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 소각없이 자사주 매입만…VIP운용 '부글부글' 자사주 비율 17% 육박…주주행동 강화 가능성 촉각
이민호 기자공개 2022-07-05 10:40:29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세아그룹 지주사 아세아가 올해 3월에 이어 연말까지 자사주를 추가 취득하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주주행동주의를 전개하고 있는 VIP자산운용의 반응은 냉랭하다. 자사주를 사들이고만 있을 뿐 소각 움직임은 전혀 없어 자사주 비율이 1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세아는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오는 12월까지 장내에서 매입하며 총 예정 규모는 20억원이다.
아세아는 앞서 지난 2월 2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한 차례 발표한 바 있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내놓은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이었다. 아세아는 3월 한 달간 장내에서 2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이번이 올해 들어 두 번째 자사주 취득인 셈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자 연준(Fed)이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면서 국내 증시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내걸고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가가 크게 저평가된 상황에서는 자사주 매입 비용이 비교적 적게 소요되기 때문에 상장사로서도 유리하다.
아세아는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편은 아니었다. 아세아는 2013년 10월 지주사로 전환한 이래로 자사주 취득 사례가 전무하다가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약 44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해에는 자사주 취득을 실시하지 않았다.
아세아 자사주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매입 직후 아세아가 보유한 자사주는 35만4824주였다. 아세아는 애초 발행주식총수가 219만1024주로 적다. 이를 감안한 자사주 비율은 16.19%다. 이번달 1일 종가 기준 아세아 주가는 12만1500원이었다. 이를 반영해 아세아가 이번 매입 이후 보유하게 되는 자사주 비율을 가늠해보면 17%에 육박할 전망이다.
다만 자사주가 갈수록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세아는 별도의 소각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각 없는 매입은 주가 안정이나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소각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시장이 자사주를 잠재 매도 물량으로 인식해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사주 보유 규모가 클 때는 시장에서 물량 폭탄의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
자사주 소각은 아세아에 대한 주주행동주의를 전개하고 있는 VIP자산운용이 최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에 배당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액을 합친 금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개념인 주주환원율을 40% 이상으로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7일 기준으로 VIP자산운용의 아세아 지분율은 10.61%에 달한다.
앞으로도 VIP자산운용의 자사주 소각 요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VIP자산운용은 주가가 저평가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률 개념인 투하자본이익률(ROIC) 측면에서 소각에 따른 주가 재평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세아의 PER은 약 2.6배로 동종업계 지주사 한일홀딩스(약 11.0배)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가 자사주를 소각할 재원도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세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2012억원으로 2020년 벌어들인 829억원보다 두배 넘게 늘었다. 2020년 37억원이었던 배당총액을 지난해 55억원으로 늘렸지만 배당성향은 4.46%에서 2.76%로 오히려 낮아졌다.
여기에 아세아의 핵심 계열사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최근 큰 폭의 주가 하락에도 자사주 매입 계획마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작년 말 기준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 지분 7.41%를 보유중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새 경영진 임종윤·종훈 형제의 일성 "네버 어게인"
- JB금융, 얼라인에 판정승…이사회 2석만 내주며 선방
- [Company Watch]'TGV 첫 양산' 필옵틱스, 글라스 패키지 시장 선점
- 폴라리스오피스, 한국 AI PC 얼라이언스 참여
- 이에이트, 생성형 AI 접목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공개
- 일반석서 주총 관람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 ‘책임경영’ 의지 피력
- AI매틱스-한국교통안전공단, AI 기반 버스 사고 예방 MOU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 OCI-한미 통합 결렬
- 휴온스 이사회 입성한 오너3세, 경영 참여는 'NO'
- 필옵틱스, 업계 첫 TGV 양산 장비 공급
이민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LX그룹, M&A 제동 저변에 약화된 현금창출력
- [기업집단 톺아보기]LX家 2세 구형모 부사장 ‘경영승계’ 발판 LX MDI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이차전지 소재 증설 동원시스템즈, 영업실적 바탕
- PF '대원칙'의 부재
- [조달전략 분석]SK 완전자회사 ‘휘찬’의 숨은 가치
- [기업집단 톺아보기]LX그룹, 독립경영 토대 닦은 구본준 회장의 3년
- [기업집단 톺아보기]'계열분리 3년' LX그룹 성장 배경에 M&A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세아메탈 흡수합병' 세아특수강, 이자비용 고민
- [조달전략 분석]SK오션플랜트, 재무건전성 열쇠 ‘전환사채’
- [오너가 등기이사 점검]4세 사촌경영 두산家, ‘미완의’ 책임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