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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금감원' 충돌, 원더플러스 지배력 강도 '키 포인트' 에셋플러스 용퇴와 함께 잡음…차명투자 자기매매 의혹

양정우 기자공개 2022-08-04 06:55:48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 금융감독원이 차명투자를 통한 자기매매 의혹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강 회장이 경영 일선에 물러난다는 뜻을 밝힌 동시에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자기매매 의혹의 중심부엔 강 회장이 최대주주인 원더플러스가 자리잡고 있다. 강 회장은 원더플러스의 투자에 따른 이익이 법인에 귀속된 만큼 자기매매에 해당하지 않다는 항변을 내놓고 있다. 결국 이 법인에 대한 강 회장의 사실상 지배력이 어느 정도였냐가 차명투자를 통한 자기매매 성립 여부를 결정지을 키로 꼽힌다.

1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은 최대주주로 있는 원더플러스에 본인 자금을 대여해준 뒤 법인 명의로 투자 자산을 불려 차명투자를 통한 자기매매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더플러스는 공유오피스 운영업체로 강 회장이 1대주주, 딸이 2대주주인 회사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자기매매)는 펀드매니저의 이해상충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슈인 만큼 엄격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 제63조 1항 1~4호에 따라 △자기의 명의로 매매할 것 △한 회사의 한 계좌를 통해 매매할 것 등이다. 만일 다른 개인(법인) 명의로 차명투자에 나섰거나 차명이 아닌 두 계좌로 거래할 경우 자기매매 위반에 해당한다.

강 회장의 경우 원더플러스와 단순한 '주주-법인' 관계가 소명되면 자기매매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법문상 자기매매에서 자기 계산은 본인 출연에 의한 것이고 주식 취득에 따른 이익이 본인에게 귀속되는 경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원더플러스라는 차명으로 자기매매에 나선 게 아니라 엄연한 법인격을 가진 또 다른 주체의 투자 행위였을 뿐이다. 그가 본인이 직접 받은 돈이 없으니 법적 하자가 전혀 없다고 강하게 어필하는 이유다.


반면 강 회장의 사실상 강력한 지배력이 인정되면 금융 당국의 스탠스에도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일단 강 회장은 원더플러스의 1대주주일 뿐 아니라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절대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소유 구조는 우선 단순한 주주 관계를 소명하는 데 일반 주주보다 난해한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일 원더플러스가 도관에 불과한 법인이라면 강 회장은 유명무실한 기업을 통해 차명투자에 나선 것으로 평가받을 여지가 있다. 이런 법적 논리를 가장 잘 표현한 게 바로 법인격 부인의 법리다. 채권자가 발행사의 자력이 없을 때 대표이사에게 추심하고자 내세우는 재판 용어다. 이 법리가 그대로 쓰일 가능성은 낮지만 강 회장의 혐의를 주장하는 측과 논거가 겹칠 수 있다.

직무 정보 이용 금지(자본시장법 제54조) 케이스에서 이익 귀속 판단에 대한 검사측의 논리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직무 정보 이용 조항은 자기매매와 동일하게 재산상 이익이 본인에게 귀속돼야 한다는 구성 요건을 갖고 있다.

근래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는 구형 사례에서는 피고인이 지분 50% 이상인 법인에 이익을 귀속시켜도 결국 본인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지배력을 가졌다면 실제 본인의 현금 취득과 무관하게 재산상 이익이 귀속된 것으로 여기는 셈이다. 자기매매에 대한 법리는 아니지만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금융 당국에서는 적어도 이익 귀속 측면에서 활용이 가능한 논거로 꼽힌다.

금융투자 전문 변호사는 "'경영-소유'의 완전한 분리 아래 단지 지분만 보유한 1대주주라면 차명투자를 통한 자기매매로 판단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분 뿐 아니라 사회통념상 압도적 지배력이 인정되는 데 법인 귀속이 본인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 회장은 이달 열리는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현재 맡고 있는 등기이사와 회장직을 모두 내려놓는다. 그의 뒤를 이을 신임 운용총괄책임자(CIO)는 정석훈 전무다. 새로운 등기이사에는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과 강 회장의 아들인 강자인 헤지펀드 팀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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