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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리더는]이원덕 우리은행장, 포트폴리오 완성할 전략가우리지주 ‘재출범·민영화’ 일등공신…은행장 취임 뒤엔 실적 고공행진

고설봉 기자공개 2023-01-30 07:10:1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우리금융그룹 회장(CEO) 후보 중 이원덕 우리은행장(사진)은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그는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과 우리은행장 등 요직을 역임하며 그룹 내 차기 리더 후보 육성 과정을 차근차근 거쳤다.

은행 경력 대부분 재무, 자금, 전략 등 핵심 요직에 모두 몸 담으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우리은행장으로서 활약하며 실력과 능력에 대한 검증도 마쳤다. 우리금융 완전민영화 바통을 이어받아 포트폴리오 빈칸을 완성할 적임자로 돋보인다.

◇검증된 전략가 면모…우리지주 ‘재출범·민영화’ 일등공신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27일 우리금융그룹 회장 선임을 위한 숏리스트 후보군을 추렸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과 함께 무난히 숏리스트에 승선했다.

임추위 시작 전부터 이 행장은 숏리스트에 당연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날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만큼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부상했다. 이 행장은 경합을 벌이는 후보 중에서도 현 지위나 경력, 평판 등 여러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과(사진 중앙) 임원들이 2023년 1월 1일 홍유릉에서 고종황제의 창업정신을 기리며 참배하고 있다.

이 행장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현 시점 우리금융의 리더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을 대부분 갖췄다는 점이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이후 포트폴리오 완성과 미래 비전 설계라는 대계를 수립하는 과정에 있다. 우리지주 재출범과 민영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이 행장의 이력은 더욱 돋보인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에서도 손꼽히는 전략통이다. 우리은행에서부터 우리지주까지 중급 관리자 이후 전략·기획 쪽에 오래 몸담으며 우리금융의 성장 과정에서 시의적절한 전략을 제시해 왔다. 그는 우리금융 재출범과 민영화의 성공 주역으로 분류된다.

이 행장은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는 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주로 재무, 전략, 자금부 등 핵심부서에서 그룹의 성장과정을 함께 해 왔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우리은행 재무기획팀에서 차장과 부부장을, 2006년에는 전략기획팀에서 수석부부장을 지냈다. 2007년에는 일산호수지점장으로 발령받아 영업점에서의 경험도 쌓았다. 2008년 검사실에서 수석검사역을 역임하는 그는 2009년 자금부장으로 은행의 자금관리 업무 경험도 추가했다.

이후 우리금융지주로 옮겨가 2012년 글로벌전략부장, 2013년 전략기획부장을 역임했다. 은행 전략 뿐 아니라 지주의 전략을 실무단에서부터 경험했다. 이후 다시 은행으로 복귀해 2014년 우리은행 전략사업부 부장으로 활약했다. 같은해 12월 미래전략부 영업본부장을 맡은 그는 2017년 3월 미래전략단 상무가 됐다.

손태승 회장이 행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7년 12월에는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장(상무)으로 발령받았다. 당시 손 회장은 행장 취임 후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임원들 대부분이 물갈이했다. 하지만 이 행장은 전임 이광구 행장이 선임했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본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해 당시 성과주의 인사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우리금융은 2020년 회장-행장 체제 분리를 단행했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 겸직을 떼면서 그룹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지주사 조직체계를 더 정교하게 손 봤다. 이 과정에서 지주사 임원을 늘리고 기존 2개 총괄체제를 5개 부문 체제로 바꿨다. 기존 전략기획 업무와 재무관리 업무가 분리됐는데 이 행장은 지주 경영전략을 집중해서 보는 그룹 CSO로 발탁됐다.

당시 그가 맡았던 전략부문은 전략기획단의 상위조직이었다. 계열사들의 성장 전략 모색 등 큰 그림으로 그룹 성장 플랜을 세우는 곳으로 재출범 이후 그룹의 재건 과정에서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사실상 이때부터 이 행장은 우리금융 포트폴리오 강화의 밑그림을 그리는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 과정에서 지주 CSO 선임과 함께 지주 사내이사로에도 올랐다. 단순 이사회 참여 뿐 아니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직무대행의 역할도 부여받았다. 이 시기부터 이 행장은 사실상 차기 리더그룹의 주요인물로 부각됐다.

이 행장은 민영화 과정에서 잠재투자자 관리와 지분매각을 담당하며 과점주주 지배구조 체제 완성을 위한 역할을 이행했다. 그 결과 우리금융은 과점주주체제를 출범하고 완전 민영화에 성공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은행장 취임 뒤 보여준 사상 최대실적 성과

이 행장의 또 다른 강점은 우리은행장으로서 보여준 경영성과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은행장 취임 뒤엔 영업력 강화와 체질개선 등을 주도하며 사상 최대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경영자로서도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행장은 초기부터 고객 신뢰 회복과 영업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과거 사모펀드 사태를 진화하고 유실된 시장 지배력을 탈환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3대 경영 키워드로 ‘고객, 시장, 직원’을 내세웠다.

성과는 빠르게 도출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우리은행은 2조38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1년 동기에 비해 3960억원(19.5%) 가량 순이익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연간으로 보면 순이익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행장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 상황을 읽고 적절한 영업전략을 제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전통적인 기업대출 강자의 면모를 부각해 기업금융 시장에서부터 경쟁사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전략은 시의적절했다.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 축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시중은행 중 가장 돋보이는 기업대출 성과를 냈다.

더불어 금리 인상으로 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수신경쟁에 힘을 빼기 보단 운용 측면에서 수익성을 높여 원가율 상승세를 상쇄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상승하며 수익성을 상승세를 견인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NIM은 1.62%로 2021년 3분기 누적 1.36% 대비 2.6% 포인트 개선됐다.

순이익 상승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ROE는 12.94%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4대 시중은행 중 최고 수준이다. 자기자본 규모를 감안했을 때 우리은행이 가장 탁월한 성과를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2020년 5.83%까지 급락했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 행장의 안정적인 경영에 힘입어 우리금융의 실적도 고공 행진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조66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행장은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그룹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우리금융 차기 CEO를 선정하는데 있어 자추위는 업무수행능력과 실적 성과 등 외에도 도덕성과 평판, 그룹 CEO간 협업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행장은 이같은 평가항목에서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두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이 행장은 그룹 내에서 친화력과 포용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품이 온화하고 상대 눈높이에 맞춰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함도 갖췄다. 화려한 수식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 묵묵하게 경영 성과로 메시지를 보내는 타입의 경영자다.

그간의 이력과 업적, 리더로서 자질 등을 감안하면 이 행장은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차기 회장 후보로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특히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를 달성하고 새출발하는 과정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이 행장이 지닌 전략가적 면모와 영업성과 등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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