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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는 중동 허와 실]GS건설, 이라크 플랜트 하나만 남기고 '블루골드' 공략2013년 대규모 적자 후 축소세 '뚜렷'…GS이니마 통해 해수담수화 수주 확대

이정완 기자공개 2022-11-08 08:23:40

[편집자주]

중동시장은 과거 한때 우리 건설사들에게 '수주 텃밭'이었다. 국내 건설업계가 세계에서 수주액 2위로 거듭난 배경에는 중동발 오일머니가 있었다. 그러나 2013년경 저유가 충격으로 인한 '중동 쇼크'가 걷잡을 수 없이 지속되자 국내 상당수 건설사가 현지 부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 중동 시장에서 최근 들어 네옴시티 등 대규모 개발 소식이 들려오자 국내 건설사들이 너도 나도 수주전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중동 시장 리스크는 과연 사라진 것일까. 이를 짚어보고 각 건설사별 주요 프로젝트 실황은 어떤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4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건설 입장에선 중동은 기회의 땅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국내 주택 시장이 위축되자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공사 물량 확보를 위해 저가 수주 경쟁에 나선 탓에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이후 중동 비중을 줄이면서 현재 이 지역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플랜트 공사는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만 남은 상황이다.

GS건설은 과거 악몽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중동 지역에 접근하고 있다. 회사가 인수한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가 핵심이다. GS이니마는 2020년 오만에서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수주한 것을 계기로 중동 영토 확장에 한창이다.

GS건설은 1970년대 후반 들어 중동 공략을 시작했다. 국내 건설사의 중동 진출 행렬에 동참했다. 첫 사업은 1978년 사우디 국방항공성이 발주한 다란 공군기지 건설공사다. 99만㎡ 부지에 연면적 22만2023㎡ 규모 숙소 142동과 기숙사, 학교 등을 짓는 공사였다. 중동 사업 초기에는 경쟁력 있는 인건비를 바탕으로 건축 공사에 집중했다. 1980년대에는 사우디 이슬라믹대학이 발주한 다수의 대학시설 공사를 진행했다.

회사가 축적한 기술력을 토대로 중동 플랜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1994년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이브콰이크 플랜트 현대화 공사를 시작으로 아람코가 발주한 쉐드검 가스오일 분리시설 확충공사, 샤이바 원유정제시설 증설공사 등을 따냈다.

1999년 LG엔지니어링과 합병을 통해 플랜트 역량을 강화한 GS건설은 2000년대 후반 들어 국내 대형 건설사와 함께 중동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사실상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치열해진 수주 경쟁 속에서 최소한의 이익만 남기는 수준으로 사업을 따냈는데 노무비 상승, 공사기간 지연 같은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부실로 이어졌다.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레이트(UAE) 루와이스 정유공장을 비롯해 2010년 따낸 사우디 EVA 생산시설 프로젝트 등에서 원가가 상승해 2013년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는 GS건설의 중동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에 달했다. 적자를 보인 2013년 중동 매출은 2조1654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23%였다. 2018년 중동에서 공사비를 환급 받아 매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중동 비중이 낮아졌다. 지난해 중동 매출은 2450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3%에 불과했다.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최근 GS건설이 중동에서 펼치고 있는 대형 플랜트 공사는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뿐이다. GS건설은 사업 주관사인 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2014년부터 원유정제시설을 짓고 있다. GS건설의 카르발라 프로젝트 지분율은 37.5%로 기본도급액이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카르발라 프로젝트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년 공사가 일시 중단되는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큰 문제 없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 3월 완공 예정인데 상반기 말까지 공사진행률 95%를 기록했다.

플랜트 적자 악몽에서 벗어난 GS건설은 이제 중동에서 새로운 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 전통의 석유화학 플랜트가 아닌 이른바 '블루골드'(물을 블랙골드인 석유와 대비해 쓰는 말)라 불리는 수처리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GS건설은 담수화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2011년 스페인 수처리 회사 이니마를 인수했다.

GS이니마는 중동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말 오만 수전력조달청이 발주한 예상 매출 2조4000억원 규모 알구브라 3단계, 바르카 5단계 프로젝트를 따냈다. 바르카 5단계 사업은 올해 초 착공에 돌입한 상태다.

눈에 띄는 건 두 사업 모두 GS이니마가 운영권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완공 후 20년 동안 운영을 맡아 장기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GS이니마는 단순 시공만으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건설과 운영을 통합하는 컨세션(Concession)을 주력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오만 수주를 계기로 다른 중동 지역으로도 수주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UAE 수전력청이 입찰한 슈웨이핫4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제안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중동이 세계 최대 해수담수화 시장인만큼 사우디, UAE 등에서 수주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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