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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팹리스, 미래를 묻다]스카이칩스 "멀리 있어도 AI가 알아서"…무선충전 시대 연다①웨어러블→모바일→전기차까지 적용처 확대, 스마트홈·팩토리 구현

김혜란 기자공개 2022-08-12 10:51:30

[편집자주]

2000년대 초반, 한국 자본시장에 팹리스 투자 붐이 일었다. 200여 곳의 유망주들이 스타팹리스를 꿈꿨다. 그러나 해외 진출에 실패하며 줄줄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팹리스 불모지'로 남았다. 20년이 흐른 지금, 다시 팹리스에 돈이 몰리고 있다. 과거엔 승부처가 모바일 칩에 몰려 있었다면 지금은 서버 등에 들어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다. '제2의 엔비디아', '제2의 퀄컴'을 꿈꾸며 도전에 나선 국내 팹리스들을 차례로 만나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1일 08:1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메타버스(Metaverse) 등 4차산업 기술이 인류에게 제공할 새로운 경험은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신기술이 상용화돼 뒷받침해줘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스마트폰부터 전기자동차까지, 사람이 이용하는 모든 디바이스(기기)가 자동으로 충전되는 시스템 역시 미래 IoT 사회에서 그려볼 수 있는 핵심 인프라다.

콘센트를 꼽거나 무선충전 패드에 접촉하지 않아도 알아서 충전되는 증강현실(AR) 안경, 휴게소나 주차장에 머무는 동안 급속 충전되는 전기자동차. 이처럼 소비자의 편리성을 극대화하는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토종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가 있다.

바로 스카이칩스다. IoT 기술 기반의 '스마트 홈(Smart home)'과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무선 충전 인프라가 꼭 필요하다. 스카이칩스 이강윤 대표(사진)는 "예를 들어 스마트팩토리는 무인 공장 개념인데 (로봇 등의) 배터리를 사람이 일일이 교환해줘야 한다면 무인화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은 인간의 편리성을 극대화하고 진정한 자동화를 구현해주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IoT 시대가 열리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송, 저장하는 센서 수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게 되는데 수많은 센서 배터리를 사람이 일일이 교체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미래에는 인간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전원이 공급되는 시스템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카이칩스는 2019년 성균관대학교 연구실 기반으로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스카이칩스 이강윤 대표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내 사무실에서 만났다.

◇원거리 무선충전 기술이란

스카이칩스는 AI를 활용한 근거리·원거리 무선충전기술을 개발하는 팹리스다. 이 대표는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연구하는 팹리스는 해외에도 있으나 여기에 뉴로모픽(Neuromorphic) 기술을 결합한 건 스카이칩스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스카이칩스는 전력용 반도체와 뉴로모픽을 결합한 기술로 원천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뉴로모픽은 이미지와 영상, 소리, 냄새 같은 아날로그 신호와 데이터를 사람의 뇌처럼 인지하고 기억한 뒤 메커니즘을 단순화시켜 매우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현재도 접촉만으로 충전 가능한 무선충전 기능이 상용화돼 있다. 그러나 스카이칩스가 만들려는 건 아예 접촉 없이 AI가 스스로 파악해 멀리 있는 전자제품에 무선주파수(RF, 빔)를 쏘는 방식으로 전력을 전송해주는 시스템이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우리 주변에는 RF 신호가 끊임없이 흐른다. 스마트폰 통화가 가능한 것도 기지국과 계속 RF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무선전력 전송 시스템의 구조는 이렇다. 우선 송신기는 충전이 필요한 수신기(사물)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한다. 위치를 스스로 찾는 데 필요한 게 뉴로모픽 기술이다. 사람을 피하기 위해 빔의 폭을 조절해 전자파 유해성 문제도 차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송신기엔 뉴로모픽을 구현하는 AI 반도체가 탑재돼야 한다.

