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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프로파일]'모든 고객, 오래 그리고 깊게' 송창하 NH증권 본부장대한민국 최초 신디케이션 조직 수장...대체자산·발행어음으로 보폭 확대

이지혜 기자공개 2022-09-13 13:30:41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4:11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든 고객을 가장 오래, 깊게 안다”.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Syndication) 본부의 목표이자 강점이다. 신디케이션본부가 모르는 투자자도, 신디케이션본부를 모르는 투자자도 없다. 올해로 12년차를 맞은 이 조직은 증권업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는 NH투자증권을 리그테이블 정상으로 이끈 동력이기도 하다. 신디케이션본부는 채권, 주식, 부동산 등 IB사업부에서 인수한 모든 금융상품을 고객에게 성공적으로 셀다운하면서 실력을 입증했다.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 인수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고객에게 투자전략을 제공했다.

송창하 IB사업부 신디케이션부문 대표는 이런 성공신화의 주역이다. 2011년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초대 신디케이션 조직 수장으로 발탁돼 조직을 이끌어왔다. 투자자 신뢰를 한 몸에 받으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네트워크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IB 딜 대부분이 NH투자증권으로 몰린다는 점에서 사실상 국내 모든 딜이 그의 손을 거쳐간 것이나 다름없다.


◇성장 스토리: 대한민국 신디케이션 열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송 대표에게 증권업 입문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두둑한 연봉에 모험심을 자극하는 증권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1998년 LG투자증권에 입사한 배경이다.

처음 맡았던 업무는 채권 중개였다. LG투자증권이 인수한 회사채를 투자자에게 세일즈했다. 증권업에 발을 들이면서부터 신디케이션 역할을 맡은 셈이다.

송 대표가 신디케이션 조직을 이끌며 전면에 나선 것은 2011년 우리투자증권 시절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당시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를 이끌면서, 투자자와 네트워크를 다져야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송 대표를 첫 수장으로 발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송 대표는 이미 기관투자자와 탄탄한 네트워크로 정평이 나 있었다. 채권 등을 얼마에 인수해 얼마에 팔지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기본, 막강한 영업력으로 송 대표를 모르는 투자자도 송 대표가 모르는 투자자도 없었다.

그는 “워낙 시장에 오래 몸담고 있었기에 투자자 동향을 잘 알고 있었다”며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기업, 기관투자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시장과 기업의 가교 역할에 끌렸다”고 말했다.

당시 신디케이션본부를 꾸리면서 특히 공을 들인 지점은 시스템 구축이다. 관계나 직감이 아닌 시스템에 기반해 프라이싱해야 투자자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채권평가사의 개별민평 시스템이 정착돼 당시 프로그램이 없어졌지만 프라이싱 시스템이 자본시장에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는 변함이 없다.

이런 체계성을 살려 신디케이션본부는 지금도 딜에 깊숙히 관여한다. 경쟁사는 신디케이션 조직이 중개와 세일즈에만 방점을 둔다면, NH투자증권은 신디케이션본부가 딜을 소싱하는 단계에서부터 프라이싱, 클로징할 때까지 참여한다. 한 마디로 딜의 시작과 끝을 지휘하는 셈이다.

송 대표는 “산업의 개선, 시장의 자금흐름을 가장 먼저 느끼고 파악하는 게 신디케이션의 역할”이라며 “자금의 변화를 투자자에게 발빠르게 알리고 적절한 상품과 시점을 제안해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신디케이션본부의 역할은 더 확대됐다. 종전까지 일반기업 회사채와 여신전문금융사채권(여전채)의 영역에 한정됐다면 이제는 IPO, 대체자산 등까지 신디케이션본부가 다루고 있다. 1부는 주식과 DCM 인수 채권 등을, 2부는 부동산과 대체자산 등까지 셀다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대체자산 분야에서 신디케이션본부는 빛을 발한다. 대체자자산은 인수 검토부터 실사까지 여러 달이 걸리고 셀다운하는 데에도 그만큼 시간이 든다. RM 한 사람이 모든 과정을 맡으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RM이 딜을 소싱하고 신디케이션은 셀다운에 집중해서 딜의 회전률과 성공률을 높인다.


◇업무 철학 및 스타일: "모든 고객을 길게, 깊게 안다"

“모든 고객을 제일 오래 만났고 제일 깊게 안다. 그래야만 업계 최고가 될 수 있다. 최고라는 자부심은 일을 하는 원동력이자 목표다."

