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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모니터]'어닝 쇼크' LG전자, 인건비부터 손댈까매출 상위 30개사 중 인건비 비중 1위...성과급 조정나설 듯

양도웅 기자공개 2023-01-16 07:42:38

[편집자주]

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09: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인건비 절감'이다. 판매관리비 가운데 비중이 클 뿐 아니라 원자재비, 전기요금, 감가상각비 등보다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때마다 많은 기업에서 채용 규모와 인센티브 등을 줄이겠다는 발표가 잇따르는 이유다.

지난해 취업 플랫폼인 사람인의 HR연구소가 39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23 경제상황 인식과 HR 동향'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9.9%가 경제 위기로 '내년도 인사 정책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인사 정책 중 영향 받는 부분은 '채용'이 50.4%로 가장 많았고 '보상·복리후생(34.7%)'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점을 비춰봤을 때 지난해 '어닝 쇼크'를 기록, 올해 수익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LG전자가 성과급 조정을 통해 인건비 절감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그렇지 않아도 LG전자 인건비는 매년 수천억원씩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별도기준 4조원이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출처=더벨플러스, LG전자 공시)

◇물류비 증가로 영업이익률 4%대로 뒷걸음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3조46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9조5615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580억원에서 3조5472억원으로 12.6%(956억원) 감소했다. 둘 다 잠정치로 당기순이익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매출액이 두 자릿수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하면서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100)은 지난해 4.2%로 전년 대비 1.3%포인트(p) 떨어졌다. 2020년 6.73%와 비교하면 2.5%p 하락했다.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조주완 대표이사·사장(사진)은'물류비 증가'를 꼽았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계 연결기준 운반비는 3조104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8296억원) 늘었다. LG전자의 해외매출 비중은 40%가 넘는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수출로 이뤄지고 생산한 물건을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대규모 운반비(물류비)가 발생한다.

물류비가 증가한 건 선박과 항공기의 연료 가격을 결정하는 원유 가격이 오르고 팬데믹으로 예년보다 물류 작업 인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연평균 원유 가격(이하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96.41달러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보다 128%(54.12달러), 2021년보다 39%(27달러) 올랐다.

올들어 원유 가격은 70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 6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75.20달러로 전년 평균 대비 22%(21.21달러) 떨어졌다. 원유 가격이 내려가면서 LG전자는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조 사장은 지난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현장에서 "작년에 상당히 늘어났던 물류비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어 1분기부터는 물류비 부담에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8년, 2019년과 비교하면 원유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당시 원유 가격은 배럴당 연평균 69.66달러, 63.53달러였다. 두 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4.41%, 3.91%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조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치가 4%대 중반 이상이라면, 원유 가격 인하에 따른 물류비 감소 외에 다른 부문에서도 비용이 줄어야 한다.


◇재계에서 인건비 비중 가장 높아...경쟁사 삼성전자는 성과급 줄여

물론 국내 생산시설에서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던 물량을 현지 생산시설로 이관해 물류비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생산물량 이전은 현장 직원들에게 가장 예민한 이슈로 중장기적으로 교섭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 문제다. 운송 과정을 효율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법도 적지않은 개발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단기적 처방은 인건비 절감이다. LG전자는 인건비가 매년 증가하고 인건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3분기 누계 별도기준으로 매출 상위 30개 상장사의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LG전자는 16.7%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많은 기업이 고물가와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인건비 비중을 줄인 것과 달리 LG전자의 인건비 비중은 오히려 전년동기 대비 커졌다. 2021년 3분기 누계 별도기준 인건비 비중은 15.2%였다. 이 또한 매출 상위 30개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절대적인 인건비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까지 별도기준으로 종업원급여는 총 3조69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6304억원) 늘었다. 지난해 종업원급여 증가율 면에서도 집계 대상 매출 상위 30개 상장사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2020년 3분기 누계 별도기준과 비교하면 종업원급여는 9186억원 증가했다.

(출처=LG전자 사업보고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기 때문에 성과급을 늘릴 명분도 크지 않다. 지난해 초 성과급 제도도 회사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목표 달성도를 모든 조직에 기본적으로 적용하고, 각 사업본부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목표 달성도 등을 반영해 지급률을 정하는 방법으로 개편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장(VS) 사업본부처럼 전년 대비 실적이 향상된 일부 사업본부를 제외하면 지난해처럼 많은 성과급을 받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이미 실적이 감소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초에 지급할 성과급을 지난해보다 줄인 것으로 알려진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 한차례씩 지급하는 '목표 달성 장려금(TAI)'의 지급률을 스마트폰 사업하는 MX사업부의 경우 기본급의 50%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아직 밝히기엔 이르다"며 "지난해 실적에 대한 설명이 예정된 이달 27일 이후에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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