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8월 16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재진 오리엔트정공 회장(사진)은 2011년 자동차 부품업체 '넥스텍'을 인수했다. 그리고 사명을 오리엔트정공으로 바꿨다.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오리엔트정공의 상황은 개선되지 못했다. 오히려 인수 10년차였던 지난해의 경우 자본잠식 리스크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장 회장은 현금 곳간을 비워 재무 상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금영테크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통상 기업이 투자를 줄여 현금 곳간을 채우고자 하는 것과 반대되는 결정을 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올해 상반기 오리엔트정공의 재무구조가 지난해 말 대비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장 회장이 주가 하락을 감수하고 추진한 '무상증자 후 유상증자' 덕분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오리엔트정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2%를 기록했다. 지난해말 176%에서 약 50%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0억원에서 7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앞서 오리엔트정공은 지난 5월 말 친환경 알루미늄 자동차부품업체인 금영테크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78억원으로, 오리엔트정공은 5월31일 잔금지급을 완료했다. M&A에 수십억원의 자금을 지출했는데도 외려 현금성자산 규모는 증가하고 부채비율은 하락한 셈이다.

오리엔트정공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본총계 397억원, 자본금 586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누적돼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어지는 자본잠식이 일부 진행되고 있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금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오리엔트정공은 지난해 11월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식 5주를 같은 금액의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오리엔트정공 자본금은 586억728만원에서 117억2145만원으로 감소했다. 자본금 469억원을 감소시킴으로써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발행 주식 수도 1억1721만4562주에서 2344만2912주로 변경됐다.

장 회장이 오리엔트정공을 인수한 2011년 이후 무상감자는 처음 단행됐다. 오리엔트정공은 결손금 누적에 따른 자본잠식을 무상감자로 해소한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5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올해 초 실시했다. 장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는 100% 청약에 참여했다.


장 회장은 오리엔트정공 인수 이후 수차례 주주배정 증자와 3자배정 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했다. 최근의 유증을 눈길을 끄는 것은 확보한 자금이 M&A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오리엔트정공은 무상감자 이후 유상증자 계획을 세우고 있을 당시 금영테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금영테크는 2021년말 가결산 기준 누적 이익잉여금 90억원, 연평균 매출액 150억원 규모의 회사이다.

친환경 알루미늄 소재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인 금영테크 인수를 통해 친환경차 신소재사업을 가속화 한다는 것이 장 회장의 복안이었다. 금영테크는 정밀 내압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에 대한 주조 및 정밀가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여러 가지 고방열·고강도 알루미늄소재 국책사업의 경우 금영테크의 주조설비를 활용해 직접 생산이 가능해지는 만큼 친환경차 신소재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밖에도 금영테크 인수를 통해 글로벌소싱 등 글로벌경영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금영테크는 미국의 메이저 자동차 부품사인 보그워너(borgwarner)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한편 상반기 오리엔트정공 실적은 호조세를 보였다. 반기 매출액(연결기준)이 6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매출 10.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적자(-3억5000만원)에서 59억5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9% 증가한 4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약 82.4% 증가한 14억8000만원, 순이익은 103.8% 증가한 13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