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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3나노' 치고 나가는 삼성전자, '내실 다지기' 주력 수율 개선, 다양한 공정 노드 유지로 고객사 확보는 과제

김혜란 기자공개 2022-07-01 10:08:45

이 기사는 2022년 06월 30일 11: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Gate-All-Around) 기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양산에 성공하며 제조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초미세공정 시장을 선점해 세계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는 전략적 목표를 향해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부터는 3나노 수율(전체 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을 개선하고 시장점유율 확대로 연결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이 파운드리를 세계 1등으로 키우려면 초격차기술을 다지는 것만 아니라 다양한 레거시(구형) 공정을 활용해 고객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최초 GAA, 3나노 고객 확보 경쟁 본격화

30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 고성능 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용 시스템 반도체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GAA는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선해 기존 핀펫(FinFET)보다 칩 면적을 축소하고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3나노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막판 수율 끌어올리기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3나노 양산을 시작한 것도, GAA 기술력을 입증한 것도 전 세계 파운드리 중 삼성전자가 최초다. 반도체를 초미세공정으로 생산할수록 저전력·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또 회로 선폭 굵기가 미세해지면 그만큼 웨이퍼(반도체 원판)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어 생산단가가 떨어진다. 삼성 파운드리의 경쟁사인 TSMC와 인텔 모두 2·3나노와 GAA 구조 등 첨단공정을 준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이 TSMC와의 격차를 좁히려면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를 뺏어오는 게 가장 중요하단 점에서 삼성전자의 3나노 최초 진입은 큰 의미가 있다. TSMC가 기존 퀄컴이나 엔비디아, AMD 등 대형 고객사에 3나노 반도체 제품을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라는 대안에 눈을 돌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첨단기술 타임라인을 보면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앞서 있다. TSMC의 경우 올해 말께 3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하되 GAA는 2025년 2나노 양산을 도전할 때나 도입 가능하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인텔도 3나노 핀펫 공정을 내년 하반기 도입한단 계획을 시장에 제시했으나, 일단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7나노 공정부터 성공해야 해 등 경쟁사 대비 기술적으로 뒤처진 상태다.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남은 과제는 수율 개선이다. 고객사가 요구한 수량을 맞춰 납품하더라도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생산한다면 팔면 팔수록 손해가 된다.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 일정을 경쟁사 대비 최대한 앞당겨 TSMC와의 기술 경쟁에서 치고 나갔으나 앞으로 수율을 얼마나 빨리 안정화시키느냐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4·5나노 공정에서도 수율 확보가 예상보다 지연돼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나노 양산 자체도 분명 의미가 있으나 더 중요한 건 돈이 되느냐의 문제"며 "수율이 80%가 안 되면 양산 비용만 들고 벌어들이는 이익이 적으니 내실을 다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다른 관계자는 "예를 들어 3나노로 10개를 생산해 3개만 합격품이라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느냐"라고 반문하며 "(삼성전자가) 실제 이익이 나오는 수율까지 가는 목표 시점은 1년 이후 정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만 아니라 TSMC도 풀기 어려운 문제다. TSMC의 경우 자체 수율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계획한 3나노 양산이 차질을 빚을 거란 전망이 업계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실질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 고민해야

업계에선 파운드리 1등으로 가기 위해 고민해할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꼭 첨단공정뿐만 아니라 기존 구형(레거시) 반도체까지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래 '초연결시대'에는 모든 사물간 연결접점이 많아지기 때문에 필요한 반도체의 양 자체가 크게 늘어난다. 초미세첨단 반도체도 중요하지만 꼭 첨단공정으로 생산할 필요가 없는 저가 반도체 수요도 폭증하게 된다.

TSMC는 올드 팹(Fab, 생산공장)을 그대로 유지하며 이런 수요에 대응할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첨단공정 개발 분야에 다소 치우쳤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TSMC는 0.3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부터 3나노까지 모든 공정을 소화할 수 있으나 삼성은 팹이 한정적이다.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 TSMC는 50%대, 삼성전자는 17~18%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7나노 이하 미세공정만 놓고 점유율을 다시 따지면 6(TSMC) 대 4(삼성전자) 정도로 격차가 줄어든다. 이는 첨단공정에선 삼성전자가 상당히 경쟁력 있다는 의미도 되지만, 다양한 공정을 폭넓게 커버하지 못하는 탓에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결국 투자 문제다. 기존 생산라인을 유지하는 데만 해도 비용이 많이 드는데, 여기에 첨단 공정을 추가로 계속 붙여나가려면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삼성전자 전 임원 출신 인사는 "삼성전자가 알고 있으면서도 전략적으로 놓고 있는 부분이 구형 공정 유지"라며 "예를 들어 10나노 개발에 성공하면 기존 라인을 10나노 라인으로 전환한다. 각각 따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데 인력도 부족하고 투자비도 많이 들어가니 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형 생산라인의 감가상각비가 끝나 돈을 벌어들이는 시점에 기존 팹을 허물고 선단공정으로 전환해 개발비 회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는 얘기다.

이어 "사실 지금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는 14나노, 22~28나노에서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삼성이 대응할 캐파(생산능력)이 없다"며 "신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기존 생산라인이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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