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SK케미칼, SK바사 지분 활용할까②SK바사 지분율 68.2%…매각·배당 등 활용여지 적지 않아
김위수 기자공개 2022-08-18 07:40:37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6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케미칼이 보유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은 68.2%이다. 12일 종가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시가총액(9조9435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SK케미칼의 지분가치는 6조8000억원에 달한다.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자회사로 유지하려면 50%를 초과하는 지분을 유지하면 된다. 지분율이 20~50% 사이여도 실질적이 지배력이 있다면 자회사로 보기도 한다. SK케미칼로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활용할 여지가 큰 셈이다.
◇신사업 투자금, SK바사 주식으로 충당하나
가장 유력한 활용법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해 신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일이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기업가치는 오르기 마련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를 통한 성장성 확보를 주주환원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SK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 중심의 화학소재 사업을 그린소재로, 합성의약품 중심 제약사업을 바이오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SK케미칼의 자금여력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1분기 말 별도 기준 SK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의 합은 1895억원이다. 올해 1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이 233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SK케미칼이 보유한 현금과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으로 1년 평균 5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충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SK케미칼이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사진)은 지난 3월 투자계획을 밝히며 "기존 보유 자산과 견조한 사업 이익을 기반으로 2조원 이상의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 사장이 언급한 기존 보유 자산에는 자회사 지분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죄' 짊어진 SK케미칼, 직접 환원 요구에 커지는 고민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활용한 보다 직접적인 환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SK케미칼을 상대로 행동주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안다자산운용은 지난해 배당 확대 등을 주장한데 이어 회사가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0%를 주주들에게 현물배당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도 지난해 말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을 50.1%만 남기고 매각, 수익금으로 특별배당 혹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해야 한다며 서한을 보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에 대한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SK케미칼 주가 하락의 배경에 SK바이오사이언스 물적분할 수 기업공개(IPO)가 있었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이 구주매출, 지분가치 상승으로 이득을 본 반면 주주들은 주가하락으로 피해를 봤다는 배경이 주주들의 목소리에 명분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율 과반 이상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고 가정하면 활용 가능한 지분은 최대 18.1%다. 지분 가치는 1조8197억원이다. 향후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고려하면 필요한 투자재원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안다자산운용이 주장한대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10%를 현물배당한다고 해도 8253억원 가치인 지분 8.1%가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남는다. 투자금을 모두 커버하기는 힘들지만 보유 현금 및 향후 발생할 현금, 유휴자산 정리와 외부차입 등을 활용하면 재원 마련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SK케미칼 입장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을 최대한 높게 유지하고 싶어할 공산이 크다.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배당을 실시한다면 지분이 높을수록 많은 배당금을 가져올 수 있다. 또 미래에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사용할 수 있는 지분을 한번에 처리하고 싶어하지 않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투자자들의 요청사항을 듣고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고려아연, 강남 영풍빌딩 떠난다…행선지는 종로구
- 태광·트러스톤, 대타협…주주제안 모두 수용
- 송영록 메트라이프 대표 "본사 차원 MS AI 활용 논의"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SBI저축 사내이사진, 홀딩스 영향력 '주목'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라이나생명, 보장성 집중해 쌓은 킥스 300% '철옹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MG손보, 대체투자·실적 악화로 킥스비율 하락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미래에셋생명, 이유 있는 자신감…순익·지급여력 껑충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SBI저축, 이사회 의장직 이어온 '홀딩스 이사진'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부채감소 효과 톡톡…건전성 높아졌다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하나금융, 당국 당부사항 '집합적 정합성' 보완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K그룹 리밸런싱 스토리]SK의 '배터리 드림'은 이뤄질까
- SK온 IPO, 늦어지면 2028년…'타이밍'이 관건
- 주가 부진한 SK이노, '파이낸셜 스토리' 재점검
- [SK그룹 리밸런싱 스토리]다른 그룹들과 달랐던 '투자 본능'
- LG엔솔, 속도전 아닌 '신중론'‥CAPEX 증가세 꺾일까
- LG화학, 보릿고개에도 미래 투자…조달은 '고민'
- [계열분리 이슈 재점검]'세 그룹' 뭉친 OCI, 분할 쉽지 않은 이유
- [2024 더벨 경영전략 포럼]"중국 소재 생산시설 제재 가능성, 리쇼어링 전략 검토할 때"
- [CEO 성과 보수]롯데케미칼, 시황이 가른 경영진 상여
- [계열분리 이슈 재점검]오너가 경영인만 10명 넘는 LS그룹, 관건은 '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