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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연초효과 긴급점검]해 바뀌자 분위기 '대반전'...1월에만 '30조' 수요 폭발①AA- 크레딧 스프레드, 두달 사이 106bp 하락...금리하락에 회사채 '상대적' 매력 부각

이상원 기자공개 2023-02-09 07:27:27

[편집자주]

1~2월은 회사채 시장의 대목이다.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활동을 재개하면서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수요예측 경쟁률이 상승한다. 올해 회사채 시장의 연초효과는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정책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기관투자들이 수요예측에 엄청난 자금을 집어 넣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발벗고 지원에 나섰던 게 무색할 정도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연초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정부정책의 효용성 등에 대해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이 유례없는 연초효과를 누리고 있다. 연초효과는 기관투자자가 한 해 투자를 재개하면서 크레딧 스프레드가 연말 대비 큰 폭으로 축소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국고채와 은행채, 공사채 등 금리가 하향 안정되자 회사채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금융지원을 이어가고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회사채를 향한 투자심리가 폭발하고 있다.

대기하고 있던 회사채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연초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무색하게 1월 한 달에만 30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수요예측 경쟁률도 역대급이다. SK텔레콤, 포스코 등 초우량 회사채는 수 조원의 자금을 모으며 위용을 과시했다. 덕분에 AA 이상을 중심으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됐다.

그러나 이런 스프레드 축소 기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낙 크레딧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된 데다 공사채 등 발행이 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시선이 분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더욱이 2월에도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의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공급부담이 확대될 수도 있다.

◇'역대급' 스프레드 축소, 수요예측 경쟁 '불' 붙였다

나이스P&I에 따르면 올해 연초효과는 2017년 이래 가장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AA- 등급 회사채와 국고채 3년물 크레딧 스프레드가 지난해 12월 2일 175.4bp로 고점을 찍은 후 축소되기 시작해 지난 3일 기준 69.1bp를 나타냈다. 2개월만에 106.3bp가 줄어든 셈이다. 특히 지난해 9월 2일 100.0bp를 기록한 후 5개월만에 두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올 연초효과로 인한 스프레드 축소폭은 최근 7년 사이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12월 대비 1월까지 회사채 스프레드가 4.3bp 축소되는 데 그쳤다. 이전에도 12월에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듯 하다가 멎거나 소폭 하락에 그쳤다. 연초효과가 미미하거나 오래가지 않았던 이유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정책효과가 가시화되고 시장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지난해말부터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폭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 때문에 회사채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면서 1월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모채 수요예측에는 역대급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 1월 국내에서 진행된 수요예측은 총 23건이다. 최초 공시 기준 금액은 3조8150억원이다. 수요예측 참여 금액은 약 30조원으로 경쟁률은 7.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더벨이 공모채 수요예측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크레딧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1분기로 예상된 가운데 빠르게 선반영 됐다"며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여지가 크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회사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회사채 '상대적' 매력 부각...빅 이슈어 포스코 '4조' 모았다

회사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데 있다. 올들어 기준금리가 3.5%로 인상됨에 따라 역전된 가운데 지난 3일 기준 국고채 금리는 3.120%로 기준금리 대비 38bp 가량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선도금리는 1년 후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50bp 낮아질 것으로 반영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정점을 찍었고 금리인하는 시간 문제라는 인식이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의 역전 현상을 만들어 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광열 NH투자증권 크레딧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1월까지 강하게 내려오면서 추가적인 금리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하락의 여지가 더 남아있는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일각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상반기 동안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도 나온다. 여기에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은행채, 공사채, 심지어 한전채 금리까지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면서 회사채의 매력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금리 구조상 올해는 크레딧물의 투자 매력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며 "국고채 장단기물 모두 기준금리보다 낮아졌고 기준금리 이상 투자할 수 있는 데가 사실상 회사채 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가격 상승으로 인한 캐피탈 게인이 어려운 가운데 이자수익, 즉 캐리수요에 맞출 수 있는 것은 사실상 회사채 밖에 없다"며 "장단기 스프레드 역시 마이너스로 역전된 상황에서 장기물에 투자할 시기도 아니다. 회사채 투자 분위기가 굳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회사채 시장은 그야말로 '신기록 행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이 약 2조원의 수요 확보를 시작으로 1월들어 KT(2조8750억원), LG유플러스(3조2600억원), LG화학(3조8750억원)의 주문을 모았다. 포스코는 역대 최대인 3조97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연초효과 언제까지...엇갈리는 전망

연초효과 등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놓고 증권업계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스프레드 축소 속도가 연초에 비해 완화해지고 있는데다 발행량 증가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는 이전 3년 평균 대비 다소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스프레드가 워낙 빠른 속도로 축소된 데다 최근 은행채와 공사채 등 발행이 활발해지면서 회사채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질 수 있다고 바라본다.

한 연구원은 "상위등급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과도하게 내려가 있는 만큼 강세가 지난달까지는 이어졌지만 2~3월부터는 감소폭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프레드 축소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 기조가 하반기까지는 지속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축소폭이 좁아질지언정 현재의 흐름이 꾸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로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진 이후 공사채 등은 120% 가량 회복한 반면 회사채는 약 100% 수준으로 여전히 20%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는 스프레드 축소세가 1~2월 만큼 빠르지 않지만 9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회사채 정기평정시기 잠시 쉬었다 가겠지만 완만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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