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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슈퍼앱 출사표]"리멤버 사업 본질은 HR테크 넘어선 DB테크"③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 "경력직 채용시장 변화는 기회"

원충희 기자공개 2022-12-07 13:05:26

[편집자주]

드라마앤컴퍼니가 2014년 1월 선보인 '리멤버'는 이제 직장인 다수가 사용하는 명실상부 국민 명함앱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경력직 채용, 광고, 리서치 등으로 영토를 넓히면서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직장인 슈퍼앱으로 출사표를 던진 리멤버, 그들의 꿈과 도전 스토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5일 09: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식업과 IT의 결합으로 탄생한 신종산업을 푸드테크라 부른다. 직방처럼 부동산과 IT의 결합은 프롭테크, 로톡 같이 법률서비스와 IT의 결합된 형태를 리걸테크라고 칭한다. 그렇다면 리멤버 같은 플랫폼은 어떤 용어로 지칭될까. HR테크란 표현이 일반적으로 쓰인다.

그러나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사진)는 HR테크보다 'DB테크'로 리멤버 사업을 설명했다. 명함과 프로파일링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비즈니스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성장, 한국 직장인들의 필수 앱으로 자리 잡은 리멤버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최 대표를 만나봤다.

◇수기작성 '역발상'으로 명함앱 시장 경쟁서 승리

최 대표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시절 서울 동대문에서 넥타이, 와이셔츠 등 물건을 떼다 파는 일을 2년가량 했다. 이후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딜로이트컨설팅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에서 6년가량 지낸 뒤 창업을 결심했다.


2013년 6월 창업한 이후 그가 처음 선보인 것은 '프로필 미'라는 모바일 명함서비스였다. 명함을 전자화한 형태였으나 인기를 끌지 못했고 지금의 리멤버를 2014년 1월에 내놓는다. 최 대표는 "처음부터 명함앱을 생각한 것은 아니고 구직사이트 앱을 하려했는데 그냥 오픈된 걸로 해서는 오히려 승산이 없을 것 같으니 좀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며 "이걸 잘만 풀면 오히려 더 빨리 사용자를 많이 모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리멤버가 나올 때만 해도 국내에는 스무 개 정도 명함앱이 있었다. 이들과의 경쟁 끝에 명함앱 시장에서 우뚝 선 비결은 생각지 못한 역발상이었다. 이전 앱들은 명함을 스캔해 자동인식하는 기술이 근간이었으나 정확도가 떨어졌다. 결국 사용자가 일일이 확인하고 수정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외면받게 됐다. 리멤버는 직접 타이핑 입력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최 대표는 "리멤버 출시 당시 시장에는 앱이 많았는데 부정확함 때문에 소비자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관건은 입력의 정확도라고 생각했다"며 "자동인식 기술로만 풀려니 엄두가 안나서 수기입력을 택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기작성 인력을 회사 내에 둘 경우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는 "타이피스트들을 건당 얼마 이런 식으로 도급계약으로 풀어 생각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며 "완전 모험이었는데 초반에 20명 정도가 타이핑 해보고 소비자 만족도를 체크해본 결과, 다른 앱을 쓰다가 이탈한 분들도 리멤버로 들어오면서 더 자신감 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현재는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수기작성보다 자동인식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최 대표는 "그동안 학습 데이터가 쌓이니까 인식기술도 더 좋아지면서 수기작성 비중을 5% 미만으로 줄였다"며 "조만간 자동인식 비중이 100%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콘텐츠·직장인 커뮤니티 활성화…'블라인드' 바짝 추격

리멤버는 이제 명함앱을 벗어나 종합 비즈니스 포털로 진화 중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서비스와 아침마다 전송되는 경제·재테크 콘텐츠 '나우'를 통해 개인유저 서비스를 키우고 있다. 기존 명함앱으로는 사용자들이 플랫폼 체류시간이 짧은 만큼 이를 극복하고 회원들이 더 자주 오게 하기 위한 발상이다.

특히 어떤 주제나 이슈에 대해 단순히 댓글만 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명 및 사진을 오픈한 전문가들의 첨언을 붙여 신뢰성을 높였다. 커뮤니티 운영도 업권별 관심사, 이직, 사내생활 고민, 연봉 등 직장인들이 찾을 만한 내용으로 진행했다. 트래픽을 늘리기 위한 자극적인 글이나 이슈도 자체 정화하며 나름 '물관리'를 했다.

이를 통해 현재 리멤버 커뮤니티는 국내에서 가장 큰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바짝 추격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개인 사용자들로선 이직에 뜻이 당장 없더라도 좋은 커리어 제안을 받을 수 있는 문이 열렸고 커뮤니티와 뉴스 등도 이용 가능하다. 기업은 채용 솔루션을 통해 인재를, 광고 솔루션을 통해 고객을, 리서치 솔루션을 통해 전문가를 확보할 수 있다.


최 대표는 "리멤버 사업 진행단계는 일단 회원을 열심히 모으고 그런 다음에 기업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만들고 더 키워나가면서 이익구조로 전환되는 순서"라며 "우리가 하고 있는 업의 본질은 HR테크를 넘어 DB테크로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프로필을 확보하고 이 같은 회원 DB를 활용해 기업들과 잘 연결시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멤버의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면서 기업가치 제고와 향후 상장(IPO) 가능성도 최 대표가 염두에 두는 이슈다.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들어온 만큼 엑시트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는 "보통 사모펀드의 투자기간이 3~5년 정도이니 IPO를 한다면 한 5년 이내로 생각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그 기간 동안 경력직 채용시장은 큰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인구구조 변화가 구직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은 물론 한국도 인구가 점차 감소하면서 일자리보다 사람 수가 더 적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채용시장 변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이제 신입을 뽑는 것부터도 문제가 되지만 경력직들을 더 먼저 찾아나서 설득하고 영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장으로 가고 있다"며 "리멤버가 그 길목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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