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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수탁은행 스탠스 변화, 대란 완화 무게 우리·신한 계약 PBS 확대…직접 나선 증권사 '경쟁모드'

양정우 기자공개 2023-01-25 09:54:3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후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드리웠던 수탁 대란이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 수탁 시장을 지배해온 시중은행이 그간 거부감을 드러냈던 펀드 수임에 다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19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파트는 최근 우리은행과 헤지펀드 수탁 계약을 체결했다. KB증권과 PBS 계약 체결하는 주요 펀드의 수탁 업무를 우리은행이 선별해 소화하는 내용이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새롭게 조성되는 펀드를 수임하고자 계약 상대방(증권사)을 확대한 결정이다.

지난해 4분기엔 신한은행이 증권업계와 신규 계약 체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PBS 부서와 새로운 헤지펀드 수탁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동안 신규 수탁의 수임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전향적 스탠스로 돌아서면서 영업 강화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개화와 동시에 이들 상품의 주요 수탁은행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 PBS 사업을 벌이는 주요 증권사와 호흡을 맞추면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환매 중단 쇼크에 따라 은행권 전반이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실었고 헤지펀드 수임에 빗장을 걸면서 수탁 대란이 본격화됐다.

WM업계 관계자는 "대표적 시중은행이 수탁 비즈니스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며 "비시장성 자산을 담은 상품이나 소형 운용사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하지만 신규 펀드를 아예 지양하는 기조는 사라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수탁 대란 탓에 시름하던 중소형 하우스도 반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펀드 수탁은 자산운용사 등 다른 금융회사를 위해 증권과 채권 등의 자산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업무다. 펀드 수탁사는 계약을 맺은 운용사의 지시를 받아 자산을 취득하거나 처분에 나선다. 이런 펀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동시에 운용을 감시하는 역할도 부여받았다.

국내법상 수탁사는 국내 증권사의 PBS 파트다. 하지만 이들 부서는 단순 수탁 업무의 경우 수탁은행에 재위탁하고 있다. 그 대신 PBS 고유의 △체결, 결제 △대차 △스왑 등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보관, 관리 업무는 시중은행의 몫인 셈이다. 이 때문에 PBS와 수탁은행은 통상적으로 전체 수탁 수수료를 반반씩 나눠갖고 있다.

환매 중단 사태의 파장이 워낙 컸던 탓에 수탁은행이 거부감을 가졌으나 수탁 사업의 성장 여력은 작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1300조원 대를 넘어서면서 2013년(621조원)보다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펀드 시장(일임 포함)이 성장했다는 건 그만큼 수탁 시장도 커졌다는 뜻이다.

근래 들어 증권업계도 수탁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이미 수탁 비즈니스를 정식 론칭했고 그 뒤를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뒤쫓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중은행의 텃밭인 국내 수탁 시장에서 '은행-증권사' 격돌이 불가피하다. 증권사는 후발주자인 만큼 리스크 관리를 비롯해 자기 색깔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1997년 시중은행이 펀드 수탁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후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5개 은행이 시장을 지배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헤지펀드 시장(PBS 계약 기준)은 40조70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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