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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테크노스, EB '18% 할증' 자신감 근거는 건설 경기 호전·NRC 성장 본격화 기대감, 딜 주관사에 '발행 조건' 선제시

정유현 기자공개 2022-09-20 08:00:17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14:15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데크플레이트 생산업체 '제일테크노스'가 교환사채(EB) 발행 과정에서 비교적 높은 할증률(프리미엄)을 내세운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올해 수주 증가와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예고된 가운데, 신규사업인 NRC(모듈식 신건축공법)의 성장 가능성이 할증의 주요인이란 분석이다.

제일테크노스가 이달 16일 발행한 68억4000만원 규모의 EB의 교환가액은 1만원이다. 교환대상은 제일테크노스의 자사주로 최근 주가 대비 약 18%의 할증을 적용했다. 교환청구는 발행 한달 뒤인 다음달 16일부터 개시된다.

채권으로써 이번 EB의 투자 매력은 높지 않은 편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로 책정되는 등 투자 조건은 발행사에 유리한 상태다. 교환대상인 제일테크노스의 주가 추이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나는 구조다. 할증률 등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들은 제일테크노스의 주가가 지금보다 20% 이상 오를 거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EB 발행은 대규모 자금 조달은 아니지만 자사주를 활용한 효율적인 재무전략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일테크노스는 상장 이전부터 자사주를 매입해 투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적절하게 유동화시켜왔다. 이번에도 보유한 자사주를 활용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유통주식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이번딜이 주목받는 것은 발행 목적이 '차입금 상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메자닌 투자자들은 투자에 참여할 때 자금 조달 목적을 중요시 여긴다. 신사업이나 시설 투자 등 미래 사업을 위한 준비에 나서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재무 지표 개선이 목적인 투자는 선호하지 않는다.

제일테크노스의 경우 자금이 필요해 먼저 시장에 문을 두드린 케이스가 아니다. 그동안 자사주 재테크를 꾸준히 진행해온 제일테크노스를 눈여겨본 '딜 주관사'가 먼저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을 제안한 것이다. 최근 시장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상태지만 건전성과 사업 성장성 등이 뒷받침되는 기업의 메자닌 발행이 많지 않은 상태다.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주관사들이 소위 '괜찮은' 기업을 찾아 메자닌 발행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원자재 확보 등으로 차입금이 늘어난 탓에 부채 부담이 가중됐던 제일테크노스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았던 제안이었다. 현금 확보가 시급했던 상황이었다면 할인가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할 수도 있다. 580억원대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는 등 곳간도 넉넉해 딜을 안 해도 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18% 할증'을 제시했고 투자자들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할증가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올해 사상 최대 매출 달성이 예고된 상태기 때문이다. 제일테크노스는 데크 플레이트 중심의 건축용 자재와 NRC(모듈식 신건축 공법) 사업, 조선용 강재 임가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가덕도 신공항 등 건설경기가 활성화 되고 있다. 최근 건물의 고층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데크 플레이트 수주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신규 사업인 NRC의 성장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NRC공법은 건축현장에서 철근콘크리트 기둥, 보 부재의 거푸집 및 철근을 설치하는 기존 공법을 대신해 전문공장에서 선 조립해 현장에서 설치하는 모듈식 공법이다. 기존 공법 대비 공기 단축, 원가절감, 현장 인력 최소화, 각종 위험요소 제거 등으로 안전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성장 자신감을 바탕으로 할증가를 제시했지만 콜옵션을 걸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엑시트를 용이하게 한 것이다. 나주영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을 포함하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43.97%에 달하는 만큼 지배력 보완에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됐지만 주가가 예상대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결국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윈윈하는 구조의 딜인 셈이다.

제일테크노스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먼저 자사주 매각 여부를 물어왔고 고민 끝에 회사에 유리한 조건(할증 발행 등)에 진행해달라고 요청해 딜이 진행된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실적 등에 근거해 회사의 가치를 더 높이 봤기 때문에 할증가에 교환사채를 인수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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