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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박윤민 대표, '온셀텍' 활용 디스플레이텍 승계 밑그림②가족기업 지분 매집 행보, 2세 박승필 사내이사 첫선…OLED 사업 공유 '전무'

구혜린 기자공개 2022-07-26 07:40:04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2022년 5월 기준 전체 1554개 코스닥 상장사 중 442개사(28%)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71개사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1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텍 창업주인 박윤민 대표가 가족회사 '온셀텍'을 활용해 디스플레이텍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AMOLED 패널 후가공 업체인 온셀텍은 LCD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텍보다 실적이 앞선다. 특히 대부분 수익을 디스플레이텍 지분 매집에 쓰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박윤민 대표의 자녀가 온셀텍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세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윤민 디스플레이텍 대표이사 사장의 자녀 박승필 씨는 지난 3월 28일 디스플레이텍의 계열사 온셀텍의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박윤민 대표, 황철용 사내이사와 함께 이사회를 멤버로 합류, 온셀텍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황철용 사내이사는 현재 디스플레이텍 전산 및 시설관리 담당 전무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온셀텍이 디스플레이텍 2대주주로 등재된 계열사란 점에서 후계자에 대한 경영 수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온셀텍은 디스플레이텍 지분율 8.34%(155만8575주)를 보유 중이다. 디스플레이텍 최대주주는 박윤민 대표로 지분율 25.94%(484만8372주)에 달한다.

디스플레이텍은 5% 이상 주주 변동이 크게 나타나지 않은 기업이다. 2002년 코스닥 상장 직후 산업은행 등 초기 기관투자자들이 엑시트(자금 회수)한 뒤로 박윤민 대표 중심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상장 직후 227만주를 보유하게 된 박윤민 대표는 신주인수권증권을 행사하거나, 회사 임원이 매도한 주식을 소액 장내매수한 것 외에 특별히 지배력을 늘리기 위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 디스플레이텍이 2010년 무상증자하면서 주식 수가 조정됐을 뿐이다.

눈길을 끄는 건 박윤민 대표가 가족회사인 온셀텍을 통해 디스플레이텍 지분 투자를 활발히 해온 점이다. 디스플레이텍 2대주주인 온셀텍은 2009년 박 대표가 창업한 LCD 제조사다. 대표이사 및 최대주주 역시 박 대표로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50%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은 박 대표의 가족들이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텍이 온셀텍에 투자한 이력은 없으나, 양사가 대표이사 및 최대주주를 공유하고 있어 계열사로 분류됐다.

온셀텍은 무려 7년에 걸쳐 디스플레이텍 주식을 매입했다. 2014년 10월 법인 여유자금을 활용해 27만1910주를 장내매수하면서 주주명부(지분율 1.45%)에 최초로 등장했다. 이후에도 가용자금(예금)을 사용해 디스플레이텍 주식을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78만5090주를,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19만주를 수 차례에 걸쳐 장내매수했다. 2019년 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22만8936주를 추가 매수해 현재의 지분율에 이르렀다.

업계에선 이러한 움직임을 2세 승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윤민 대표에 이은 온셀텍 2대주주는 그의 자녀인 박승필 씨로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0% 지분은 박 대표의 배우자인 송선자 씨가 보유 중이다. 박승필 씨가 디스플레이텍 주주로 직접 등장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승계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다. 박 대표가 디스플레이텍 보유 지분 일부를 온셀텍에 매각하고, 온셀텍 내에서 지분 증여가 이뤄지면 간접적인 최대주주 교체가 가능하다.

온셀텍은 승계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기반을 마련해놨다. 박 대표가 창업할 2009년 당시 온셀텍(당시 사명 엘씨투)은 LCD 제조만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등록했으나, 2011년 OLED 패널 제조로 사업방향을 틀었다. 2013년 OLED 생산을 가동한 뒤 이듬해 누적 생산량 1억개, 2016년 3억개, 2018년 6억개, 올해 초 8억개를 달성하는 등 빠른 사세 확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AMOLED 셀을 후가공하는 등 대부분의 거래를 삼성전자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텍과 온셀텍의 실적은 상반된 곡선을 그리고 있다. 디스플레이텍의 주 사업은 스마트폰용 LCD 모듈 제조, 온셀텍은 OLED 패널 제조다. 2016년부터 LCD 적용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들면서 디스플레이텍의 매출액은 쪼그라든 반면, 온셀텍은 AMOLED 공급량이 늘면서 400억원대 매출이 1000억원대까지 늘었다. 급기야 디스플레이텍보다 기업 규모가 작았던 온셀텍은 2018년부터 '형을 능가한 아우'가 됐다.

다만 양사의 '곳간' 격차는 여전하다. 2010년 말 기준 디스플레이텍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4억원, 동일 기준 온셀텍은 30억원 수준이었다.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난해 12월 말 기준 디스플레이텍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1억원, 온셀텍은 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온셀텍이 영업활동 등으로 벌어들인 자산을 디스플레이텍 지분을 확보하는 데 사용한 탓이다. 최대주주가 사업성이 밝은 제2의 기업을 창업했으나, 이를 상장사 지분 매집용으로 활용한 셈이다.

동일한 디스플레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양사는 사업적 공유를 하지 않고 있다. 회사의 합병 관련 움직임도 아직 전무하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박윤민 대표는 향후 2세 승계를 위해 온셀텍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디스플레이텍의 본격적인 2세 승계가 이뤄지기에 아직은 이른 감이 있다. 박윤민 대표는 1962년생으로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데다 자녀 박승필 씨 또한 1991년생이다.

디스플레이텍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동일인이라 계열사로 묶여있으나, 온셀텍과 사업적으로 별도 협업하는 건 없다"며 "계열사 간에 발생한 매출액은 온셀텍이 디스플레이텍 소유 천안공장을 임차해 쓰고 있어 관련된 매출액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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