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VC 출사표]자본금·대주주 요건 강화에 신기사 대기만 40여곳최단 3개월, 최장 1년 이상 소요…CVC는 신기사 선호, GS건설·SM엔터·LF 등 대기

이종혜 기자공개 2022-08-08 08:14:40

[편집자주]

벤처투자가 조정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많은 신생 VC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신기술사업금융업(신기사)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곳만 현재 40여개사에 이를 정도다. 더벨은 새롭게 VC 시장에 진출한 운용사들의 지향점과 투자 전략, 인력 구성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3일 0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기술사업금융업(신기사) VC 등록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등록요건이 강화되면서 등록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늘어나고 있다. 신기사는 창업투자회사(창투사)보다 많은 자본금이 필요하고 금융당국의 인허가도 필수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은 높지만 이후 투자 운신의 폭이 넓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최근 3년간 활황이던 벤처투자가 조정기에 들어갔다.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변수가 시장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엑시트 구원투수로 대기업·중견기업을 원하고 있다. 시기도 적절했다. 규제가 완화되면서 다수의 CVC(기업형벤처캐피탈)가 등판하고 있다. 이들은 탄탄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신기사로 도전장을 냈다.

투자 보폭 넓은 신기사, 자본금 갖춘 CVC 신기사 선호

신기사는 벤처캐피탈(VC)의 또 다른 형태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근거해 설립된다. 감독기관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아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다.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라이선스 등록을 한다.

최우선 등록 요건은 자본금이다. 최소 자본금 규모는 100억원으로 차입으로 조달해선 안 된다. 신기사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신기사조합), 벤처투자조합 등 두 가지 펀드 비히클을 운용할 수 있다.

여전법에 따라 명시적으로 규정된 부분이 적기 때문에 투자 운신의 폭이 넓다. 신기술사업기업, 코넥스기업, 스타트업에 대해 직접 투자, 펀드를 통한 투자 모두 가능하다. 또 지분의 이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창투사는 설립일로부터 7년 이내의 기업에만 투자할 수 있고 해외 투자에 제한이 있는 반면, 신기사는 관련 제한이 없다.


올해에는 12개가 등록됐다. 2020년 1개, 작년에는 14개 신기사가 등록된 데 비해 증가세다. 현재 기준 등록된 신기사 수는 모두 87개다. 신기사의 인기가 높아진 배경에는 사모펀드 규제가 한몫한다. 규제로 자산운용사 설립 매력이 줄어들면서 신기사가 반사이익을 누렸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등록 요건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면서 라이선스 등록 기간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위원회는 작년말부터 여전법이 명시하고 있는 등록여건보다 높은 수준을 창구지도 형식으로 요구해왔다. 자본금만큼이나 대주주 요건을 중시했다. 대주주의 출자능력, 재무 건전성, 사회적 신용, 준법 감시인 지정 등이 신기사 설립에 적합한 지 따져봤다.

또 기업에도 벤처투자 문호가 개방되면서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가 가능해졌다. 일반지주회사는 창투사 또는 신기사를 설립할 수 있다. 자본금과 대주주 요건을 갖춘 대다수의 CVC들은 투자의 자유가 보장된 신기사를 선택하고 있다.

작년에는 중견기업들의 신기사 등록도 이어졌다. 시리우스인베스트먼트(화천그룹), 빌랑스인베스트먼트(대저건설), 펜타스톤인베스트먼트(와이팜), 씨앤씨아이파트너스(코아시아), MW컴퍼니(한국앤컴퍼니)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12곳(7월말 기준)만이 신기사 등록 문턱을 넘었다. 첫 테이프는 동원그룹이 끊었다. 일반지주회사로서는 처음으로 CVC 설립을 완료했다.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자본금을 전액 출자해 신기사 '동원기술투자'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후 LK기술투자(LK), 유앤에스파트너스(브레인자산운용), GS벤처스(GS), DSN인베스트먼트(DS네트웍스), F&F파트너스(F&F), 프롤로그벤처스(현대코퍼레이션), 피오인베스트먼트(에이치피오) 등이 등록됐다. 이들은 등록까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됐다.

라이선스 확보까지 1년, 현대건설·SM엔터·제주맥주 등 40여곳 대기

금융감독원에 신기사 라이선스 신청서를 제출하고 대기 중인 곳은 40여곳 정도로 알려졌다. 등록 신청이 많아지면서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기존에는 등록신청 후 완료까지 6~8개월만 소요된 데 비해 기간이 늘어난 셈이다.

현재 신기사 출정을 앞둔 곳은 △SM컬처파트너스 △카스피안캐피탈 △모비릭스파트너스 △효성벤처스 △LF인베스트먼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등이다. 대주주로부터 자본금 확충과 전문 투자 인력 확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등록이 늦어지면서 법인 형태에 불과한 VC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점이다. 금융당국의 신기사 등록을 허가받기 전, 소위 대기기간에는 어떠한 투자 활동도 할 수 없다.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는 간접투자는 물론 본계정으로 직접투자도 불가능하다. 두 손이 묶인 채 대기 중인 곳이 대다수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투자인력을 충원하고 있지만 등록 소요기간이 천차만별이다"라며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곳들이 대다수라 창투사로 전환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