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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못하는 LG? [thebell desk]

원충희 산업2부 차장공개 2023-02-01 10:34:4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케팅 못한다는 말은 이제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의 마지막 멘트는 청중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간담회에서 만난 조 대표는 LG전자를 둘러싼 '농담 반 진담 반' 같은 오명을 유머로 푸는 여유를 보여줬다.

그러고 보면 LG전자는 유난히 마케팅 못한다는 이미지가 박혀있다. 인터넷만 조금 찾아봐도 온갖 밈(meme)이 나온다. LG전자도 한때 광고대상 수상작들을 남겼지만 언제부터인가 제품은 좋은데 마케팅만 못한다는 놀림의 대상이 됐다.

그런 LG전자가 요즘은 변한 모습을 보인다. 방탈출 까페 이벤트를 열어 씽큐 앱을 알리고 주력 생활가전을 직접 체험하는 어나더 키친 행사도 개최했다. 고객이 지인들과 함께 직접 음식을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옛 사명을 따서 금성오락실을 선보이기도 했다. 뉴트로(New+Retro) 콘셉트의 OLED TV 팝업 스토어다. 여기에 가면 '사실 마케팅 잘하는 LG'라는 용감한(?) 포스터도 여러 개 볼 수 있다. 뭔가 작심을 한 게 느껴질 정도다.

LG전자가 추구하는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F·U·N 고객경험 제공의 일환이다. MZ세대를 타깃으로 고객경험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F·U·N 개념이 처음 언급된 것은 조 대표의 지난해 신년 메시지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F·U·N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고객경험 혁신이라고 밝혔다.

이는 더 나아가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말과도 연결 된다. 구 회장은 "고객 감동을 완성해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팬덤 형성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 미국 애플이 갖가지 논란을 겪으면서도 탄탄한 팬층 덕분에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 된 것과 같은 맥락의 '찐팬' 전략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전시장 수요가 위축됐다. 출시되는 제품의 종류는 다양하나 그만큼 개별 제품에 대한 고객 인지도는 떨어지는 추세다. 제품의 특징과 기능보다 기업이 제공하는 경험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구별한다.

과거와 달리 요즘 소비자들은 모든 경험을 비교한다. 인터넷 모바일 환경이 발달하면서 후기, 리뷰처럼 SNS 등을 통해 기존 고객의 구매 경험이 타 고객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접하는 전 과정에서 체험을 관리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제품은 좋은데 마케팅을 못한다는 LG전자의 고정된 인식을 깨고 싶다는 조주완 대표. 그를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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