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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미래 현대차' 발굴하는 글로벌 3인방신재원·장웅준·황윤성, 미래차 기술 확보와 투자 법인 관리 중책

양도웅 기자공개 2022-11-23 07:30:03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더벨이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7일 15: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을 움직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꼽으라면 '돈'과 '사람'이다. 따라서 투자한 기업으로 돈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보냈다는 건 그만큼 그 기업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2018년 이후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린 현대자동차가 대규모로 출자했거나 설립한 해외 기업(법인) 가운데 자사 임원을 보낸 곳은 △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법인인 '슈퍼널'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 △영국 전기 상용차 업체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어라이벌' 등이다.

이들 기업의 역할은 조금씩 다르지만 글로벌 현장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앞장서 준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인지 현대차가 세 곳에 보낸 인물들은 해당 분야의 기술적 전문성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특징을 공유한다.

◇ 2028년 '3차원 시대'를 안길 'NASA' 출신 신재원 사장


지난해 1100억원을 출자받은 데 이어 올해 1945억원을 추가로 받은 슈퍼널. 현대차는 이곳에 2019년 정의선 회장(당시는 수석부회장)이 직접 영입해 화제를 모았던 신재원 사장을 대표로 앉혔다. 현재 신 사장은 현대차에서 AAM(Advanced Air Mobility)본부장도 겸하고 있다.

1959년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버지니아 공대를 석·박사 졸업한 신 사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항공안전기술개발실장과 항공연구총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동양인 최초의 NASA 본부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UAM 부분 경쟁력을 키우는 데 국내에서 그만한 전문가가 없다는 평가가 많다.

신 사장에 따르면 정 회장은 그에게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그리고 도움을 주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설득했다. 2019년 현대차 UAM사업부장으로 합류한 그는 4년째 회사의 UAM 경쟁력을 키우는 데 노력하고 있다. UAM 시장은 벤츠와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보잉 등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도 뛰어든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지난해 말 현대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신 사장은 "평면적인 해결책으로 도시 집중화를 해결할 수 없다"며 "우리처럼 (직접) 팀을 만들어 자체 개발해 UAM 생태계를 만들려는 자동차 회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28년 상용화 예정"이라며 "시장에 제일 먼저 뛰어드는 게 아닌 가장 안전한 기체로 적합한 시기에 진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 그룹에서 2.4조원 투자한 '모셔널'의 전략가, 장웅준 전무


최근 5년간 현대차가 가장 큰 돈을 투자한 곳은 어디일까. 바로 미국 자율주행 업체인 앱티브와 함께 설립한 모셔널이다. 2020년 현대차는 이곳에 1조2678억원을 출자했다. 그룹 계열사인 기아(6969억원)와 현대모비스(4978억원)도 수천억원의 자금을 출자했다.

합하면 2조3000억원이 넘는다. 웬만한 대기업의 1년 치 투자 예산을 뛰어넘는 돈을 모셔널에 넣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그룹 차원에서 사활을 걸었다는 뜻과 같다. 테슬라가 부족한 조립 기술에도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이유는 '오토 파일럿'으로 불리는 압도적 자율주행 기술력 덕분이다.

그룹의 명운을 좌우할 모셔널엔 현재 자율주행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장웅준 전무를 보냈다. 장 전무는 모셔널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로도 재직하며 전략뿐 아니라 마케팅, 제품 기획, 구매 등의 업무도 맡고 있다. 그 또한 슈퍼널 대표인 신 사장과 동일하게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1979년생으로 스탠포드대 박사 출신인 그는 차량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피니언인더스트리를 창업하기도 했다. 2015년 현대차에 영입돼 2017년 이사대우로 승진한 그는 '최연소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장 전무는 모셔널 외에도 이스라엘 차량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토피아의 이사(Director)로도 활동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차량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적으로 그에게 맡기고 있는 셈이다.

◇ '어라이벌'의 떨어진 신뢰 회복해야 할 황윤성 상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했지만 경제적 이익도 안겨주면 더할나위 없다. 현대차가 대규모로 투자한 곳 중 상장한 곳이 있는데, 영국 전기 상용차 업체인 어라이벌이다. 2019년 말 현대차가 1031억원, 기아가 257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1년여 뒤인 2021년 3월 스팩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곳에 이사(Director)인 인물은 현재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투자실장인 황윤성 상무다. 황 상무는 어라이벌 이사회의 내부 위원회인 지명위원회와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 이해하면 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투자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추천되도록 하는 셈이다.

1968년생인 황 상무는 유망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 발굴의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오픈이노베이션투자실장에 선임되기 전 △벤처기술투자팀장 △오픈이노베이션사업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현대차 그룹 전체를 봐도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다. 1997년 현대모비스로 입사한 뒤 2000년대 초에 현대차로 옮겼다.

단 현재 어라이벌 이사로서 그의 역할 중 하나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어라이벌은 공장 내 배터리 화재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납품이 지연되고 실적 턴어라운드에 실패하자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맞았다. 주가는 지난해 말 31달러를 상회하며 현대차와 기아에 이익을 안겼으나 17일 현재 1달러 밑으로 주저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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