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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CEO 인사 코드]현대글로비스, 역대 대표이사 모두 현대차 출신⑦재무·영업·구매 다양한 전문분야...초반 과도기 거쳐 안정화

조은아 기자공개 2023-01-17 07:40:56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인사가 최근 모두 마무리됐다.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가 자리를 지켰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인사는 과거 특정 경향성이 매우 짙었으나 최근 들어 점차 옅어지는 추세다. 과거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인사가 이뤄졌다면 최근 공식이 깨지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더벨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CEO 인사 코드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1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의 완성차 운송을 위해 2001년 설립됐다. 당시 현대차를 들고 독립한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현대상선을 대신해 물류를 담당할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100%를 출자했고 2005년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기 직전 정의선 회장이 약 40%, 정몽구 명예회장이 35%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태생부터 현대차, 그리고 오너 일가에 종속돼 있었던 만큼 역대 대표이사들 역시 자연스럽게 현대차 출신, 오너 일가의 측근들이 차지했다. 눈에 띄는 건 지금도 현대차 출신이 대표이사로 바로 선임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선임된 이규복 대표이사 부사장 역시 직전까지 현대차에 몸담았다가 대표 선임과 동시에 현대글로비스로 이동했다.

다른 계열사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내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인물 혹은 아예 그룹 밖에서 영입한 인물이 대표에 오르는 등 기존 인사 공식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초반 과도기 거쳐 김경배 사장 이후 안정

현대글로비스는 출범 이후 자주 대표이사가 교체되며 과도기를 겪었지만 김경배 사장 이후부터 확실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대 대표이사는 이주은 사장이다. 이 사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을 거치며 정몽구 명예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재무 전무가로 현대글로비스의 상장을 무사히 마무리했고 2007년까지 자리를 지켰다.

2009년 김경배 사장이 현대글로비스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현대글로비스는 모두 4명의 대표이사를 맞았다. 그러나 모두 1~2년을 채우지 못했다. 윤명중 부회장, 김치웅 사장, 양승석 사장, 이광선 사장 등이다. 양승석 사장은 현대글로비스 대표로 선임된 지 3개월 만에 다시 현대차로 이동했다. 이광선 사장 역시 100일을 채우지 못하고 고문으로 물러나는 등 2007~2009년 혼선을 거듭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역시 현대차 출신이라는 점이다. 전문분야는 다양하다. 김치웅 사장은 재무통, 양승석 사장과 이광선 사장은 영업통이었다. 사실상 전문분야와 상관없이 현대차그룹 인사라는 큰 틀 속에서 인사 이동이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명예회장 체제에서 현대글로비스를 대표하는 인물은 김경배 사장이다. 2009년부터 9년 동안 현대글로비스를 이끌었다. 현대차그룹에서 유일하게 장수 CEO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인물이다. 처음 대표를 맡았을 땐 45세의 나이로 현대차그룹 사상 '최연소' 대표이사라는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김 사장 이전 현대글로비스는 잦은 CEO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였으나 김 사장이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한층 안정됐다.

김 사장은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로 분류되지 않는다. 재무 전문가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기획실장과 인사총무실장도 지냈다. 특히 눈에 띄는 경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비서를 지냈다는 점이다.

몸담은 회사도 현대차,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등 다양하다. 현대글로비스 대표에서 물러난 뒤에는 현대위아 대표를 지냈고 지금은 HMM 대표를 지내고 있다.


◇다시 재무통...이규복 부사장의 역할은?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현대글로비스 역시 정의선 회장 체제의 시작과 맞물려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졌다. 김경배 사장의 뒤를 이은 건 김정훈 사장이다. 김 사장은 현대차·기아 통합부품개발실장, 구매관리사업부장, 통합구매사업부장, 구매본부장 등을 지낸 구매담당 전문가로 꼽힌다.

지금 현대글로비스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이규복 부사장이다. 그는 지난해 말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현대글로비스 새 대표로 낙점됐다.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 운송을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만큼 그룹에서도 신사업 육성을 위한 '멀티 플레이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사장은 기본적으로 재무에 능통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현대차에서 프로세스혁신사업부장과 차세대ERP(전사자원관리)혁신센터장을 겸직하는 등 경영 혁신 및 효율화도 이끈 경험이 있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사장의 재무분야 전문성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 지분율이 높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대표이사 직급이 단계 낮아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역대 최연소 대표였던 김경배 사장이 처음 선임될 당시 부사장이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사장이었다. 그러나 이규복 부사장은 이번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에 올랐다.

이는 정의선 회장 체제 이후 현대차그룹 전반에서 볼 수 있는 특성이기도 하다. 부회장이 10명도 넘었던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직급이 한두 단계씩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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