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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is doing pretty well"을 넘어 [thebell note]

유수진 기자공개 2022-07-28 07:48:47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트위터에 남긴 댓글 하나가 화제를 모았다. 워딩은 달랑 한 줄. "Hyundai is doing pretty well(현대차가 매우 잘하고 있다)"이 전부다. 한 테슬라 투자자가 올 1분기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을 찍어 올린 트윗에 대한 답글이다.

사진 속 테슬라는 점유율 75.8%로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그 밑으로 현대차(9%)와 폭스바겐(4.6%), 포드(4.5%)가 보였다. 현대차의 선전이 인상 깊었던 것도 잠시 머스크의 진의가 궁금했다. 심판(제3자)도 아니고 같이 게임을 뛰고 있는 선두 플레이어가 경쟁자인 2등을 칭찬한 셈 아닌가. 심지어 비교조차 민망할 정도로 한참 앞서가는 상태에서.

해석은 둘로 갈렸다. 하나는 현대차가 마침내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의 라이벌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 머스크에 선전포고 했던 광고를 떠올리며 "4년 만에 응답이 왔다"고 반가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현대차는 2018년 제네바모터쇼 행사장 건물 외벽에 "이제 네 차례야, 일론(Your turn, Elon)"이라고 적힌 광고를 내걸었다.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등 전기차 사진과 함께였다. 독주하던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민 언더독처럼 보이려던 의도 같지만 반응은 없었다.

머스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GM을 비꼬는데 현대차를 이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원글 속 "Congrats to GM on 'leading' the pack('선두'에 선 GM 축하해)"이 근거다. 순위권에 없는 GM을 반어법으로 약올렸다. 최근 바이든이 테슬라를 패싱하고 GM만 칭찬하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다. 머스크는 동조 대신 2위를 치켜세우는 '세련된' 방식을 택했다.

현대차 수장인 정의선 회장은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여전히 시장지배력이 압도적인 머스크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했을까. 아니면 2위에 올라 언급될 수 있었다며 내심 만족했을까. GM을 놀리는데 간접적으로 이용됐다고 분노하진 않았을까.

이성적이고 차분하기로 유명한 성격을 고려할 때 위에는 답이 없을 것 같다. 그보단 의미없는 해프닝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지금껏 해온 것처럼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그와 더 어울린다.

현대차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2분기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49%, 상반기 기준으론 68% 증가했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2분기에만 작년(2만2000대)의 두배인 4만4000대를 팔았다. 아이오닉5와 EV6, GV60 등이 골고루 인기를 끈 결과다. 내년 초 아이오닉6 글로벌 출시가 본격화되면 판매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트윗 한 줄에 담긴 머스크의 진의는 더 이상 중요치 않다. 현대차가 가야할 길은 분명해 보인다. 계획대로 꾸준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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