올까 [게임사 IP 경쟁력]①배그 출시 후 조단위 매출 '쑥', 뉴스테이트 실망에 주가 '뚝'…새로운 장르 도전

이장준 기자공개 2022-06-24 13:12:30

[편집자주]

게임사 주가는 부침이 심하다. 매번 히트작을 내놓을 수 없을 뿐더러 신작 출시 시점도 배분하기 어려워서다. 최근 크립토 시장이 겨울을 맞아 블록체인 게임 진출 선언만으로 주가를 띄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 게임사 본연의 지식재산권(IP) 역량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조만간 신작 출시를 앞둔 게임사의 과거 흥행 실적 및 재무 성과, 주가 추이 등을 토대로 IP 경쟁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2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 배그)'에 힘입어 상장 직후 단숨에 게임 대장주에 등극했다. 글로벌 메가 지식재산권(IP) 한 방이면 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테라(TERA)' 외에 눈에 띄는 IP가 없어 100억원대에 머물렀던 크래프톤의 매출은 배그 출시 이후 단위가 '조'로 바뀌었다. 배그 IP는 영화, 소설, 웹툰 등 미디어 전반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게임만 놓고 보면 지난 5년간 경쟁력 있는 신규 IP를 발굴하지 못했다.

작년 말 배그의 후속작인 '뉴스테이트 모바일'을 선보일 때만 해도 기대감에 주가는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초반 흥행 성과가 여기 못 미치자 시장에서는 냉정한 평가가 뒤따랐다.

배그 IP는 여전히 강력하기에 시가총액 기준 톱 지위를 지키고 있지만 먹거리 발굴이 여느 때보다 절실하다. 올 하반기 공포 게임 등 새로운 장르에 도전을 앞둔 크래프톤이 홈런을 칠 새로운 '4번 타자'를 찾을지 주목된다.

◇MMORPG '테라' 히트 이어 6년 만에 배틀로얄 장르 '배그' 홈런

크래프톤의 기원은 2007년 3월 설립된 블루홀스튜디오다. 2011년 1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 게임 '테라'를 개발한 역량을 갖췄다.

테라는 2011 대한민국게임대상을 수상했고 이후 북미와 유럽, 중국 등으로 뻗어나갔다. 누적 사용자 수 2000만명을 넘길 정도로 경쟁력 있는 IP로 거듭났다. 2015년에는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 MMORPG 동시 접속자 수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그해 사명을 블루홀로 바꾸고 당시 지노게임즈 등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지노게임즈는 블루홀지노게임즈로 사명을 바꾸고 배틀로얄 장르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를 개발했다.

2017년 3월 배그는 스팀 얼리액세스(Early Access) 방식으로 출시했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2017 대한민국게임대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가장 빠르게 1억 달러 수익을 올린 스팀 얼리액세스 게임' 등 기네스북 세계 기록 7개 부문에 등재됐다.

배그가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테라 역시 태국 등 꾸준히 해외로 진출하고 PC 대신 콘솔 버전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블루홀(2018년 크래프톤으로 사명 변경)의 실적도 날개를 달았다.


2016년까지만 해도 크래프톤의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372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배그가 나온 2017년 영업수익이 3104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더니 이듬해에는 1조12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8863억원에 달했다.

승승장구하던 크래프톤에 '원게임 리스크' 꼬리표가 붙은 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부터다. 당시 투자설명서에서 영업수익의 96.7%가 배그와 관련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그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2018년에도 94.5% 수준이었는데 매년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

2020년 말 선보인 '엘리온(ELYON)'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배그를 제외한 경쟁력 있는 IP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상장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크래프톤의 공모가 산정 비교그룹이 적절치 않다며 정정을 요구해 희망공모가 범위를 10% 낮추기도 했다.


그럼에도 크래프톤은 작년 8월 코스피 상장 직후 시가총액 20조원을 넘기며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1등 게임주가 됐다. 작년 11월에는 배그 IP를 활용한 후속작인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NEW STATE)'를 출시하면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는 58만원까지 이르렀다.

뉴스테이트는 출시 초기 주요 국가 다운로드 순위는 상위를 기록했으나 매출 순위 상승에는 실패했다. 기존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던 와중에 신규 IP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현재는 고점 대비 50%가량 빠진 상황이다.

아직은 건재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도 5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2017년 266억원이었던 크래프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이듬해 3003억원에 이어 2020년 7739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1년 전보다 17.3% 줄어든 6396억원을 기록했다. 새로운 IP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개발 역량 지닌 해외 스튜디오 확보, 공포 게임 등 새 영역 개척

올 들어 크래프톤은 모든 플랫폼에서 배틀그라운드를 무료 플레이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에는 PC 및 콘솔 버전에서 게임을 처음 다운로드할 때 패키징 요금을 별도로 지불해야 했으나 이를 제외한 것이다.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유저를 유입하고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로 배그 IP를 확장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IP를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크래프톤은 7개의 독립된 개발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고 16개 게임을 출시했다. 올 하반기에는 '프로젝트 M'과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기대작으로 꼽힌다.

프로젝트 M은 지난해 10월 인수한 언노운월즈(Unknown Worlds Entertainment, Inc.)의 턴제 전략 장르 신작이다. 언노운월즈는 해양 생존 게임 '서브노티카'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개발사인데 이번에는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장르에 도전한다.

*출처=크래프톤

공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12월 2일 출시할 예정이다. 사실 앞서 크래프톤이 2019년 '미스트오버'라는 공포 장르를 가미한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흥행에 실패해 이달 30일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북미 개발팀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DS)가 제작하는 만큼 기대를 모은다. SDS를 이끄는 글렌 스코필드 대표가 과거 SF 호러 장르 명작으로 꼽히는 '데드 스페이스' 제작자로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호러 콘솔 게임 '데드 스페이스'를 제작한 개발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차원이 다른 수준의 공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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