점심, 저녁 일정은 늘 고객사 실무진과 만남으로 빽빽하게 차 있다. 가장 빨리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가장 먼저 자금 흐름 변화를 느끼기 위해 촉을 곤두세운다. 최고가 되기 위해, 최고라는 자부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만의 리더십이기도 하다. "'매일매일 시장에 대한 통찰을 업데이트해야 선후배가 서로를 자극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최고가 되는 비결로 신뢰를 꼽았다. “대체자산 등은 장외에서 거래가 이뤄지기에 무엇보다 믿음이 중요하다”며 “상품을 셀다운하고 나서도 문제가 생기면 고객에게 달려가 함께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는 NH투자증권이 강조하는 ‘과정가치’와 맞닿아 있다. 과정가치는 고객 만족을 위한 활동을 성과보다 인정해주는 평가시스템을 말한다. 고객이 먼저 NH투자증권을 찾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절박함이 담긴 제도다.

과정가치에 기반한 고객 네트워크야 말로 하우스 역량을 끌어올린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제일 의지하는, 먼저 찾는 '퍼스트IB'가 되는 게 과정가치의 목표"라며 "과정가치를 실천해야 진정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그런 고객이 많아져야 직원과 하우스의 역량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한온시스템 딜, '올 커버리지' 입증

한온시스템은 NH투자증권의 대표적 고객으로 통한다. 2016년 공모채 시장에 데뷔할 때부터 NH투자증권만을 인수단도 없이 단독 대표주관사로 선정해왔다. 보기 드문 사례라는 평가다.

대개 조달 규모가 클수록 증권사를 다수 기용해 투자자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전략을 쓰는데 한온시스템은 달랐다. 실패는 없었다. 단 한 번의 예외없이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의 '올 커버리지' 능력이 발휘된 덕분이다. 송 대표는 "지배구조나 업종 이슈 등 투자자의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며 단 한 번의 미매각도 내지 않았다"며 "증권사 여러 곳을 기용할 필요없이 NH투자증권한테만 맡겨도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발행사의 믿음이 작용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기관투자자의 실제 투자의사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덕분에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실수요까지 파악해 공모 물량과 가격을 정확하게 판단, 투자자를 매칭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트랙레코드2: "우리가 못 팔면 못 판다" 데이콤·맥쿼리인프라 회사채 딜

LG투자증권에 있던 때였다. LG데이콤(현 LG유플러스)이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일부 증권사가 투자수요를 확보했다며 기업에게 발행을 유도했다. 당시 대리였던 송 대표는 말했다.

"우리가 못 팔면 못 판다". 모든 투자자를 모두 커버하고 있기에 '내가 못 팔면 못 판다'는 것이다. 송 대표가 국내외의 난이도 높은, 굵직한 딜을 휩쓴 배경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신디케이션부를 처음 이끌면서 맡았던 맥쿼리인프라 회사채 발행 딜이 대표적 사례다. 일종의 펀드 회사가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투자자의 우려를 감안해 맥쿼리인프라의 최소보장수입(MRG) 조항과 배당정책을 적극 알리면서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 결과 보험사와 연기금 네트워크를 활용,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금도 트랙레코드는 이어진다. 일반기업의 신종자본증권이 투자자에게 낯설던 2013년부터 NH투자증권은 포스코, 현대중공업, SKE&S, 현대오일뱅크, 이마트, SK텔레콤, CJ대한통운 등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대표주관을 맡아 성공적으로 자금조달 임무를 완수했다.

◇향후 목표: 조직 크고 기능 늘어도 고객 신뢰 '굳건'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는 커진 규모만큼 역할도 확대됐다. 주식과 DCM 외에도 부동산과 대체자산 등까지 셀다운하고 있다. 다루는 상품도, 다뤄야할 자금도 크게 늘어났지만 미숙함은 없다.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부동산을 전공하며 여전히 현역으로 뛰는 덕분이다.

2020년 여의도 파크원타워2 매입과 2조85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셀다운했다. 지난해에는 4억8000만 달러 규모의 ADNOC Gas pipeline, 1조원 규모의 네덜란드 Zalando 물류와 호주 Vocus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셀다운을 끝냈다.

이제 신디케이션본부는 여기에서 한층 보폭을 넓혔다. 자본투자형 모델로 발행어음 북을 운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팀을 꾸려 발행어음과 퇴직북을 운용하고 있다. 기존에 브로커리지를 통한 간접참여 형태의 에이전시 모델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송 대표는 "자본시장에서 만들어진 금융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가장 잘 파는 조직이 되는 게 목표"라며 "기능이 많아지고 조직이 커져도 고객과 오랜 신뢰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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