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추가 투자재원은 계열사 몫...유사시 지원 자회사 자체적으로 자금 마련 원칙… 고려아연 지원시 차입부담 고려해야
강용규 기자공개 2022-12-05 08:27:23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8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최근 자사주 보유분을 모두 처분하기로 했다. 동박,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등 3대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부 협업을 강화하고 투자를 유지하는 데 활용한다.고려아연은 동박사업 자회사 케이잼(KZAM)의 단계적 증설을 위해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장기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신사업 투자와 관련해 담당 자회사가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유사시 고려아연이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 자사주 처분 이후에도 필요한 투자재원 마련
고려아연은 2022년 11월24일~2023년 2월23일까지 지분율 6.02%(119만5760주)에 이르는 자사주를 모두 처분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사업 제휴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및 중장기 사업계획 추진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목적으로 예상 처분가액은 총 7868억원이다.
처분 내용을 살펴보면 LG화학과 ㈜한화에 각각 39만1547주, 23만8358주씩 자사주를 넘기고 매각 대금만큼 각 사의 자사주를 확보하는 사업제휴 목적의 상호지분투자가 총 4144억원 규모로 실시된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에 15만8861주, 글로벌 트레이딩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에 30만7678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9만9316주씩 자사주를 매각해 총 3723억원의 투자를 유치한다. 이 투자유치분이 고려아연이 실질적으로 확보한 투자재원이라고 볼 수 있다.
고려아연은 앞서 8월 동박 제조 자회사 케이잼의 생산능력을 2027년 6만톤까지 확장하는 증설투자에 7356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에 자사주를 활용해 유치한 투자재원은 상당 부분의 용처가 이미 정해졌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가 재원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투자법인 페달포인트를 통해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기업 이그니오(Igneo)의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여 구리 조달망을 안정화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예상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고려아연은 앞서 7월 페달포인트를 통해 이그니오 지분 73.2%를 확보하는 데 4324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잔여 지분 26.8%의 인수에는 1600안팎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의 퓨머설비(Fumer, 유가금속 회수설비) 6기 중 1기를 구리 제련용 설비로 개조하는 데 2025년 1월까지 698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번 자사주 처분을 통해 확보한 재원은 비교적 멀리 있는 케이잼의 증설투자보다 이 두 투자에 쓰일 공산이 크다.
◇ 계열사 전방위적 신사업 투자, 유사시 고려아연이 지원
고려아연 관계자는 “신사업과 관련한 추가 투자는 가급적 해당 계열사가 자체 역량을 통해 마련한다는 원칙을 세워뒀다”면서도 “유사시에는 고려아연이 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고려아연은 케이잼의 동박과 이그니오의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이외에도 호주 에너지 자회사 아크에너지를 통해 현지에서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아크에너지를 통해 호주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 에퓨론을 인수하는 데 3665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이 유사시를 전제로 계열사 지원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이처럼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실현을 위한 투자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사업 추진의 적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의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계열사 지원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위한 투자가 지속되는 탓에 부채비율이 조금씩 높아지고는 있으나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로 35.3%에 불과하다.
그러나 계속되는 투자 탓에 차입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역시 필요해 보인다.
고려아연은 최근 5년(2017~2021년) 동안 현금 보유량(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의 합계)이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에는 3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보유량이 1조원을 넘어서기는 했으나 차입금 총계가 현금 보유량을 넘어섰다. 그동안 고려아연의 탄탄한 재무구조를 상징하던 '실질적 무차입경영'이 깨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살얼음' 분위기 깬 이지효 파두 대표 사과
- [DL이앤씨 인사 격변]마창민 대표도 떠난다, 조직 전면 쇄신
- [DL이앤씨 인사 격변]인적분할 4년차, '가이던스 달성 실패' 후폭풍 거셌다
- [DL이앤씨 인사 격변]CFO도 퇴출, 후임자 내외부 물색
- [DL이앤씨 인사 격변]감원 칼바람, 임원 10명 중 3명 짐 쌌다
- CJ올리브영, 글랜우드PE와 결별 '이사회 재정비'
- 에스텍파마, 폴라리스AI파마로 '새 출발'
- 나무가, '공정 자동화 전문가' 이동호 대표이사 선임
- CJ그룹, 글랜우드PE에 판 CJ올리브영 지분 되사온다
- 고려아연, 강남 영풍빌딩 떠난다…행선지는 종로구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라이나생명, 보장성 집중해 쌓은 킥스 300% '철옹성'
- [보험사 GA 열전]1위 질주 한화생명금융, 계속되는 '공격 경영'
- [보험사 GA 열전]자회사형 GA,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갈까
- [이사회 모니터/ABL생명]임기만료 이사 전원 재신임...매각 중 안정 방점
- [보험경영분석]'목표는 IPO' 캐롯손보, 기업가치 열쇠 '규모의 경제'
- [Policy Radar]기틀 잡히는 밸류업, 배당확대 기대 보험사는
- [금융 人사이드]악사손보 차기 대표 한스 브랑켄, 체질개선 지휘 과제
- 김철주 생보협회장 "본업 위기 돌파구는 연금·제3보험"
- [이사회 모니터/코리안리재보험]재무회계 전문성 강화, 법률 전문성 공백 최소화
- [이사회 모니터/롯데손해보험]성대규 사외이사, 당국 소통·전문성·매각 기여 '3박자'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