전력의 특징은 RF를 통해 에너지를 보내면 신호가 중간에 감쇠(줄어 없어짐)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 번에 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은 법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약한 여러 개의 빔을 쏜 뒤 모아야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송신기에서 나오는 여러 RF 신호를 모으는 기술을 빔포밍(beam forming)이라고 한다.

또 RF는 교류(AC)인데, 배터리를 충전시킬 때는 직류(DC)로 변환해야 한다. 수신기가 RF 신호를 받을 때 외부 RF를 DC로 변환하는 RF to DC 컨버터라는 핵심 부품이 필요하다.

스카이칩스는 이 모든 기술을 집약해 하나의 칩 형태인 시스템온칩(SOC)으로 만든다.

◇전자파 숙제 푸는 게 핵심

스카이칩스는 수신기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파워IC), AI 반도체 등 칩과 수신기에 페어링되는 송신기를 함께 공급한다. 예를 들어 웨어러블 기기에는 면적은 작되 저전력·고효율에 생산단가는 낮은 뉴로모픽 반도체와 컨버터가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서 스카이칩스의 뉴로모픽 기술은 기존에 AI 반도체로 알려진 신경망처리장치(NPU)보다 훨씬 단순화되고, 필요한 연산 기능만 수행해 저전력을 구현한다.

무선충전기술의 핵심은 저전력을 구현할 수 있느냐와 사람을 피해 빔 제어를 잘 할 수 있느냐다. RF 신호가 너무 크면 인체에 유해한 데다 한번 배터리가 장착되면 수년을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이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 등은 인체에 무해할 정도의 매우 약한 전자파를 보내는 게 핵심이다. 다만 스마트팩토리의 경우 무인 환경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전자파 문제에서 비교적 부담이 적다.

이 대표는 "파워가 약해서 사람에 닿아도 무해한 저전력 분야부터 먼저 시작하고 '하이파워' 분야도 계속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스카이칩스는 원거리 무선충전기술을 구현할 송신기와 수신기 시제품을 하반기 생산해 내년 양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가전 업체와의 협력이 먼저 이뤄질 전망이다.

◇디바이스→전기자동차→의료·방위까지…활용영역 무궁무진

스카이칩스의 기술 로드맵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넘어 전기자동차와 의료 분야까지 아우른다. 우선 타깃은 리모컨이나 장난감 등 저전력으로도 충전이 가능한 기기고 점차 모바일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자가격표시기(ESL) 시장도 유망하다. 대형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ESL은 제품 가격을 포함해 각종 정보를 전자종이나 액정표시장치에 보여주는 장치인데, 자동 무선충전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분야다. 중장기적으로 모바일 시장으로의 진입을 노리고 있다. 모바일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세트업체 제품의 칩으로 탑재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먼저 리모컨, ESL 등에서 하나씩 기술이 검증되면 스마트폰, 전기차 등으로 모델을 확장해나가는 게 스카이칩스의 숙제"라며 "사용자의 편리성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면 시장이 형성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가 주유소나 휴게소, 주차장 등에 정차했을 때 급속 충전되는 무선충전이 가능해진다면 어떨까. 스카이칩스는 3~4년 후 전기차 무선충전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연구 중이다. 이 대표는 드론이나 임플란터블(체내이식형) 디바이스 등으로도 적용처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폭넓게 개발 중이다.

그리고 기술 표준화가 이뤄지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모든 전자기기가 자동으로 충전돼 사람이 배터리를 충전할 필요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볼 수 있다.

이 밖에 스카이칩스는 저전력으로 데이터(사물의 정보)를 전송하는 통신용 반도체도 제품군으로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와인이 이동 중 온도가 변했는지를 자동으로 파악해준다.

스카이칩스는 전략적 투자자(SI) 어보브반도체로부터 투자받았고, 시리즈A를 통해 약 100억원의 재무적 투자자(FI) 자금을 모았다. 내년 시리즈B에도 나선다. 2024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카이칩스 직원들이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스카이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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