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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캡 상장건설사 히든이슈]'실탄확보·계열지원' 활용도 높은 HDC랩스플랫폼 기업 추구, 회사채 미매각 땐 계열사 지원

신준혁 기자공개 2023-01-16 07:53:38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낮은 스몰캡(Small-Cap) 상장건설사들은 오랜 업력과 증권시장에서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상세한 정보 파악이 어려운 곳이 많다. 특히 기업의 수익성과 가치, 안정성에 기대지 않고 일시적인 테마에 주가가 들썩이고는 한다. 전문가들은 스몰캡 상장건설사들의 진정한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숨겨진 이슈'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총 2000억원 안팎의 상장건설사들의 각종 이슈를 발굴해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583위 HDC랩스는 HDC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책임질 핵심 계열사다. IT 경쟁력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결합한 'AIoT(사물지능)' 플랫폼을 추구하고 있다.

다만 저조한 수익성과 과도한 내부거래비율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룹의 곳간 역할으로 활용된 탓에 자칫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랩스는 지난해 10월 27일 지주회사 HDC에 300억원의 금전대여를 승인했다. 자기자본 대비 11.29%에 해당하는 금전을 빌려준 셈이다. 대여기간은 올해 10월 26일까지다.

이 대여금은 HDC랩스가 HDC에 운영자금을 대여한 첫번째 케이스다. 연 이자율은 7.5%로 매겨졌다. 재무제표상 단기대여금은 유동자산 과목으로 표시한다.

HDC는 같은날 HDC랩스로부터 차입한 300억원을 포함해 총 780억원을 통영에코파워에 대여했다. 통영에코파워는 이 차입금을 활용해 통영 안정국가산업단지 내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가스터미널 공사에서 발생한 차입금을 상환하고 신규시설에 투자했다.

HDC는 외부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HDC랩스의 현금을 활용해 통영에코파워를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HDC는 822억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해 94%에 해당하는 780억원을 직접 빌려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후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3분기 내내 실적 감소세가 이어졌고 2조원을 넘겼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9736억원으로 줄었다.

통영에코파워가 처음부터 그룹에 손을 벌린 건 아니다. HDC로부터 자금차입을 결정하기 직전 51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전량 미매각을 냈다. 한화에너지가 지급보증을 서며 연이자율 7%에 달하는 금리를 내걸었지만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미매각된 회사채는 주관사인 한투와 NH, SK, KB, 유진, 유안타증권이 인수했다.

업계에선 HDC그룹이 HDC랩스를 활용해 그룹 계열사를 지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이 시나리오가 고착화될 경우 HDC랩스의 신사업 투자가 둔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HDC랩스는 그룹 내에서 활용도가 높은 계열사다. IT 분야의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구축할 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을 부동산에 접목한 프롭테크 영역을 개척할 전망이다.

현재 부동산 관리업인 리얼티(FM·PM·LM) 부문과 홈서비스, 스마트빌딩(IBS)에 주력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디벨로퍼 역량에 IT를 융합해 공간 솔루션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신축건물에 스마트 네트워크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매출의 상당 부분을 HDC현대산업개발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과 HDC아이파크몰, HDC아이앤콘스, 호텔HDC 등 특수관계사와의 내부거래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1953억원으로 별도 매출 대비 44%를 기록했다.

내부거래를 통해 유입된 순이익은 고스란히 현금성자산으로 쌓였다. 그룹 내 HDC현대산업개발 다음으로 많은 현금을 보유 중이다. 현금은 2019년 734억원에서 다음해 1288억원으로 상승했고 2021년 말 1919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은 1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

상장 당시에는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와 우회상장이라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과거 HDC아이서비스는 2018년 IPO를 추진했지만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공모 희망가 밴드(8300~1만700원) 하단 이하를 제시한 탓에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HDC는 3년만에 HDC아이서비스와 HDC아이콘트롤스의 합병을 추진해 우회상장의 물꼬를 텄다. 주요 주주였던 HDC와 정몽규 HDC 회장의 개인회사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합병에 따라 각각 537만1451주와 100만7525주를 받았다. 비상장사 HDC아이서비스의 지분이 상장사 HDC랩스로 치환된 셈이다.

HDC 관계자는 "다양한 관점에서 조달방식을 검토한 결과 자금대여를 결정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사업 특성상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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