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이후 롯데는…어깨 무거워진 CFO들 부채 많아지는 그룹 대들보 '케미칼', 결자해지 필요한 '건설'
박기수 기자공개 2023-01-16 07:39:1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6: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롯데그룹 계열사와의 채무관계,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자금보충·지급보증약정, 롯데건설의 차입금 증가 등은 레고랜드 사태가 롯데그룹에 남긴 흔적이다.레고랜드 충격에서 벗어나 자금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아직 위기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올해 재무 경고등이 켜졌던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의 내년 행보에 따라 그룹을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예정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부채 가중…강종원 CFO 무거운 어깨
롯데케미칼은 내년 1월 롯데건설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우발채무가 발생한다. 롯데케미칼에 5000억원을 빌린 롯데건설은 대여금 상환 등을 위해 내년 1월 250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인데 여기에 롯데케미칼이 지급보증을 선다.
롯데건설과 관련한 채무관계를 제외하더라도 내년 롯데케미칼은 자금 소요가 상당하다. 내년 초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계약금을 제외한 잔금(약 2조43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최근 이사회에서 통과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현금이 보충될 예정이지만 이를 훨씬 초과하는 유동성이 한 번에 빠져나갈 전망이다.
연결 재무상태 역시 큰 변동이 예상된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현금성자산이 줄어 순차입금비율 등의 증가가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이 석유화학 단지 조성을 위해 한국수출입은행과 그 외 대주단으로부터 3조1200억원을 차입했다. 차입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전부 담보로 내놨다. 또 보증기간동안 신용등급이 4단계 이상 하락하면 차입기관은 롯데케미칼의 국내 자산에 담보권을 설정할 수 있다.
차입 자체로도 연결 재무구조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51.7%, 17.8%이다. 아직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치를 보여왔으나 내년 이후 이 수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CFO인 강종원 상무의 어깨가 무거운 배경이다.
강종원 상무는 1993년 롯데케미칼로 입사해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롯데케미칼 일반회계팀장을 거쳐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장을 맡다가 2020년부터 롯데케미칼 재무회계부문장으로 임명됐다.
◇롯데건설, 리스크 그룹 전이 안되도록 '결자해지' 중요
문제의 진원인 롯데건설은 내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롯데정밀화학의 대여금 3000억원을 조기 상환한 것처럼 롯데케미칼(5000억원)과 우리홈쇼핑(1000억원)에서 빌린 대여금도 만기 안에 상환하는 모습을 시장에 보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내년 1분기부터 닥쳐올 차환 이슈도 해결해나가야 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1분기 다가오는 롯데건설의 PF 만기는 약 1조8696억원 규모다. 주택사업이나 정비사업 등 영업에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것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로 불거진 리스크가 타 계열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 포인트다.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KB그린에너지제1차에서 설정한 크레딧라인 4500억원에 대해 롯데물산이 자금보충약정을 섰다. 내년 초 회사채 발행으로 롯데케미칼이 지급보증약정을 체결하면 이 역시 '리스크 전이' 요소다.
시장 관계자는 "지급보증 등 약정을 체결하면서 우호적인 환경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상환 시점이 왔을 때 원활한 상환이나 차환으로 타 계열사에 리스크를 전이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증가한 부채비율 관리도 내년 시장의 모니터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리포트를 통해 "유상증자 및 계열사 대여, 금융권 신규 차입 등으로 유동성 확보하고 있으나 급격히 증가한 재무부담의 해소에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 CFO는 올해까지 재경부문장인 김태완 상무가 맡았다. 다만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박은병 외주구매본부장이 새로운 CFO로 부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Red & Blue]수급 몰리는 피제이메탈, 알루미늄 시세 급등 '수혜'
- 이에이트, 가천대·길병원과 '디지털 트윈 병원' 구축 MOU
- [멀티플렉스 재무 점검]베트남만 남은 롯데시네마 해외사업
- [뮤지컬 제작사 열전]EMK컴퍼니, 고속성장 비결은 '대기업과 10년 동맹'
- 모트롤 인수 추진하는 두산그룹, 3년 전과 달라진 건
- [LG화학의 변신]패착된 NCC 증설, 자산 유동화 '제값 받기' 관건
- [캐시플로 모니터]포스코인터 '조단위 투자' 거뜬한 현금창출력
- [항공사 기단 2.0]'공격 확대' 에어프레미아·이스타, 매출·리스 줄다리기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길었던 '불황의 그늘', HD현대 보수에도 영향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무늬만 국내산'에서 국산화율 80%…수출 '퀀텀점프'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가치 '7조' 추산…IPO 전망은
- 'K-GAAP과 IFRS 사이' 스마일게이트의 CB 스토리
- 스마일게이트, CB 전환권 만료 덕 순이익 '8512억'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롯데·SK·솔루스' 재무 한눈에 보니…CAPA가 실적 갈라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후발 주자 케이잼의 든든한 버팀목 '고려아연'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롯데 전지박 큰그림 속 조용히 힘 키우는 '롯데정밀화학'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재무체력 우수' 롯데EM, 배터리 캐즘 극복 청신호
- [기업집단 톺아보기]KCC글라스, 현대차 기반 안정적 수익 창출 지속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운전자본·증자·매각…솔루스첨단소재 조달 '고군분투'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SK넥실리스, 전방위 조달 필요성…SKC 증자 가능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