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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투스, 소재 경쟁력으로 미국시장 '정조준' [thebell interview]하춘욱 대표 "에어필터 신사업 본격화, 인재영입으로 속도…주주환원 이어갈 것"

이상원 기자공개 2023-02-06 13:54:52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앤투스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 성공의 20년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하춘욱 대표는 겸손했다. 오히려 자신은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주변의 도움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말한다.

창업 초기와 달리 투자와 기업공개(IPO) 과정을 거치면서 하 대표의 지분율은 절반 아래로 낮아졌다. 더이상 자신의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명확하다며 개인과 회사의 목표를 철저하게 분리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에게서 경영에 대한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이 느껴진다.

그는 회사의 존재 의미가 단순히 물건을 팔아 수익을 내는 것 이상으로 의미와 가치 제공에 있다고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수 많은 도전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장보다 앞으로의 도전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하 대표를 더벨이 만나봤다.

◇대기업 직원에서 사업가로, 엔지니어링에서 필터로

하춘욱 대표(사진)는 과거 현대자동차에서 엔지니어링 업무를 약 10년간 담당했다. 현대차에서도 해당 업무는 힘들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그의 사업에 토대를 마련해 줬다는 점에서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퇴사후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엔지니어링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국내에서는 유일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였던 만큼 틈새시장을 노렸다. 5~6년의 업력이 쌓이자 하루는 한 외국 고객사로부터 요청을 받았다. 10만 캐파(생산능력)의 공장을 지으려 하는데 이튿날까지 기본견적을 제공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 대표는 직원 3명과 정해진 시간까지 작업을 마치고 7700만달러의 계약을 따냈다. 이를 통해 '7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하 대표는 "당시 계약을 계기로 이후에 비딩도 없이 이분들로부터 1억5000만달러의 계약을 따냈을 정도로 신뢰를 쌓았다. 결과물로 만족시켰다는 의미"라며 "사업을 하면서 저만의 원칙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엔지니어링 사업은 접었지만 당시의 노력과 시스템은 지금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필터, 마스크로 사업을 전환한 것은 성진을 인수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하 대표가 알아본 결과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었다. 핵심 소재와 필터는 개발이 어려운데 20년전 자체적으로 개발을 완료한 상태였다. 당시 3M과 도레이와 맞먹을 정도의 기술이었다.

그는 "당시 성진에 대한 평판이 제품은 저렴하지 않은데 품질은 좋고 믿을 만한 곳이었다. 과거 우리가 엔지니어링 사업할 때 평판이 그랬다"며 "소식을 듣고 10분만에 연락해 인수의향을 밝혔다. 다음날 부산에 내려가 가계약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인수 후 한동안 하 대표는 혼자서 부산을 다니며 성진 직원들을 챙겼다. 본사 소재지도 부산으로 이전했다. 피합병 기업의 직원이 아니라 합병한 회사의 메인이고 주축이라는 생각을 직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무엇보다 소재 기술력이 근간인 만큼 소재에 대한 개선과 연구는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하 대표는 "새로운 소재에 대한 연구가 단기간에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구개발에 100억 단위를 투입하는 것은 중소기업으로서 감당하기 쉬운 것은 아니지만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늘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기회 찾아 글로벌 시장 '노크'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마스크 붐'이 일어났다.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 때 마스크 제조사는 1500개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식약처 기준 약 400개만 남아있는 상태다. 3분의 2가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실제 현장은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씨앤투스도 팬데믹 당시에는 2교대로 정신없이 돌아가며 수요에 대응했다. 하지만 수요가 줄어든 지금 가격을 낮추기 보다는 1교대로 전환해 공급량을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다. 캐파에 맞는 만큼한 공급하며 이제는 견고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하 대표는 "엔데믹 걱정을 많이들 하고 계신다. 하지만 팬데믹 당시부터 우리는 이 같은 고민을 해왔다. 코로나19가 계속 갈수는 없다"며 "우리는 팬데믹 이전부터 마스크 사업을 해왔고 기존의 시장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이제는 엔데믹으로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청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준비중이다. 공기에 대한 인식도 변하는 만큼 차량용 에어필터부터 다양한 필터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에어케어(가칭)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엔지니어링 전문가로서 기기에 필터 기술을 결합해 실내 공간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여러 제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2분기부터는 차근차근 출시해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워낙 큰 시장인 만큼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 본격적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인재영입으로 신사업 속도…"주주환원 이어갈 것"

하 대표는 지난해 윤자경 전무에 이어 김치우 전무를 잇따라 영입하며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무는 언론인 출신으로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를 지냈다. 김 전무는 기아 출신으로 글로벌사업기획실장을 역임했다. 하 대표는 씨앤투스 신사업의 '키맨'으로 이 둘을 꼽았다.

하 대표가 윤 전무를 영입한 이유는 그의 좋은 안목이다. 새로운 성장 원동력을 식별하는 데 좋은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경영관리·투자·브랜딩·영업 등을 맡고 있다. 김 전무는 미국 시장 진출을 기획하고 있다. 호락호락한 시장이 아닌 만큼 한정된 자원으로 효과적인 전략을 구상하는 작업을 맡겼다.

미국 공기청정기 필터 시장은 많을 때는 60~70%를 중국으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미국이 새로운 공급처를 찾고 있는 가운데 하 대표는 씨앤투스의 베트남 법인에서 이 수요를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 초기부터 수년간 신제품 개박 역량을 강화하고 고도의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현재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B2B 기업에서 B2C 기업으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마케팅, 세일즈 등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그는 "과거 대비 B2C 기업의 DNA가 많아졌다. 지금은 60~70% 정도다. 필터나 마스크를 많이 하고 있지만 여기에 국한돼서 우리 경쟁력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재 개발과 함께 글로벌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제품 라인업을 재구성해 신사업을 위한 씨앗을 끊임없이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자체 브랜드 '아에르'도 키우고 있다. 고객들에게 다른 차원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는 게 하 대표의 생각이다. 같은 마스크 제품이라도 편안하고 멋지고 세련되게 만들고 싶다는 그다. 여기에 기술과 문화적 요소들을 가미해 빠르게 진화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맞춰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하 대표는 신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함과 동시에 주주환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상장후 주가 부양을 위해 수 차례에 걸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주친화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하 대표는 "주식시장에서 팬덤을 이뤘으면 좋겠다. 씨앤투스의 주주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정도로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다"며 "여건이 된다면 꾸준히 유통주식을 매입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주주들에게 돌려드리고 싶다. 자사주 소각은 이런 의지가 반영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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