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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롯데푸드·롯데제과' 합병 기권표 던진 까닭은 주주권행사 찬반 '회색지대' 선택, '주가하락 방어' 주식매수청구권 확보 관측

문누리 기자공개 2022-07-05 07:55:2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07: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 계획 승인에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반대 또는 찬성이 아닌 기권을 통보한 것은 여러 이해관계를 고려한 신중론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최근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지를 남기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계획서 승인에 관해 기권 의사를 전달했다. 그동안 기업의 분할이나 합병안에 주주로서 찬성 또는 반대표를 행사해온 국민연금이 다른 선택지를 꺼내들었다.

이는 최근 국민연금이 투자기업 대상으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는 내부 분위기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SK와 SK머티리얼즈 흡수합병 안건에 대해서도 기권표를 던졌다. 합병목적 등을 고려하면 찬성 입장이지만 주가가 주식매수예정가액보다 높지 않으면 주식매수청수권 확보를 위해 기권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작년 3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연임건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은 '중립' 의사를 표했다. 당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는 산업재해와 관련해 최고경영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 제정 등을 고려해 찬성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중립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의 중립·기권 결정 건수는 2020년까진 연 5건 안팎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 30여건 내외로 급증했다. 기업 경영권 분쟁 관련 안건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면 국민연금이 한 쪽 편을 들어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최근 이를 피하는 분위기다. 경영권 다툼 등에서도 기권표를 던짐으로써 다른 주주 의견을 존중하고 따르겠다는 의사를 보여주는 셈이다.

업계 일부에선 굳이 반대표가 아닌 기권표를 택해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 입장에서 손해를 볼 일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건에서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측은 '주식매수청구권 확보'를 기권 사유로 들었다.

특히 올해 3월 합병 결정 이후 주가하락이 이어지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롯데제과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매입하기로 한 주식은 주당 11만5784원이다. 최근 롯데제과 주가가 11만원 초반대로 떨어지면서 국민연금 측에서도 주식매수청구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다만 합병 시너지 기대감과 증시불안 등의 영향으로 실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전체 주가가 하락세인 만큼 추후 롯데제과 주가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양사 합병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도 이번 결정에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롯데제과법인의 부채비율은 96.9%로 1분기 말 연결기준 롯데제과 부채비율(104.3%)보다 개선됐다. 합병으로 수익성 낮은 빙과부문 영업 및 공급망을 통합 운영하면 인력비와 원재료비도 상당부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최근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는 기권 결정을 늘려가고 있다"면서 "합병 발표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서 이를 방어하는 방안 중 하나로 기권을 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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