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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는 지금]FI, 회수 난항 감지했나…보통주 고액 전환·대표 교체 요구③2021년·2022년 RCPS 전환가액 2만원대 추정…"재무·영업 감안 액면가 대비 너무 높아"

이윤정 기자공개 2022-07-29 14:28:34

[편집자주]

왓챠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시장에서 토종 벤처기업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자됐지만 최근 경영권 매각 등이 논의되며 위기를 맞았다. 투자자 입장에서 왓챠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왓챠의 재무적투자자들은 그 동안 대표이사 교체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 왓챠의 재무건정성 제고를 위한 재무적투자자들의 다양한 조치가 이어졌지만 사업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크게 개선되지 않자 대표이사 교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하지만 박태훈 대표가 잔류를 희망하면서 현재 시장에 퍼진 경영권 매각 단계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왓챠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27일 "지분 매각을 위해 몇 곳을 접촉해 왓챠에서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내 콘텐츠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인수 제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박태훈 대표가 직접 대응하며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재무적투자자(FI)들은 왓챠 측에 박 대표 교체를 요구해 왔다.

2011년 설립된 왓챠는 2012년부터 FI로부터 투자를 받아왔다. 일부 투자자들은 그 사이 투자한 펀드의 만기가 도래해 지분유동화펀드 등 세컨더리펀드로 자금 집행 주체를 변경하기도 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투자에서 회수까지 통상 7~8년 정도지만 최근에는 이 사이클이 크게 짧아지고 있다"라며 "벤처투자 금액이 커지면서 손실 위험 또한 증가한 탓인지 회수 준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왓챠의 상장(IPO) 준비 시계가 빨라진 것도 2020년 36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다.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한 왓챠는 IPO 작업을 본격화했다. 삼성회계법인을 외부 감사인으로 지정해 첫 감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숫자는 처참했다. 2020년, 2021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매출액 대비 고 비용 구조로 수익성 측면에서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이에 FI들은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이뤄진 투자를 전부 보통주로 전환했다.

당시 IPO 성사를 위한 재무건전성 제고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한국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RCPS가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부채'에 속한다. FI들의 보통주 전환으로 기존 RCPS(IFRS상 부채)가 감소해 자본잠식 상태 상황이 해소되고 부채비율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회수 난항을 일찌감치 감지한 FI들의 조치 아니냐는 의견이다.

2021년 왓챠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신용평가 전문가에 따르면 작년 FI들의 전환가격은 주당 2만300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자본잠식 상태, 영업손실 상황에서 액면가 50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환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이다.

이는 FI들이 재무개선을 목적으로 보통주 전환을 한 것이 아니라 RCPS를 상환 받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보통주로 전환한 것이란 의견이다. IPO에 성공하면 빠르게 엑시트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프리IPO 무산 가능성 커지면서 위기가 고조됐고 다급해진 FI들은 창업자인 대표이사 교체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현재 지분 및 경영권 매각을 박 대표가 자문사 없이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테그 얼롱을 통한 동반 매각을 희망하는 일부 FI들의 지분을 포함한 주식이 거래 대상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본인 지분 매각을 최소화하고 매각 이후에도 왓챠에 남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대표이사 교체로 시작된 FI 구조조정이 박대표의 잔류 의지로 경영권 및 지분 매각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왓챠 관계자는 "매각 뿐 아니라 신주를 통한 투자 유치도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구주 매각"이라며 "인수에 관심이 있는 원매자가 있어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주 매각 뿐 아니라 신주를 통한 투자 유치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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