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인사 코드]현대重그룹 내부 겸직 활발한 CFO 2인방②송명준 '지주사·계열사 임원' 활약, 강영 '동반성장실장·원가부문장'도 수행
박동우 기자공개 2022-09-22 07:46:16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9일 16:35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내 위상을 감안하는 바로미터는 무엇일까. '겸직 여부'다. 여러 직책을 맡을수록 재무 총괄 임원의 업무 수준과 의사 결정의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이다.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내부 겸직이 활발한 CFO '2인방'이 존재한다. 송명준 HD현대 부사장과 강영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주인공이다.
송명준 부사장은 지주사와 계열사를 포함해 모두 3곳의 임원으로 활약 중이다. 강영 부사장은 재경본부장을 포함해 동반성장실장, 원가부문장 등 현대중공업 내에서만 3개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송명준 부사장은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의 경영지원실장을 동시에 맡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권오갑 그룹 회장과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한국조선해양 대표로부터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은 게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송 부사장은 2010년 현대오일뱅크 기획조정실 산하 경영기획부문으로 이동한 뒤 현대오일뱅크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관여했다.
2014년에는 현대중공업 경영 개선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사업 재편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을 설계하는 데 기여했다. 2018년부터는 정기선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정 대표가 현대중공업지주(지금의 HD현대) 경영지원실장을 맡았을 당시 송 부사장은 경영지원실 산하 재무지원부문장이었다.
강영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사내 직책 겸임이 두드러지는 CFO다. 강 부사장은 재경본부장 외에도 동반성장실장, 조선해양·특수선·엔진기계 원가 부문장을 함께 수행 중이다.
강 부사장이 동반성장실장을 맡은 시점은 올해 1월이다. 기존 동반성장실장을 맡던 노진율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의 사장 승진과 맞물렸다. 노 사장이 안전기획실장으로 부임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강 부사장이 물려받았다.
동반성장실은 조선사업부 산하에 존재하던 협력사 지원 부서 3개를 통합하면서 2020년 3월에 출범했다. 벤더를 겨냥해 기술 수준 고도화, 품질 혁신 등을 도와 현대중공업과 상생 발전을 이루는 데 궁극적 목표를 설정했다.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만큼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이상균 사장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는 위치에 놓였다.
강 부사장은 동반성장실장을 겸직하기 전에 납품 업체와 발생한 기술 침해 분쟁을 원만하게 마무리한 경험을 갖췄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행정조사를 계기로 삼영기계 측과 대화를 진행했다. 당시 강 부사장은 대외 브리핑을 통해 "양사간 기술 분쟁이 법적 소송이 아닌 합의로 해결된 만큼 미래 상생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선해양·특수선·엔진기계 원가 부문장은 비용 통제에 힘을 쏟겠다는 회사 방침과 연계된 직책다. 자금 관리와 회계에 능통한 재무본부장이 겸임하면 수익성 강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속도가 날 수 있겠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했다.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잇달아 경영 지표가 악화됐음을 강조하는 상황과도 밀접하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들어 영업 적자 요인으로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충당금 설정과 임금 체계 개편 영향, 강재 가격 상승과 작업 중지 여파 등을 거론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송 부사장과 강 부사장은 그룹 내부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재무 및 원가회계 전문가"라며 "전체적인 사업 이해도와 능력을 인정 받았기 때문에 다수 직책에 선임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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