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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운용 재도약의 조건]단종 라이선스 의존도 심화, 자산 다변화 ‘한계’④대체상품 공급 제한…자문업 진출도 소홀

이민호 기자공개 2022-06-29 08:11:04

[편집자주]

히트 상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시장에 각인됐던 신영자산운용이 최근 수년간 존재감을 잃고 있다. 지난해 주식형펀드 설정액 급감과 연기금 일임자금 대거 이탈은 ‘가치투자 본가’라는 위상이 무색할 만큼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수수료 수익은 전성기를 구가했던 2017년이후 불과 4년 만에 반토막 나면서 전환점 마련이 절실해졌다. 운용업계는 단순히 가치주 쇠퇴라는 시장환경 변화 외에도 신영자산운용의 구조적인 한계를 장기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더벨은 신영자산운용의 현재 상황과 재도약을 위한 해결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8일 06: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자산운용 시그니처 펀드의 침체가 하우스 실적 자체의 부진으로 오롯이 연결된 데는 단종 라이선스에 의존한 구조적인 한계가 한몫했다. 주식이나 채권 등 증권으로 인가 단위가 제한돼 있어 시장 환경이나 투자자 선호의 변화에도 부동산 등 대체투자상품 공급이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제한된 인가 단위로도 운용유형을 확장하면 수익 다변화의 기회는 있다. 하지만 신영자산운용은 투자자문업을 재개하지 않는 등 변화에 둔감한 모습을 보였다.

◇증권 공모 라이선스 의존…상품 다양화 부재

신영자산운용은 1996년 신영투자신탁운용으로 설립된 이후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현재의 자산운용사로 재출범했다. 신영자산운용은 공모와 일반사모 집합투자업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말 일반사모펀드 순자산은 456억원으로 전체 펀드순자산(4조245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로 매우 작을 만큼 공모펀드에 집중하고 있다.


공모 집합투자업 인가는 운용대상에 따라 종합, 증권, 부동산, 특별자산 등으로 구분한다. 신영자산운용이 보유한 공모 라이선스는 증권과 특별자산에 국한된다. 부동산은 라이선스 자체를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특별자산은 라이선스가 있지만 펀드를 설정한 경우는 없다. 신영자산운용은 현재도 내부에 특별자산 전담 조직이나 매니저를 별도로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증권에 의존한 사실상 단종 공모펀드 운용사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가치투자 하우스라는 정체성 보존의 측면과는 별개로 인가 단위가 한정돼 있어 운용자산 다변화가 애초 불가능한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시장 환경이나 투자자 선호의 변화에도 주식과 채권 등 기존 전통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

종합 공모 라이선스가 있으면 단위별 추가 인가 없이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신영자산운용은 이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부분 금융그룹 소속 자산운용사가 종합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종합 공모 라이선스를 보유한 자산운용사는 모두 43곳(보험사 제외)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종합 공모 라이선스 인가가 사실상 닫혀있어 인가를 신청하더라도 인가 여부와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

과거 신영증권이 제2운용사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도 인가 단위가 한정된 신영자산운용의 확장성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 운용업계의 전언이다. 2019년은 저금리 기조로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던 시기였지만 신영자산운용은 라이선스가 없어 부동산 상품을 공급할 수 없었다. 제2운용사 인수는 불발됐지만 운용업계에서는 신영증권이 고액자산가 자산관리(WM)에서 신영자산운용 활용도 위축을 고민하기 시작한 시기도 이때로 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다양한 계열사를 이용해 신영자산운용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시너지도 도모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동산 상품 공급이 불가능한 신영자산운용 대신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별도로 취득해 2019년 신영부동산신탁을 설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신영증권 패밀리오피스 고객은 부동산 자산관리 수요가 있을 경우 신영부동산신탁을 통하면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신영자산운용으로서는 부동산 관련 수익은 내재화할 수 없어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불리한 약점이 있다. 2017년 이후 가치주 장세가 종료되며 기존 핵심 라인업이었던 가치주·배당주 펀드에서 순자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와중에도 이를 대신해 투자자를 유입할 대체투자펀드의 부재는 수수료수익이 큰폭 감소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수익 다변화 노력 소홀…자문 라이선스 보유에도 계약 ‘제로’

다만 제한된 인가 단위로도 운용유형을 확장하면 수익 다변화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영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가치투자의 본가로 꼽히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투자자문 비즈니스 확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증권에 한해 공모 집합투자업 인가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밸류10년투자1(주식)’ 등 하우스 시그니처 공모펀드들의 수익률이 최근 수년간 부진하면서 펀드 비즈니스가 전반적으로 침체하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꺼내든 카드가 일반사모펀드와 투자자문 비즈니스의 확장이었다. 먼저 일반사모펀드의 경우 목표달성형으로 설정해 설정-청산-재설정의 선순환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목표달성형은 일정 수익률에 다다르면 만기에 얽매이지 않고 환매할 수 있어 수익자들의 선호가 높다. 성과보수를 수취할 수 있어 수익에도 긍정적이다.

특히 랩어카운트 자문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펀드 비즈니스가 주류를 형성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전반적으로 자문 비즈니스에 힘을 빼왔다. 하지만 최근 자문형 랩이 재부상하면서 자문 비즈니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하우스 강점인 보텀업(Bottom-up) 리서치를 자문형 랩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확장이 용이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모회사인 한국투자증권뿐 아니라 KB증권이나 NH투자증권 등 다른 금융그룹의 증권사와도 랩어카운트에 대한 자문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2020년말 253억원이었던 자문계약액을 불과 1년 만인 지난해말 702억원으로 크게 늘릴 수 있었다. 1억원이 채 되지 않았던 자문수수료도 3억원을 바라보게 됐다.

반면 신영자산운용에서는 이런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신영자산운용도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을 끝으로 현재까지 자문 비즈니스를 중단한 상태다. 자문계약액이 전무해 자문수수료도 수년째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2017년 307억원에 이르던 펀드운용보수가 4년 만인 지난해 172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168억원이었던 일임수수료는 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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