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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보스턴다이내믹스' 주주구성 교체 배경은현대차·현대모비스, 美 법인 'HMG Global'에 지분 전량 양도...현대글로비스만 직접 보유

양도웅 기자공개 2022-11-22 07:37:04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더벨이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6일 16: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9월 말 기준 217개에 달하는 현대자동차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곳은 지난해 6월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미국 로봇산업의 대표 기업을 신흥국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인수했다는 상징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정의선 회장과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현대글로비스(정 회장 지분 20.0%)가 지분 매입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로부터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30%, 현대모비스가 20%, 정의선 회장이 20%, 현대글로비스가 10%를 인수했다. 약 1조원이 투입됐다. 이를 두고 정 회장이 완성차 생산과 물류 경쟁력 강화 등에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강한 기대감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출처=각 사 2022년 반기보고서)

반면 일각에선 인수 계약 종료일로부터 이르면 4년 내에 상장하지 않을 시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잔여 지분 20%를 현대차가 사주는 옵션을 추가한 점을 고려, 향후 정 회장과 현대글로비스가 상장 때 구주매출로 지배구조 개편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지분을 매입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대차는 재계 4대 그룹에서 유일한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갖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든 골자는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순환출자의 최정점에 있지만 정 회장의 보유 지분은 0.32%로 적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받고, 여기에 더해 다른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본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맞바꾸든 추가로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 향상과 상장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직접' 가져갈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정 회장과 그가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가 인수에 참여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석은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주주구성 변화로 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전량을 미국 투자법인인 'HMG Global'에 현물출자했다.

추정치. (출처=각 사 2022년 3분기 보고서)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현물출자 외에 추가로 현금출자도 진행해 HMG Global 지분 49.5%를, 현대모비스는 20.0%를 들게 됐다. 이로써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 공동기업에서 HMG Global 종속기업으로 지위가 바뀌었다. HMG Global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약 50%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차 측은 "미래 신사업 중심 거점 운영을 통한 미국 톱티어 신기술 개발과 혁신기업 발굴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기반 강화, 투자 프로세스 일원화를 목적으로 미국 투자 및 신사업 지주사 HMG Global 설립을 위한 지분 출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눈여겨볼 점은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와 함께 1년 전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참여했던 현대글로비스는 HMG Global에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양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300억원 가량을 추가로 출자해 지분을 10.0%에서 10.3%로 소폭 확대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간접 지배 형태로 바꿨지만 현대글로비스는 오히려 직접 지배 형태를 유지한 것이다.

이는 향후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현대글로비스에 바로 귀속되는 구조를 포기하지 않은 셈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초 철회했으나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추진할 때도 구주매출로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도모한 바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모회사는 'HMG Global'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각 사 2022년 3분기 보고서)

현대글로비스 이익이 최대주주인 정 회장의 이익으로 곧장 연결되지는 않지만,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이 그랬던 것처럼 배당 확대로 오너의 승계 재원 확보를 지원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직접 보유하며 늘려간다면 향후 구주매출에 따른 이익 규모는 더 커지고, 정 회장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도 덩달아 커진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당사 지분율이 20% 미만이지만 주주 간 협약에 의해 이사회 구성원 임명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0%의 HMG Global 양도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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