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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체제 2년 합격점, 대표 교체 '최소화' 부회장 승진자 없고 사장 승진 1명...대표이사 1명만 교체

조은아 기자공개 2022-12-05 08:29:05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안정'에 확실한 방점을 찍었다. 대표이사와 사장 등 최고위 경영진의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고 현대차그룹을 통틀어 사장 승진자도 단 1명 나왔다. 대표이사가 바뀐 계열사도 한 곳 뿐이다. 이번 인사는 2년 전 회장 취임과 함께 이뤄졌던 대대적 인사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는데 확실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30일 오전 현대차그룹이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인사를 실시해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늦었지만 이번엔 보름 이상 앞당겼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물론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등으로 현대차그룹 내부의 위기의식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회장 승진자는 이번에도 나오지 않았다. 최근 몇 년 재계에서 부회장 선임이 늘면서 현대차그룹에서도 새로운 부회장이 탄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정의선 회장의 단독 리더십 강화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10월 회장 취임 2년을 맞았다. 정의선 체제가 확실히 자리잡았지만 당분간은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회장은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을 때부터 주요 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굳이 2인자를 두지 않아도 직접 업무를 살피는 데 익숙하다.

현대차그룹이 보수적 기업문화를 하나둘 고쳐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부회장을 따로 둘 이유가 없다고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에는 현재 오너일가인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만 유일한 부회장으로 남아있다.

대표이사 교체폭도 최소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에서 대표이사의 임기는 3년이지만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이 부지기수인 탓이다. 특히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경우 2년을 임기로 보는 게 적당하다는 내부 시각이 있었다. 2년 단위로 성적을 평가한 뒤 나쁘지 않으면 나머지 1년을 채우는 식이다.

올해는 정의선 회장 취임 당시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된 인물들이 2년을 맞은 해인 만큼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결과적으로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이사 사장은 합격점을 받아들었다.

대표이사 교체는 현대글로비스에서만 이뤄졌다. 김정훈 사장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가장 오래 회사를 이끌었던 만큼 이번 퇴진이 자연스럽다는 평가다. 김정훈 사장은 2018년 1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5년 동안 회사를 이끈 만큼 용퇴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전체에서 사장 승진자 역시 한 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2016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루크 동커볼케 사장이다. 그는 2020년 3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가 7개월 만에 CCO(Chief Creative Officer·최고창조책임자)로 다시 영입됐고 이번엔 유일한 사장 승진자 명단에 올랐다. 아우디와 스코다, 푸조, 람보르기니, 세아트, 벤틀리 등 글로벌 명차 브랜드에서 디자인 총괄을 등을 거친 자동차 디자인계 권위자로 꼽힌다.

지난해의 경우 그룹 전체를 통틀어 사장 승진자가 없었다. 2020년 말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정재욱 현대위아 사장 등이 승진자 명단에 오른 만큼 사장 인사는 2년 연속 소폭에 그치고 있다.

현대차 사장단은 기존 8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전략기획담당 공영운 사장, 이노베이션담당 지영조 사장이 물러나는 동시에 1명의 승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부회장단 축소에 이어 사장단 축소까지 이뤄지는 모양새다. 정 회장이 회장에 오르기 전 현대차에서만 사장이 10명이 넘었다. 정몽구 명예회장 때와 비교하면 주요 보직의 직급들이 한두 단계 낮아지면서 전반적으로 탈(脫)권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통상 사장 이상에 대해선 수시인사를 실시하고 있어 언제든 추가 인사가 뒤따를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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