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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채안펀드가 '온기' 불어넣었다...회사채 시장 '반전'전월 대비 투심 반전, 연말 발행물량 최대 9000억…정책자금·수급 개선 영향

이지혜 기자공개 2022-12-06 08:28:1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2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점휴업 상태였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11월 말 하이투자증권, SK㈜이 수요예측에서 크게 흥행하면서 공모채를 증액발행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도 이런 기세를 이어가며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12월 공모채 발행규모가 최대 8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2월보다 두배 가랑 늘어나는 것이다.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연말 회사채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안펀드와 함께 국민연금 등이 수요예측에 적극 입찰하면서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뜻이다.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 기조가 주춤하면서 투자자와 발행사에게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때 아닌’ 공모채 시장 활기, 12월 발행량 증가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2월 공모채 발행물량이 지난 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과 SK㈜가 8일 공모채를 대폭 증액 발행하면서다. 하이투자증권은 모집금액이 1500억원이었지만 공모채를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결정했고 SK㈜도 2100억원에서 2900억원으로 발행량을 늘릴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도 이달 안에 공모채 발행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모집금액을 2500억원으로 설정해 6일 수요예측을 치를 예정이다.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 공모채를 3100억원으로 늘려 발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표시: 추정치

이렇게 되면 올해 12월 발행되는 공모채가 최대 9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 예년 대비 대폭 증가하는 것이다. 공모채 발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12월 발행 물량은 4750억원에 그쳤다.

공모채 시장이 11월 폐장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한산했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가 이르면 9월부터 북클로징(채권매수중단)하는 데다 올해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10월부터 공모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는 점에서 12월 공모채 발행 증가는 주목할 만 하다”며 “특히 하이투자증권과 SK㈜가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것은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11월 2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배가 넘는 541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SK㈜도 흥행했다. 11월 30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4배가 넘는 86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10월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0월 공모채를 발행했거나 수요예측을 치른 기업은 모두 16곳으로 이 중 10곳이 미매각을 냈다. A급 이하 비우량채는 물론 AA급 우량채까지 예외는 없었다. 만기구조가 길거나 펀더멘탈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 탓에 공모채 시장은 11월 7일 교보증권을 끝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었는데 11월 말부터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채안펀드 등 정부자금 효과

채안펀드 등 정책자금이 채권시장에 활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채안펀드가 SK㈜ 수요예측에 참여하면서 입찰경쟁에 불을 지폈다”며 “국민연금도 정부정책을 의식해 수요예측에 적극 참여하면서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채안펀드는 SK㈜ 수요예측에 1100억원 규모로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채안펀드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10월 23일 금융당국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나온 시장안정조치에 따른 것이다. 채안펀드는 신용등급 AA- 이상 회사채를 매입해 자금시장 경색을 막는 역할을 맡았는데 12월 수요예측에서 제기능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채안펀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됐을 때도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채안펀드의 참여 여부에 따라 수요예측 청약을 결정하는 등 시장 분위기를 선도했는데 2022년 연말에도 이런 효과를 일부 발휘했다.

회사채 시장의 수급 상황이 개선된 점도 공모채 시장 분위기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원회는 기관투자자가 은행채 등 초우량채로만 몰려 일반 회사채 시장의 경색이 풀리지 않자 시중은행 등을 대상으로 은행채 발행 자제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채권 발행량이 많지 않아 기관투자자들이 일반 회사채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고채와 기준금리의 격차가 좁혀지자 크레딧 채권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향후 주요 연기금이 크레딧채권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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