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oC 넥스트 스텝]삼성, 애플도 고전한 5G 통신모뎀 톱3 안착⑦이정원 상무 "6G선점 위한 인력확충"…퀄컴·미디어텍 제치고 안드로이드 1위 목표
손현지 기자공개 2022-09-28 11:07:02
[편집자주]
올들어 삼성전자의 시스템온칩(SoC) 브랜드인 '엑시노스'는 화제의 중심에 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발열 가능성, 점유율 하락 등이 맞물리며 일각에선 사업중단설까지 제기됐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내부적으로는 SoC 경쟁력 강화 의지와 기대감이 상당하다. 삼성 시스템LSI부 엑시노스 개발 주역 7인이 밝힌 넥스트 비전을 주목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6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의 본질적 기능은 통화다. 지금이야 카메라, 결제, 엔터테인먼트 등 기능이 다양해졌지만, 따지고 보면 언제 어디서든 매끄러운 전화연결을 구현해낼 수 있는가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스마트폰 통신 네트워크 연결을 담당하는 반도체 부품이 바로 '모뎀(Modem)' 칩이다.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도 이동통신 기술 변천사에 발맞춰 자체적인 모뎀 설계 역량을 키워왔다. 진입장벽이 높은 5G모뎀 시장에서 퀄컴, 미디어텍 등 쟁쟁한 플레이어들과 각축전을 벌일 정도로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 모뎀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정원 상무의 포부도 남다르다. 단기적으로는 5G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6G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안드로이드 상용모뎀 1위 도전
"안드로이드 진영에 탑재될 최고의 통신모뎀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상무는 모뎀개발 인력 등 인프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삼성 시스템LSI사업부 내 시스템온칩(SoC) 개발 조직을 AP개발실(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CP개발실(커뮤니케이션 프로세서)등으로 세분화해 개편하기도 했다. CP개발실을 별도로 분리한 건 모뎀 등 통신관련 IP 전문성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이 상무는 DS부문에서 신호처리(signal processing)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과거 DS 미주연구소 출신으로 현재는 삼성 모델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모뎀이란 기지국과 신호를 주고받아 전화나 데이터 송수신을 담당하는 칩을 의미한다. 무선통신기술 중 2G부터 3G, 4G, 5G, LTE까지 모두 지원하는 셀룰러 모뎀을 지칭한다. 어디서든 전화가 잘 터지고, 끊김 없는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바로 고성능 모뎀 덕분이다.
삼성은 통신 모뎀 시장에서 상위 탑3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퀄컴, 미디어텍의 뒤를 이어 삼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이 세계적인 자체 모뎀 기술력을 지녔다는 점은 엑시노스(AP)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글로벌 팹리스사들 중에서도 모뎀 자체 설계역량을 보유한 곳은 손에 꼽는다. 3G나 LTE 등 이미 상용화된 주파수와 5G와 같은 신규 주파수를 모두 지원해야 하는 만큼 개발과정이 복잡하다. 기술 난이도도 높아 투자 규모도 상당하다. 알고리즘 개발부터 칩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필드 테스트 등 개발 소요시간이 길다는 점도 진입장벽을 높인 요인 중 하나다.
특히나 모뎀 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는 드물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자체 모뎀을 개발했지만 자사 스마트폰 모델에만 적용가능한 기술수준에 머물러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두루적용할 만한 '범용성'을 갖추려면 아직 멀었다는 평가다. 모뎀 시장은 하이실리콘 등 다수의 업체들이 도전하고 있지만 글로벌 점유율 확대는 어려운 실정이다.
애플도 유일하게 고전하고 있는 분야다. 애플은 자체 모뎀 기술력이 없어 그간 퀄컴의 모뎀을 채용해왔다. 퀄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19년 인텔의 모뎀사업부를 무려 10억달러에 인수했지만 아직까지도 기술력확보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전언이 난무한다. 실제로 5G모뎀을 구하지 못해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지연된 전례도 있다.
◇막강해진 엑시노스, 모뎀도 품었다
삼성 시스템LSI사업부의 모뎀기술 역량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일찍이 2000년대부터 모델 개발에 착수해 꾸준히 역량을 쌓아왔다. 2007년부턴 본격적으로 LTE 모뎀 칩 개발을 시작해 2G, 3G기술을 섭렵해나갔고, 그 결과 2009년 세계 최초로 LTE 모뎀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물론 삼성의 모바일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도 한 때는 퀄컴의 모뎀을 사용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갤럭시S 시리즈에 시스템LSI사업부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LTE모뎀을 채택하면서 모뎀업계 판도도 급물살을 탔다.
삼성 시스템LSI사업부는 갤럭시 탑재를 계기로 모뎀 상품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또 한번의 도전을 시도했다. 바로 자체 시스템온칩(모바일AP)인 엑시노스에 모뎀을 넣기로 한 것이다. 2019년 5G 모뎀을 통합한 5G엑시노스로 업계 눈도장을 찍었다. 이전까진 모바일AP와는 별도로 모뎀 부품만 따로 떼어 삼성 MX사업부에 납품했었다.
모뎀을 엑시노스에 합쳤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면적 효율성'이다. 세트사(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선 기기에 많은 기능을 추가하면서 동시에 하드웨어 기기의 슬림화, 소형화 등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모뎀도 GPU, CPU 등 다른 AP칩들과 하나로 합치면 전력과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일 수 있었다.
◇5G 넘어 6G 선점 목표
모뎀기술은 수많은 변천사를 거쳤다. 1G 시대엔 전화통화만 가능했고 2G시대부터 문자전송(SMS)과 같은 부가서비스가 제공됐다. 3G에선 휴대폰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졌다. 4G에서는 고화질 영상을 끊김없이 즐길 수 있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시대가 열렸다.
5G 시대에선 모바일과 업권과의 경계를 무너졌다. 5G의 초고속 광대역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기기간 연결성이 강화되고 있다. LTE시대가 도래한 뒤론 휴대폰이 컴퓨터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6G 시대는 어떨까. 1테라비트(Tbps)급 속도가 가능할 전망이다. 위성 통신 등 다양한 통신 네트워크를 지원하면서 응용처가 무궁무진해진다.
삼성은 곧 다가올 6G 시대를 위해 미주연구소, 삼성리서치와 협업하며 6G 모뎀 기술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상용화 전 단계이긴 하나 작년에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모뎀 개발에도 성공했다. 서비스 가능지역을 넓히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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