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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그리는 글로벌 3.0]포시마크 인수로 북미까지, 글로벌 C2C 지도 완성 '눈앞'⑤2020년 크림 설립 후 13개사 지분투자·M&A, 리커머스 포트폴리오 다양성↑

이지혜 기자공개 2023-01-25 12:35:44

[편집자주]

2022년 4월 네이버가 '글로벌 3.0'을 새 비전으로 선포했다. 최수연 대표이사가 네이버의 수장으로 선임된 지 약 반년 만에 내놓은 비전이다. 동시에 네이버는 2027년까지 이용자 수 10억명,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포시마크 인수는 네이버 글로벌 3.0의 상징적 딜로 꼽힌다. 네이버 사상 최대 빅딜인 만큼 C2C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보였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왜 글로벌 3.0의 핵심전략으로 C2C를 바라봤을까. 네이버의 글로벌사업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개인 간 거래(C2C) 분야의 글로벌 사업자로 발돋움했다. 최근 미국의 중고 패션 플랫폼 1위 기업인 포시마크(Poshmark)에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하면서 글로벌 C2C 지도가 완성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한국 중고 스니커즈 거래플랫폼인 크림(KREAM)을 설립한 뒤 단 2년 만에 싱가포르, 스페인, 프랑스,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에 이어 미국까지 유망한 C2C 기업에 잇달아 투자했다. 사업영역만 넓어진 게 아니다. 취급 품목도 늘어났다. 일반 패션에 럭셔리 패션, 가전제품, 중고차까지 네이버는 모든 품목을 아우르는 C2C 사업자가 됐다.

이제 관건은 시너지를 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의 “포시마크와 함께 투자하고 발전하며 단기간 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발언에서는 C2C사업에서 시너지 창출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크림이 시초, 2023년까지 '숨가쁜' C2C 기업 투자

20일 네이버의 공시 등에 따르면 포시마크를 포함해 네이버가 설립했거나 지분투자, 인수한 기업이 모두 13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1월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으로 만든 크림이 시초가 됐다.

이를 시작으로 네이버는 2020년 9월 동남아시아 최고 중고거래 플랫폼인 '캐러셀' 지분 8.3%를 확보, 그 해 말에는 일본에 중고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거래하는 빈티지시티 플랫폼을 설립했다.


2021년에도 투자는 이어졌다. 크림, 캐러셀, 빈티지시티 등으로 C2C 산업, 리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을 확신한 네이버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네이버는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이 설립한 캔처캐피탈(VC)인 코렐리아캐피털이 조성한 K펀드를 활용해 스페인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왈라팝'에 수천억원을 투입해 지분을 인수했다.

K펀드를 활용해 투자한 기업은 왈라팝 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도 네이버의 투자 대상에 올랐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유럽 최대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최근 한국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스니커덩크를 운영하는 '소다'를 인수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의 종속회사가 된 크림을 통해서다. 인수 시점은 2021년 7월 23일이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가 글로벌로 시각을 넓혀 특히 패션 분야의 C2C, 리커머스 기업을 집중 인수했다면 작년부터는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네이버가 패션 외 분야와 동남아시아에도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5월 네이버는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1위에 오른 리퍼 가전제품이나 중고 IT기기 등을 거래하는 리벨로 운영사 '키스타테크놀로지'의 지분을 2.7% 확보했다. 동시에 한국에서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체카' 지분도 3% 확보했다.

물론 주력은 패션이었다. 2022년 인수한 한국의 시크먼트, 말레이시아의 쉐이크핸즈, 태국 사솜컴퍼니 모두 중고 패션제품을 주력으로 다룬다.

지난 1월 5일 마무리된 포시마크는 네이버 C2C 기업 투자 역사에 있어 '화룡점정'이라 부를 수 있다. 네이버가 1조6700억원을 들여 지분 100%를 인수했다는 것의 상징성도 크다.

◇글로벌 C2C 인프라 완성, 다음은 수익창출

네이버가 전 세계에 지분을 투자했거나 기업은 인수한 곳은 한국, 일본, 태국과 싱가포르, 스페인, 프랑스, 미국에 이른다. 포시마크가 캐나다, 인도, 호주에 진출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네이버가 전 세계 주요 국가에 모두 거점을 확보해둔 것이나 다름없다.

품목도 다양하다. 일반 패션 아이템부터 중고차, 전자기가, IT 기기, 일반 중고제품까지 C2C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

최 대표는 포시마크 인수를 놓고 "C2C 시장 태동기부터 주목해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며 "이번 포시마크 인수로 북미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C2C 기업에 힘을 실은 이유는 명확하다. 성장성이 좋아서다. 이커머스 시장은 아마존, 쿠팡 등에 의해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지만 반면 C2C 시장이나 리커머스 시장은 다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18년까지만 해 200억달러 규모를 넘치 못하던 글로벌 C2C시장 규모가 2021년 36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2025년에는 77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부터 관건은 각 C2C 기업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어떻게 이익을 내느냐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당장 포시마크만 해도 2020년 반짝 흑자를 냈다가 2021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은 물론 올해까지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B2C로 이커머서 사업을 다져놓고 글로벌 C2C사업에 진심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 이익 기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C2C에 대한 중장기 사업 전략의 가시화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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