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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Lockheed Martin vs 한화에어로스페이스]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록히드마틴, 한화에어로는④2015년 이후 배당 '매년 對 누적 3회' 대조, FCF 안정성이 관건

박동우 기자공개 2022-11-11 07:40:1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09: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방산업계를 선도하는 록히드마틴과 한국 시장의 대표 주자로 통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 기업의 차이는 주주 환원책에서도 드러난다.

록히드마틴은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구사한다. 해마다 배당을 지급하고 자사주를 매입했다. 안정적으로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FCF)이 관건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록히드마틴과 견줘보면 주주 환원에 소극적이다. 2015년 이후 배당 지급 사례가 3회에 그쳤다. 대신 자사주 소각에 주력해왔다.

◇록히드마틴: 20년새 주당 배당금 '25배' 증가

록히드마틴은 꾸준하게 배당을 실시한 대표적 기업으로 거론된다. 주당 배당금은 해마다 증가세를 이어왔다. 2002년 0.44달러에서 △2005년 1.05달러 △2010년 2.64달러 △2015년 6.15달러 △2020년 9.8달러까지 불어났다. 2021년 록히드마틴 주주들에게 책정된 연간 배당액은 주당 11.4달러다. 20년 전과 견줘보면 25배 넘게 배당이 올랐다.


2012년 이래 10년간 배당수익률은 평균 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에 등재된 기업들의 평균 수치인 1.9%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강타한 시기가 돋보였다. S&P 500 기업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2020년 1.6%였으나 2021년에는 1.3%로 낮아졌다. 반면 록히드마틴은 2.8%(2020년)에서 3%(2021년)로 올랐다.

여타 기업과 대조적으로 록히드마틴의 배당수익률이 상승한 배경은 무엇일까. 지정학적 갈등이 확산하며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일본 등 각국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무기 공급을 발주하는 대목과 맞닿아 있다. 안정된 수익원을 형성한 만큼 경기 사이클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다. 일관성 있게 배당을 지급할 여건을 갖춘 셈이다.


배당을 좌우하는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이 양호한 배경이다. △2019년 58억2700만달러 △2020년 64억1700만달러 △2021년 76억9900만달러 등으로 우상향 추이를 드러냈다. 올해의 경우 3분기 누적 FCF가 48억9700만달러(6조9508억원)로 집계됐다.

두둑한 가용 재원은 매년 배당 지급 규모를 늘리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연간 배당금 지급액은 2016년 처음으로 20억달러를 넘긴 이래 2019년 25억5600만달러, 2020년 27억6400만달러, 지난해에는 2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 록히드마틴이 3분기까지 지급한 배당 총액은 22억5000만달러(3조1961억원)다.

자사주 매입 역시 적극적이다. 2020년 6월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제임스 테이클릿(James Taiclet) 사장이 부임하면서 자기주식 취득 규모가 대폭 늘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10억달러 안팎에 그쳤으나, 2021년에는 40억870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올해 역시 9월 말까지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36억9400만달러(5조2466억원)를 투입했다.

지난해 배당액 지급과 자사주 취득에 들어간 금액을 모두 더하면 70억2700만달러로, 지난해 FCF 76억9900만달러의 91.3% 수준이다. FCF 대비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한 자금 규모의 비중이 2019년 64.5%, 2020년 60.2%에서 30%포인트(p)가량 상승한 셈이다. 올해는 1~3분기에 59억4400만달러를 투입했는데, 같은 기간 집계된 FCF를 훌쩍 뛰어넘었다.


주주 환원에 힘을 쏟는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022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록히드마틴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은 사례가 방증한다. 3개년에 걸쳐 140억달러(19조8576억원)를 투입하는 게 골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소각' 주력

매년 배당금을 책정해 주주들에게 나눠준 록히드마틴과 달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동안 배당 지급이 뜸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무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현금 창출력이 미흡한 대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FCF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별도 기준 FCF는 △2016년 -376억원 △2017년 -971억원 △2018년 -1852억원 등을 기록했다.


배당의 기준으로 삼는 당기순손익 역시 기복이 심했다. 2016년에는 별도 기준 2304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했으나, 2017년과 2018년에는 잇달아 순손실을 겪었다. 순이익 추세가 이어진 건 2019년부터다. 지난해에는 1193억원, 올해는 상반기까지 누적 2024억원의 당기순이익이 집계됐다.

삼성테크윈(지금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 한화그룹의 품에 안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배당 지급이 이뤄졌다. 2015년에 159억원을 투입해 주당 300원씩 배당을 나눠줬다. 2020년에는 주당 600원을 책정했다. 당시 소요된 재원은 304억원이다. 지난해의 경우 354억원을 들여 1주에 700원씩 배당을 시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데 집중해왔다. 자기주식 매입에 들어간 금액은 △2017년 250억원 △2018년 158억원 △2019년 155억원 △2020년 25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배당 실시 대신 자기주식 매입에 힘쓴 배경은 무엇일까. '김승연 회장 → ㈜한화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 관계를 감안하면, 최대주주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든다. 자연스레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진다. 2016년 말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의 32.4%를 보유했으나, 올해 상반기 말에는 소유 지분율이 34%로 5년여 동안 1.6%p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록히드마틴과 달리 향후 자사주 매입 규모 등 구체적 주주 환원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경영 실적과 재무 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다"며 "시장과 동종업계 주주 환원 규모를 반영해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현금배당을 탄력적으로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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