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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號 KT, 신성장전략 자리 잡은 '지분 맞교환' 금융, 미디어, 물류, 클라우드 등 '디지코' 부문 상호투자 활발…제휴 무게감↑

이장준 기자공개 2022-08-03 11:02:44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1일 09: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략적으로 핏이 맞는다면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의 기업 제휴도 열려 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10월 취임 후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할 만한 옵션임을 드러냈다.

실제 올 들어 KT그룹이 외부 기업과 지분을 맞교환하거나 이에 준하게 상호 투자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금융과 미디어, 물류와 클라우드 등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영역을 중심으로 동맹 관계를 끈끈하게 구축했다. 제휴의 무게감을 더하고 경쟁 관계에 놓인 상대도 파트너로 삼으며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는 양상이다.

◇신한금융과 DX 동맹, CJ ENM과 OTT 중심 미디어 혈맹

KT가 지분 맞교환 카드를 처음 꺼내든 건 올해 1월 신한금융그룹과 '테크·금융' 동맹을 맺으면서다. 양측은 동일한 규모(4375억원)의 지분을 서로 매입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KT 지분 5.48%를, KT는 비상장사인 신한은행을 대신해 모회사인 신한지주 지분 2.08% 취득한다.

그동안 KT의 디지털 플랫폼 역량과 신한은행의 금융 노하우를 접목해 신사업 아이템 발굴을 추진해왔다. 이번에 지분까지 맞교환하며 혈맹을 구축한 양측은 △미래금융DX △플랫폼 신사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빅데이터, 로봇 등 23개 공동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연장선에서 5월에는 신한은행 홈브랜치 서비스를 KT의 IPTV 서비스 '올레tv'에서 제공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924만명에 달하는 올레tv 가입자에게 음성 명령이나 리모컨을 통해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달에는 소상공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로 제휴를 맺었다. KT가 통신, 보안, 방역 서비스를 묶어 할인해주는 소상공인 창업 매장 할인 패키지를 제공하면 신한은행은 이들 고객에게 대출 우대금리 0.2%를 적용한다.

양사가 구축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역시 공동의 경제시스템을 기반으로 연동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최근 SK텔레콤·SK스퀘어가 하나금융과 지분을 맞교환한 것 역시 이들의 사업 모델을 본따 시너지를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KT는 미디어 부문에서도 CJ ENM과 동맹 관계를 구축했다. 올 3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또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를 구매하고 보유한 채널에 편성하고 음원 사업, 실감미디어 등 협업을 예고했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티빙(tving)과 시즌(seezn)을 통합하기로 했다. KT시즌을 티빙이 흡수합병하고 기존에 KT시즌의 100% 지분을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금융과 미디어는 KT가 그룹 내에서 수직계열화 작업을 가장 먼저 단행한 사업 영역에 해당한다. KT는 자회사 BC카드와 KT스튜디오지니 산하에 각각 금융,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들을 배치했다.

다만 BC카드는 케이뱅크를 산하에 두고 있고 미디어 부문에서도 여러 채널이 겹친다는 측면에서 신한은행, CJ ENM과 경쟁 관계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KT는 되레 이들과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전략을 택했다.

KT 관계자는 "구현모 대표가 제휴와 협력을 중시하면서 시장 내 경쟁사를 배타적으로 보는 대신 파트너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커졌다"며 "시너지를 우선시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태계에 참여하는 편이 얻는 게 많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프레시, 메가존클라우드 등 알짜 기업과도 제휴 강화

KT는 물류 부문에서도 새로운 동맹을 구축했다. 지난해 KT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 전문기업 롤랩을 만들었다. 국내 콜드체인 전문 물류 기업 팀프레시가 지분 20%를 확보하는 형태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했다.

팀프레시는 2018년 출범해 설립 4년 만에 월 매출 200억원을 넘긴 알짜 회사다. 냉장·냉동 시설을 갖춘 대규모 물류센터와 9000여 대의 차량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확고한 시장 지위를 갖추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올 6월에는 KT가 팀프레시의 전략적 투자자로서 팀프레시의 시리즈D에 참여해 553억원 규모로 투자를 시행했다. 이로써 팀프레시는 KT를, 롤랩은 팀프레시를 2대 주주로 맞게 됐다. 팀프레시의 신선식품 배송 및 물류센터 운영 분야 역량과 KT AI 물류 DX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물류센터 운영과 운송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올 4월 출범한 KT클라우드 역시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기업(MSP)인 메가존클라우드와 지분 교환에 준하는 투자를 진행했다. 2018년 분사한 메가존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관련 컨설팅, 구축, 운영 관리, 기술 지원 등 전 영역에서 전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2월 KT는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을 투자해 메가존클라우드 지분 8%를 확보했는데 지난달 메가존클라우드가 KT클라우드에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투자하게 됐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KT에 이어 2대 주주가 된다.


이밖에 KT그룹의 커머스 사업을 이끄는 KT알파 역시 지난달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오아시스알파(가칭)'를 만들어 국내 최초로 라이브커머스 기반 온에어 딜리버리(On-Air Delivery) 사업을 영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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