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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M&A]경영권 갖는 한화그룹, '2대주주' 산은과의 관계는산은 지분율 28.2%, 사외이사 지명 예정…강석훈 회장 "경영주체는 한화그룹" 못박아

유수진 기자공개 2022-09-28 15:06:25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서면서 채권단이자 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형성할지 주목된다. 산은은 한화그룹이 유상증자 참여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을 확보한 후에도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심지어 지분율이 30%에 육박한 주요 주주다. 이에 새로 꾸려질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채권단인 수출입은행 역시 2조3000억원대의 영구전환사채(CB)를 계속 보유한다.

한화그룹은 2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두 개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하나는 대우조선해양과 체결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다. 그룹 계열 6개사가 대우조선해양이 실시하는 2조원 규모의 유증에 참여해 지분 49.3%를 확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하나는 산은과 체결한 기본합의서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양측이 성실히 협력하겠다는 내용이다. 산업은행이 완전히 지분을 털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주요 주주로 계속 남는만큼 대우조선해양 정상화에 양자가 힘을 모으기로 약속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을 상대로 발행하는 신주는 모두 1억443만8643주다. 현 발행주식총수(1억729만669주)에 맞먹는 양으로 납입 후 지분 49.33%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딜 진행 과정에서 산은은 지분을 처분하지 않는다. 현재 보유량 4973만8211주를 그대로 갖고 있기로 했다. 다만 신주 발행으로 지분율이 희석돼 현재 55.7%에서 28.21%로 낮아진다.

하지만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한화그룹을 6개사로 쪼개보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21만9321주24.66%)보다 많다. 개별 기준 최대주주라는 의미다. 산은은 이같은 점을 고려해 향후 이사회 구성시 사외이사를 파견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사실 한화그룹으로서는 적잖은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상당한 부담일 수 있다. 심지어 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하며 21년간 대우조선해양을 품고 있었던 산은이다. 특히 수출입은행도 2조3328억원 규모의 영구CB를 그대로 들고 있다. 2016~2018년 3년 간 발행한 것들이다. 언젠간 전환이나 처분 관련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산은 역시 이같은 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기본적으로 한화가 경영권을 쥐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강 회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화가 인수하더라도 산은 역시 적지않은 지분이 있다. 사외이사 파견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면서도 "이번 투자 유치의 기본적인 성격을 생각해보면 한화가 책임있게 경영할 수 있도록 의사를 존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각 후 구조조정 등에서도 한화그룹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화로 (새주인이) 확정되면 다양한 경영효율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산은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경영주체는 한화그룹일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한화그룹이 지역(경남 거제)과의 상생, 하청업체와의 협력 등을 고려해 잘 처리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재계에서는 산은이 한화그룹 이상의 매력적인 파트너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품을 수 있는 국내기업이 많지 않다. 실제로 산은은 이번 딜을 위해 한화 외에도 주요그룹을 중심으로 인수 의사를 확인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기술 등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잠수함 등 특수선 사업을 하고 있어 해외기업으로의 매각이 자유롭지 않다. 글로벌 기업으로 해외 경쟁당국(10여국)의 기업결합심사도 받아야 한다. 한화의 경우 국내기업인데다 조선업을 영위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남은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다양한 '당근'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만큼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산은과 수은은 다른 채권단의 협조를 구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금융지원 방안을 연장하는 방식 등이다. 거래종결일로부터 5년 동안 대출과 RG, LC, 크레딧 라인(2조9000억원) 등을 그대로 유지한다. 2조원을 투입한 후에도 향후 실제 정상화에 도달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다.

수은이 갖고 있는 영구채 금리(스텝업 조항)를 조정해주고 이미 발생한 이자(미지급이자)도 주식 전환 등의 방식으로 해소해주기로 방향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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