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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나노팀, 공모가 못 낮추는 이유 '프리IPO'에 답있다작년 3월 '대신·하이·이베스트' 투자유치, 주당 1만27000원…공모가 상단 1만3000원과 유사

강철 기자공개 2023-02-01 07:07:03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노팀이 공모가 밴드를 1만1500~1만3000원 그대로 유지한 채 수요예측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스카운트 없이 31.46배라는 과도한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한 가격으로 기관 투자자의 가치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단가 할인을 실시하지 않는 식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외면하는 것은 작년 3월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 당시 산정한 밸류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리-IPO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히지 않기 위해서는 1년 전 매매가인 1만2700원보다는 높은 단가를 확정해야 한다.

◇PER 31.46배 그대로 유지

나노팀은 오는 2월 14일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에 앞서 투자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기업 설명회(IR)도 실시할 예정이다. IR과 수요예측을 포함한 전체 공모 업무는 한국투자증권 IB1본부가 총괄한다.

공모가 밴드는 1만1500~1만3000원(액면가 500원)을 제시했다. 엘앤에프, ㈜천보, SKC, ㈜후성 등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상장사 4곳의 PER과 2021년 4분기부터 2022년 3분기까지의 4개 분기 누적 순이익을 토대로 단가 밴드를 계산했다. 밴드 상단에 상장 예정 주식수를 곱한 공모가 시가총액은 최대 2490억원이다.

시장은 PER이 과하게 높은 엘앤에프와 ㈜천보가 피어그룹에 포함된 점을 거론하며 나노팀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비싼 공모가를 산정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공모가 계산 과정에 적용된 두 비교 기업의 PER은 엘앤에프 48.46배, ㈜천보 38.38배다. 덕분에 31.46배라는 높은 평균 PER을 확정할 수 있었다.

일각에선 나노팀이 애초에 공모가 할인을 염두에 두고 높은 밸류를 제시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다만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아직 디스카운트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요예측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점을 고려할 때 처음 제시한 1만1500~1만3000원 그대로 공모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업계에선 이 단가로는 나노팀이 원하는 수준의 수요를 모으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차전지가 아무리 매력적인 업종이라 해도 30배가 넘는 PER을 적용한 것은 업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합리적인 프라이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2022년 코스닥에 입성한 2차전지 상장사 가운데 30배가 넘는 PER을 적용해 공모가 밴드를 산출한 기업은 한곳도 없었다. 8월 말 상장한 대성하이텍의 경우 적용 PER이 나노팀의 절반 수준인 15.2배에 불과했다.

공모가에 적용한 22.2~31.2%의 할인율도 최근에 상장한 기업과 비교하면 전혀 시장 친화적이지 않다. 일례로 작년 4분기에 상장한 모델솔루션, 에스비비테크, 샤페론, 플라즈맵, 저스템, ㈜산돌, 뉴로메카, SAMG엔터테인먼트 등은 할인율 상단을 40% 이상으로 설정했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52.2~57.8%를 제시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PER이 30배가 넘는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에게 고밸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며 "다만 구주매출을 포함했던 공모 구조를 전량 신주 발행으로 변경하는 등 나름 시장 친화적인 접근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인다"고 밝혔다.
*2022년 4분기 이후

◇공모가 1만3000원 확정해야 투자자들 손실 면해

나노팀이 선뜻 공모가 할인을 결정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1년 전 프리-IPO를 추진할 당시 산정한 단가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노팀은 2022년 3월 몇몇 증권사와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프리-IPO 투자 유치를 단행해 100억원 안팎의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당시 프리-IPO 라운드에 참여한 투자자는 주당 1만2700원에 지분을 매입했다.

1만2700원은 공모가 밴드 상단인 1만3000원과 거의 유사하다. 나노팀이 이번 공모에서 프리-IPO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히지 않기 위해서는 공모가를 최소 밴드 상단으로는 확정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예비 상장사는 프리-IPO 밸류와 비교해 최소 2~3배 높은 공모가 밴드를 산정한다"며 "1년 전 1만2700원에 지분을 매입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1만1500~1만3000원의 공모가 밴드를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노팀도 현재 공모가 밴드가 시장의 눈높이보다 과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투자자의 수익률을 생각하면 공모가 밴드를 프리-IPO 때보다 더 낮게 제시할 수도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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