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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 리포트]무림페이퍼, 펄프 가격에 웃고 환율에 또 웃고⑤3분기 누적 영업익 3배 증가, 무림P&P 덕 펄프 수입 대체 효과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2-12-05 08: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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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영역에 종이가 있다. '페이퍼리스' 시대가 열린 지 오래지만 단순 사무실을 떠나 종이는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더 깊숙이 들어와있다. 그런 만큼 제지 시장은 시대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더벨이 제지업계의 변화와 제지회사들의 대처법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림페이퍼는 국내 제지회사 가운에 유일하게 펄프를 일부 자체 조달하고 있다. 종이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펄프를 직접 생산하면서 펄프 가격 변동에 따른 영향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영향을 아예 받지 않는 건 아니다. 전체 펄프 수요 가운데 30~40%만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60~70%는 북미나 남미 등에서 수입해서 사용한다. 수입 비중이 더 높은 만큼 무림페이퍼 역시 국제 펄프 가격에서 자유롭진 않다. 자연스럽게 환율과 운임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무림페이퍼는 연결기준으로 제지부문(무림페이퍼), 펄프부문(무림P&P), 금융부문, 도매부문, 기타부문의 5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제지부문은 아트지, 백상지 등의 인쇄용지를 생산하며 펄프부문은 인쇄용지의 원재료인 펄프를 생산한다. 주력은 제지부문과 펄프부문이다.

무림페이퍼는 국내 1위의 인쇄용지 제조회사다. 국내 제지업계 1위는 한솔제지지만 인쇄용지 시장만 보면 무림페이퍼가 1위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둘의 인쇄용지 시장 점유율 격차가 컸지만 어느새 무림페이퍼가 1위로 자리잡았다. 점유율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2019년 33.8%에서 2020년 35.5%로 높아진 데 이어 2021년에도 35.1%를 지켰다.

특히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원재료인 펄프에서 최종제품인 인쇄용지까지 직접 생산하기 때문이다. 무림페이퍼는 2008년 펄프를 생산하는 동해펄프(현재 무림P&P)를 인수했다. 당시 국내 주요 제지회사들이 인수전에 가세했지만 최종 승자는 무림페이퍼였다. 무림페이퍼는 대구은행, 현대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해펄프의 지분 67.34%를 3095억원에 취득했다.

동해펄프 인수 이후 무림페이퍼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무림SP→무림페이퍼→무림P&P의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조림한 나무가 펄프 공정을 거쳐 제지 생산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무림P&P 인수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펄프는 가격 변동성이 높다. 글로벌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데 환경적 요인 등 각국의 자원보호 정책에 따라 공급이 다소 불안하기 때문이다. 인쇄용지 원가의 절반을 차지해 제지회사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펄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제지회사는 펄프 가격이 급등하면 곧장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그러나 무림페이퍼는 다르다. 무림P&P를 통해 펄프의 30~40%를 조달하는 만큼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반면 제지 가격은 인상해 판매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익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는다. 국내 제지업계는 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한 곳이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곳 역시 가격을 인상하는 일이 많다. 가격 인상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이를 보여주는 게 2018년 무림페이퍼 실적이다. 2018년 국제 펄프 가격(침엽수 기준)은 1톤당 878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년 대비 30%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무림페이퍼는 2018년 124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영업이익률이 무려 11.2%에 이르렀다. 전년 대비 4.5%포인트(p)나 높아졌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펄프 가격이 지나치게 내려가면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 2020년의 경우 펄프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이와 연계된 인쇄용지 가격도 하락하면서 매출과 함께 수익성이 함께 악화됐다.

실적에 펄프 가격만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운임과 환율이 널을 뛰면서 실적 역시 큰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와 올해의 실적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지난해 펄프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수익성은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해상운임이 대폭 오른 탓이다. 무림페이퍼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46%에 이른다. 비중이 높은 만큼 만들기 전에도, 만든 뒤에도 운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올해는 펄프 가격과 환율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다. 국제 펄프 가격은 올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기준 국제 펄프 가격은 1월 675달러에서 7월 1010달러로 대폭 상승했다. 이후에도 소폭 올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환율 수혜 역시 톡톡히 누렸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제지회사는 25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무림페이퍼의 1~3분기 매출은 959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8억원으로 전년 동기 232억원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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