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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환경경영전략]E경영도 '초격차'…SEPI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⑥RE100과 별도의 관리지표 개발해 환경 관리 고도화 포석

김혜란 기자공개 2022-09-27 14:08:49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업계 최초로 자체 친환경 평가 지표 SEPI(Semiconductor 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를 개발했다.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에 맞는 평가 기준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제시하기 위해서다.

SEPI의 개발 취지대로 SEPI가 반도체 업계의 환경평가 기준점이 되려면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이 평가지표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꼭 그렇지 않더라도 삼성전자가 내부 평가 지표로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그만큼 체계적으로 환경 이슈를 관리하고 있단 의지와 역량을 외부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반도체만의 '초격차' 환경(E) 경영 전략을 드러낼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삼성 반도체가 SEPI 자체 개발한 이유…의미는?

국내·외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평정기관은 각각 다른 평가 지수와 등급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한다. 또 이들 평정기관이 산업별로 각각 맞춤형 환경 평가 체계를 개발해 도입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 평가 지표를 새롭게 개발한 이유다. 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을 달성해나가는 과정에서 제시하는 지표들과는 다른, 별도의 관리지표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SEPI 개발 목적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구체적인 환경경영 가이드라인이 부재해 많은 반도체 기업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삼성 반도체는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환경경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환경경영을 확산하고자 자체적으로 SEPI를 개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대하는 건 SEPI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참고하는 지표로 확산되는 것이다. 우선 국내에서 반도체 기업의 양대 축인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소개돼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반도체 기업들이 SEPI 개발 취지에 대해 공감하고 필요성을 인지하더라도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가 직접 개발한 것이기에 객관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거나 SEPI라는 단일 지표를 공유할 경우 반도체 기업들 간 비교가 이뤄진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 탓이다.

하지만 확산이 안 되더라도 SEPI의 활용가치는 있다. 삼성전자가 SEPI를 지속적으로 공개하면서 이를 통해 내부 환경 관리를 계속해나겠단 의지를 꾸준히 드러낼 수 있다. 다른 반도체 기업과 달리 고도화된 관리 지표를 내재화해 차별화되고 체계적인 환경 관리가 이뤄지고 있음을 어필할 수 있다.

영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목표도 향후 SEPI가 고객사 친환경 부품 선택 기준이자 투자자의 기업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 ESG 컨설팅 전문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 한정해 환경경영 평가 방법으로 SEPI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산업별로 맞춤형 평가 방식이 나오는 것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SEPI 평가지표 중 기본 지표. %는 가중치(출처:삼성전자 홈페이지)

◇SEPI는 어떻게 작동하나

SEPI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삼정KPMG의 반도체, ESG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홈페이지에 평가기준을 공개하고 있는데, 반도체 생산 전과 생산 중, 사용까지 전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관련 이슈를 평가한다.

또 협력사의 환경경영 현황과 삼성전자의 지원 정도 등도 모두 평가 대상에 포함시켰다. 평가는 공시 자료와 전문 기관의 정보를 활용해 이뤄지며 지표별로 설정된 가중치에 따라 점수를 낸다.

평가 지표의 범주는 반도체 친환경 기여(40%), 협력회사 환경 관리(20%), 사업장 환경 성과(40%), 사용자 환경 편익(5%) 네 가지다. 네 가지 범주는 또 한 번 6대 항목과 32개 지표로 세부적으로 나뉜다.

이 중 점수를 매길 때 가장 가중치가 높은 부문은 클린테크 기여(특허, 시설투자 금액 및 비중, 선단공정 수준 등)와 사업장 환경 성과(온실가스 배출총량, 신재생에너지 사용량과 비중, 용수사용량, 재이용률 등)다. 여기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업의 환경경영을 평가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의 경우 저전력 반도체 등 '클린테크' 기술로 만든 부품이 세트(완성품)에 탑재돼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는 바가 큰데, 기존 평정기관의 평가지표에선 이런 특성이 반영되기 어렵다. SEPI에 관련 평가 지표를 넣은 것도 반도체 생산 과정에선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클린테크로 전체 탄소 배출 감소에 기여하는 데 대해 고객사와 투자자들이 따져봐달라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 DS는 어마어마한 협력사를 거느린 만큼 협력사와 공급망의 환경 이슈에 대해서도 관리하고 지원하는 데도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SEPI에 '협력회사 환경 관리' 지표를 포함시켜 이 부분에 대한 평가·관리 체계도 내재화했다.

다만 SEPI를 이제 막 개발한 단계라 외부에 결과물로 내놓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SEPI 검토위원회를 통해 SEPI를 실제 사용이 가능하고 다른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검토위원회에는 김정남 삼정KPMG ESG & Strategy 상무,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전형석 UL Korea 지속가능사업부 팀장, 유승직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전공 교수, 안병옥 호서대 융합과학기술학과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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