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현대百, '대전 아울렛 화재' 기조본 역할 커지나 3인 각자대표 체제 김형종 사장 안전관리 총책, 경영진 리스크 관리 사활

이효범 기자공개 2022-10-04 08:07: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아울렛 대전점 화재로 현대백화점 경영진들도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이번 화재 원인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국정감사를 앞둔 가운데 오너인 정지선 회장을 비롯한 'C레벨' 임원들의 등장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기획조정본부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현대백화점은 김형종 대표이사에게 '안전보건전담 대표이사' 직책을 맡겼으며 그 직속으로 이용욱 안전보건담당을 두고 있다. 그동안 본사 안전보건관리 라인은 백화점 및 아울렛 등 매장의 총괄책임자인 점장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안전보건관리 문제에 대비해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 화재에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와 달리 이번 화재 이후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 건 '은둔의 경영자'로 꼽히던 정 회장이다. 그는 평소 대외적인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26일 당일 오후 현장을 찾아 공식적으로 사과 입장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당시 "지하 주차장 화재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하신 고인 분들과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희 현대백화점은 이번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또 이튿날인 27일 화재로 인한 희생자 분향소와 유가족 등을 찾아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전면에 나서 이번 화재와 관련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발빠른 대처에 나선 것이라는 점과 함께 그만큼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은 또 현대아울렛 대전점 화재에 대응해 별도의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김형종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정지영 영업본부장 부사장, 나명식 상품본부장 부사장 등 임직원 100여명이 TF 인력으로 참여하고 있다. TF 구성원들은 화재 현장에서 이뤄지는 조사 등에 대한 협조하는 한편, 희생자들의 분향소 등에도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는 26일 오전 7시 45분께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의 수색 끝에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한국전기안전공사·소방당국 등은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화재 현장 수습과 원인 조사에 대한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향후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다양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특히 이번 화재로 경영진들이 법적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재의 원인에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정 회장, 김 사장, 장호진 대표이사 사장 등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안전관리담당을 맡고 있는 이용욱 담당 역시 이번 사안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는 셈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대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정치권이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백화점 경영진들에게 부담이다. 정계 인사들은 화재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함께 조속한 수습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기원하는 한편 원인 규명을 통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국정감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백화점 경영진이 국정감사에 출석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처럼 경영진들이 직접적인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대백화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획조정본부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획조정본부는 장호진 사장이 이끌고 있는 그룹 내 핵심 조직이다. 주로 그룹 경영 전반에 관여하면서 큰틀에서의 전략과 M&A(인수합병) 등을 주도해온 조직이다. 예컨데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대응도 기획조정본부에서 맡을 가능성이 크다. 본부 산하 경영전략실에 법무 조직이 존재한다.

기획조정본부 산하에는 경영전략실, 인사기획팀, 경영개선팀, 인재개발원, 홍보실, 디지털혁신담당 등의 조직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타 기업들에 비해 대관업무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주목받을 만한 이슈의 중심에 선적도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화재 사태를 수습하고 향후 파생되는 경영진들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기획조정본부의 역할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화재로 인한 희생자 뿐만 아니라 아울렛 입점업체와 지역사회 등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피해 보상 문제부터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이슈까지 당분간 상당히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