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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코어 '턴어라운드'의 의미 [thebell desk]

이경주 기자공개 2022-11-18 07:30:52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7일 07:5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인수합병)에 있어서 좋은 매물을 찾는 ‘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인수 후 통합작업’이라 일컫는 PMI(Post Merger Integration)다. 인수한 회사 구성원들을 피인수기업 문화에 자연스럽게 융화되도록 만들고 새 비전을 수행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PWC컨설팅은 M&A 실패 사유의 65%가 PMI에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다.

SK그룹 계열사인 SM코어가 오랜 노력 끝에 결국 PMI에 성공한 것으로 보여 꺼낸 이야기다. SM코어는 2017년 1월 SK그룹 지주사 SK㈜가 인수한 물류자동화 설비 업체다. 당시 SK그룹이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본격화하던 시기라 M&A 직후 집중적 시장 관심을 받았다. 주가가 반년 만에 4배 뛰었다.

SK그룹에 SM코어가 영업대상으로 노릴 제조 계열사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2차전지), SK실트론(반도체 웨이퍼), SK머티리얼즈(반도체용 특수가스), SK매직(렌탈 가전), SK지오센트릭(화학제품) 등이다.

하지만 SM코어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9년 수주 결과물인 2020년 매출에서 나타났다. 캡티브 매출비중이 16%에 불과했다. SK그룹에 합류한지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조직 안정을 위해 전 오너를 한동안 대표로 기용한 것이 패착이었다. 전 오너는 경영과 잔여지분 엑시트를 병행하며 시장의 불신을 샀다. 임직원들은 그룹 비전(스마트팩토리)에 대한 동기유발이 안됐거나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계열사라고 무턱대고 거래를 트지 않고 경쟁력을 따지는 그룹 문화도 한몫했다. SK그룹 제조계열사들은 오히려 삼성그룹 거래처인 SFA를 당시까지 중용했다.

SK㈜는 PMI 해결사를 급파했다. 그룹 구조조정을 수행했던 전략통 이응상 대표를 2020년 초 선임했다. 이 대표는 옛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출신이다. 2003년 SK네트웍스가 워크아웃에 돌입했을 때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 3년만에 조기 졸업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후 SK㈜, SK텔레콤, SK C&C 등에서 요직을 맡아 M&A나 신사업발굴을 주도했다.

그리고 또 다시 3년만인 올해 SM코어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최근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올 3분기누적 매출(763억원)에서 캡티브 비중이 51%로 훌쩍 뛴 사실을 공개했다. 수주액 캡티브 비중은 더 크다. 올해 연간으로 사상 최대치인 1457억원을 전망했는데 85%(1236억원)가 캡티브다.

무엇보다 전도유망한 2차전지 분야에서 새먹거리를 발굴해내는 성과를 냈다. 올3분기 캡티브 매출비중(51%) 가운데 17%는 2차전지다. 자동차 배터리에 대한 공격적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SK온과 거래하고 있다. SK온은 올해만 4조원, 2025년까지는 23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SK코어 중장기 실적도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M&A 6년 만에 SK그룹이 원했던 스마트팩토리 전담 장비사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PMI가 그만큼 쉽지 않다. 대표를 필두로 전사적 노력이 필요하다. IR 현장에서 공개된 일화가 있다. 이 대표는 재직기간 받은 월급을 모두 SM코어 주식을 사는데 썼다. 한 마디로 '모든 걸' 거는 노력을 했다. SM코어 주식을 수시로 매입하는 이유를 묻자 나온 답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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