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신한금융]신한증권 넘어선 신한캐피탈…CEO 역량 빛났다③정운진 사장, 위기상황서 진가 발휘…이영창 사장, 라임 넘었지만 시장침체에 막혀
고설봉 기자공개 2022-12-02 07:41:06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1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캐피탈이 신한투자증권의 공백을 메우며 빛을 발하고 있다. 증권시장 악화 등으로 신한투자증권이 고전하는 가운데 신한캐피탈은 자체 역량을 극대화하며 위기를 돌파해 나갔다. 신한캐피탈은 신한금융그룹 비은행부문 핵심 계열사 가운데 올해 가장 성장성이 좋은 계열사로 평가된다.극명하게 갈린 실적 덕에 ‘은·카·생·금·캐’로 굳어진 신한금융 계열사 순서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전망이다. 표면적으로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 규모가 더 크지만 사옥 매각 등 일회성 비용을 제하면 영업적인 측면에선 신한캐피탈이 이미 신한투자증권을 뛰어넘었다. 그만큼 신한캐피탈의 본업 경쟁력 우위가 증명된 것이란 분석이다.
자연스럽게 나란히 임기 만료 맞는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과 이영창 신한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연임과 맞물려 내년 나란히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 남을지, 서로 다른 길로 접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기에도 성장한 신한캐피탈…업황 부진에 쉬어가는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282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동기 2089억원 대비 35.2% 가량 순이익이 늘었다. 신한금융 핵심 5개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다. 실제 주요 계열사들의 지난해 동기 대비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증가율은 신한은행 21.7%, 신한카드 9.1%, 신한라이프 마이너스(-) 32.3% 등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은 순이익 57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3674억원 대비 55.22% 가량 늘었다. 표면적으로 순이익 성장세가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사옥 매각 등 일회성 이익 4438억원(세전 기준)을 제하면 실제 3분기 순이익은 많지 않다.
신한투자증권은 올 3분기 별도 38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318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영업외손익 4770억원이 유입되면서 순이익이 크게 불었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분기별 순이익은 1분기 1045억원, 2분기 846억원 등 예년에 비해 저조했다. 올 상반기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 순이익은 133.8%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일회성 이익이 없었다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신한캐피탈과 신한투자증권의 실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경기침체와 업황부진이다. 증권업계와 캐피탈업계 모두 시장 불안정과 금리인상, 자금시장 경색 등 여파로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다만 이런 가운데 두 계열사 실적을 가른 것은 전략을 통한 위기대응력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증권수탁수수료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감소했다. 그나마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동기 대비 0.56%포인트 개선된 7.77%를 기록하며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신한캐피탈은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및 충당금 증가라는 악재를 만났다. 그러나 여신자산 증가에 힘을 실으면서 이자수익을 늘렸다. 더불어 보유한 유가증권 관련 수익도 늘어나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실제 올 9월 말 기준 신한캐피탈의 영업자산은 1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3.8% 증가했다. 기업여신과 유가증권 중심의 자산 성장을 지속한 결과다.
다만 충당금 등 리스크비용 증가로 영업수익의 순이익 전환율이 다소 낮아졌다. 특히 조달금리 상승과 IB 및 투자관련 지분증권의 평가손실 증가,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증가 등으로 순이익이 일부 감소했다.
◇핵심 계열사의 수장 교체 전망…'정운진·이영창' 운명은
최근 몇 년 신한금융 계열사 가운데 돌풍의 주역은 신한캐피탈이었다. 2019년 허영택 전 사장 취임 이후 투자금융(IB) 강화 기조를 통해 기업금융과 유가증권 투자 등에서 선전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그룹 내 주요 계열사로 올라섰다.
2020년 허 사장은 신한지주 경영관리부문장(CMO)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바통을 이어받은 인물이 정운진 사장(사진)이다. 정 사장은 신한금융 내에서 자본시장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가 취임한 뒤 신한캐피탈은 한번 더 체질개선에 성공하며 수익성 강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정 사장은 신한은행에서 동경지점 부지점장과 강남대기업금융센터장, 종합기획부 본부장, 경영기획그룹장(부행장보) 등을 거쳤다. 신한금융그룹에선 GIB사업부문장(부사장보)을 역임했다. 일선 영업 현장에서의 성과를 발판으로 대기업금융, 전략 및 재무, IB 등 분야에서 활약했다.
정 사장은 기존 기업금융·리스 등 여신전문회사에서 투자·IB 기반의 종합금융회사로 신한캐피탈을 완전히 바꿨다. 정 사장 체제 2년간 신한캐피탈은 매년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투자·IB·기업금융 전문회사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간 결과다.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정 사장은 올해 연임 가능성이 높은 CEO 중 한명으로 꼽힌다. 더불어 그룹 내 다양한 중요 보직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신한은행장 교체 등 상황이 발생할 경우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미 차기 신한은행장 예비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위기감이 감돈다. 2020년 신한투자증권은 2019년 라임펀드 부실 사태 직격탄을 맞고 침체됐던 조직 분위기를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해에는 주식시장 활황세에 올라타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하지만 올해 다시 위기를 맞는 모습이다.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사진)은 2020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취임 첫해 라임펀드 여진을 진화하는데 주력했다. 성과는 빠르게 도출됐다. 취임 1년여 만에 라임펀드 사태를 완전히 해소하고 리테일·WM부문 상처를 회복하면서 부진을 만회했다.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며 성장동력을 되살렸다.
지난해에는 증권시장 호황기에 올라타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써내려갔다. 주력인 리테일·WM부문은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듯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홀세일부문, GIB부문, GMS부문 등도 모두 성장하며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의 질도 좋아졌다. 2020년 실적 부진의 기저효과를 등에 업고 지난해 10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다시 부진을 겪고 있다. 시장침체 여파로 분위기도 한풀 꺾이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더불어 시장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태영건설 워크아웃]계속기업가치 1.1조 vs 청산가치 1조
- 대구은행, '계좌 임의개설' 제재 수위 가닥…불확실성 제거
- 전대금융 보폭 넓히는 수은…한도 82억달러로 상향
- [태영건설 워크아웃]우발채무 7000억에 뒤집힌 최종 지분구조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카자흐스탄은행, 고집스런 '기회의 땅' 도전 결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ABL생명, 이익체력 약점 노출…저축성이 발목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K-ICS 비율 경과조치 적용 꾸준한 개선세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다올저축, 예수금·대출 영업 '속도조절'…유동성 우수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ABL생명 결손금 폭탄…킥스비율에도 악영향
- [은행권 신경쟁 체제]진격하는 하나·우리, 체급차이 어떻게 넘을까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K-ICS 비율 경과조치 적용 꾸준한 개선세
- [은행권 신경쟁 체제]진격하는 하나·우리, 체급차이 어떻게 넘을까
- 신한금융 뿌리 깊은 나무와 새싹 '재일교포 주주'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농협생명, 새 회계기준서 부채규모 줄어든 비결은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농협생명, 부실한 자본관리 새 제도서도 취약성 드러났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농협생명, 경과조치 적용에도 킥스비율 둔화세 여전
- [은행권 신경쟁 체제]하나은행, 리딩뱅크 수성 전략은 '영업 올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교보생명, 늘어난 부채총액 상품구조 부담 커졌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교보생명, 취약한 자본항목 '상품·주식리스크'에 발목
- [은행권 신경쟁 체제]우리은행의 1등 선언…요동치는 판세서 기회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