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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시중은행 올 첫 소셜본드, NH은행 결단력 빛났다러시아 디폴트 불구, 양질 투자자 대거 확보...정책금융기관 메리트 부각

김지원 기자공개 2022-07-05 07:04:1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이 한국물 시장에서 올해 시중은행 첫 소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 목표액의 8배를 훌쩍 뛰어넘는 주문을 받아내며 정책 금융기관의 입지를 다시 한번 다졌다. 북빌딩 당일 러시아가 디폴트에 빠졌다는 뉴스가 나왔으나 농협은행의 조달에는 무리가 없었다.

과감하게 북빌딩에 나선 결과 3.5년물과 5년물에 균형 있는 주문을 받아냈다. 최근 변동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발행사들이 3년물을 택하고 있는 가운데 5년물을 트랜치에 포함해 양질의 기관투자자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목표액 8배 수요…러시아 디폴트 영향 '미미'

농협은행은 이달 6일(납입일 기준) 6억달러의 글로벌본드(144A/Reg S)를 발행한다. 지난 27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북빌딩을 시작해 유럽과 미국을 거쳐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다.

발행에 앞서 22일 주관사에 맨데이트를 부여한 뒤 27~28일 인베스터콜 방식으로 비대면 로드쇼를 진행했다. 당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정책 금융기관으로서의 안정성을 강조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트랜치는 3.5년물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구성해 각각 3억달러씩 배정했다. 당초 5억달러 발행이 목표였으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1억달러 증액해 6억달러 발행을 결정했다.

주문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확보했다. 3.5년물은 85%, 5년물은 77%의 주문이 아시아에서 들어왔다. 농협은행의 경우 타 국책은행 등에 비해 투자자층이 얇기 때문에 발행 전부터 아시아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빌딩 당일 오전 러시아가 외화표시 국채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에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농협은행과 주관사단은 발행에 큰 영향이 없을 거라 판단해 과감히 북빌딩에 나섰다.

해당 이슈에도 불구하고 당일 아시아 시장이 상승세로 시작하며 빠르게 주문이 모였다. 딜의 윤곽이 일찍 정해진 덕분에 FPG도 빨리 제시할 수 있었다. 북빌딩 과정에서 최대 48억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적으로 남은 주문은 42억달러로 집계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디폴트 사태는 30일의 유예기간이 지나 발생한 것으로 이미 예견됐던 부분이기 때문에 발행에 영향은 미미했다"고 말했다.

발행금리도 만족스러웠다. 3.5년물과 5년물 모두 스프레드를 IPG 대비 각각 40bp씩 절감해 T+90bp, T+110bp 수준에서 최종 금리를 확정했다. NIP(뉴이슈어프리미엄)은 약 15bp로 파악된다. 최근 발행된 한국물의 NIP가 15~20bp에서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최저 수준이다.

◇3년 연속 외화 소셜본드 발행…5년물 수요 눈길

3.5년물과 5년물에 고른 주문이 들어온 점을 주목해볼 만하다. 특히 최근 변동성 확대로 인해 5년물을 트랜치에 포함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올해 2분기 한국물 시장에서 5년물로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곳은 한국전력공사가 유일했다. 대부분의 발행사들이 3년물을 택했다.

이번 발행 당시에도 5년물의 수요가 3.5년물에 비해 적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3.5년물과 동일한 21억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다. 5년물의 경우 전체 주문의 15%가 미국에서 들어왔다. 3년물은 일반적으로 미국 투자 수요가 많지 않아 이번에도 1%의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또 다른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높을 때는 정책은행과 같은 안정적인 투자처로 수요가 몰린다"며 "5년물에 양질의 투자자들로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번 조달로 농협은행은 3년 연속 외화 ESG채권 발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20년 한국물 시장에서 첫 소셜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작년에도 6억달러의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이번 발행으로 조달한 6억달러는 농업인과 소상공인 지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농협은행에 앞서 소셜본드를 발행한 한국물 발행사는 신한카드, IBK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총 4곳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이 한국물 시장을 찾았으나 지속가능채권 또는 그린본드 형태로 발행했다.

이번 딜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MUFG증권, 소시에테제네랄, UBS 등 6곳이 함께 주관했다. 국내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으나 북러닝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이번 글로벌본드 등급으로 무디스와 S&P는 각각 A1, A+를 부여했다.

농협은행의 다음 타자로 29일 발행을 계획했던 한국가스공사는 시장 상황 악화를 이유로 발행을 한 주 미뤘다. 시장 모니터링 후 이달 5일부터 북빌딩을 재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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