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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CEO 인사 코드]SK이노베이션, 자회사로 이어진 내부출신 공식①그룹 성장 뒷받침 '전문 경영인'

김동현 기자공개 2023-02-08 07:37:53

[편집자주]

SK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3년 '선경직물'이라는 상호로 설립된 SK는 소재, 정유, 통신 등 사업범위를 확대하며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의 CEO 인사코드를 들여다보면 그 성장 배경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내부 인재 육성을 통해 성장한 CEO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더벨이 SK그룹의 미래 성장 축인 그린·디지털·첨단소재·바이오를 중심으로 CEO 인사코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은 '올타임 넷제로'라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정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친환경 그린으로 전환해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62년까지 창립 이후 직접 탄소배출량 4억8000만톤을 감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에너지 자립'을 꿈꾼 최종현 선대회장의 주도하에 선경(옛 SK)이 인수한 대한석유공사는 연결기준 매출 47조원(2021년)의 SK이노베이션으로 성장했다. SK그룹 전체 매출 159조원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로, 매출뿐 아니라 탄소배출 규모 면에서도 정유·화학 사업 특성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07년 SK에너지로 재출범한 이후 SK이노베이션의 CEO들은 '에너지 경영' 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룹 넷제로 전략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역시 각 자회사의 전문가들 손에 달려있다.

◇최종현 '초대 대표이사'…성장 뒷받침한 전문경영인

최종현 선대회장은 1975년 선경그룹 신년사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2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석유로부터 섬유에 이르는 산업의 완전계열화를 확립시키는 것"과 "경영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었다.

1970년대 2차례의 석유파동 이후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판단하에 1980년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했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인수 직후 초대 대표이사에 올랐다. 최 선대회장은 대한석유공사가 유공(1982년 사명변경), SK주식회사(1997년) 등으로 이름과 소속을 바꾸는 사이에도 대표이사직을 유지했고, 선대회장 타계 후에는 최태원 회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후 SK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2007년 SK주식회사(존속회사)와 SK에너지(신설회사)로 분할됐고, 2011년에는 다시 SK에너지가 중간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현 SK이노베이션과 그 산하 자회사 형태가 확립됐다.


SK에너지 분할 이후 최태원 회장은 2014년까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최 회장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지 않고 전문경영인이 함께 대표이사직을 맡아 최 회장을 지원했다.

2007년 SK에너지 분할 첫해 최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은 인물은 신헌철 부회장이다. 신 부회장은 선경의 인수 전인 1972년 대한석유공사로 입사해 CEO 자리까지 올라간 인물로 2008년 말 당시 구자영 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했다.

신 전 부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은 구 사장은 뉴저지주립대 공대 교수, 엑슨모빌 연구원, 포스코 신사업본부 임원 등을 거쳐 2008년 SK에너지에 영입된 인물이다. SK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아 SK이노베이션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이끌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구 전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물러난 2014년에는 SK이노베이션의 첫 단독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후 SK이노베이션 CEO로 선임된 정철길 부회장, 김준 부회장은 내부 출신 전문경영인이라는 공식을 이어갔다. 2015~2016년 CEO로 있었던 정 부회장은 1979년 유공으로 입사해 10년 넘게 석유개발 사업을 맡은 인물이며, 현 CEO인 김준 부회장 역시 SK에너지 대표이사를 맡다 SK이노베이션 대표자리에 올랐다.

신헌철 대표부터 김준 대표로 이어지는 CEO들은 모두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맡다가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와 함께 구자영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CEO들은 내부에서 육성된 전문경영인이라는 점도 공유하고 있다.

신헌철 부회장과 정철길 부회장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로 입사해 CEO 자리까지 올라갔다. 김준 부회장 역시 서울대 경영학을 전공하고 1987년 유공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각각 SK텔레콤, SK㈜ 등 다른 계열사로 전출된 경험이 있지만 SK그룹에만 몸담으며 성장했다.


◇자회사로 이어진 내부 전문가 중용

내부 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하는 공식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에도 적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현장 출신뿐 아니라 재무·기획통을 중용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SK이노베이션 산하 SK엔무브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로 각각 선임된 박상규 사장과 김철중 사장이 대표적이다. 박상규 사장의 경우 1987년 유공으로 입사해 SK에너지 리테일마케팅사업부장을 역임하기도 했지만 SK㈜ 투자회사관리실 기획팀장, SK네트웍스 총괄사장 등의 경력이 보다 눈에 띈다.

김철중 사장 역시 1992년 유공으로 입사하며 오랜 기간 SK이노베이션 소속으로 있었지만 경영기획실장, 전략본부장, 포트폴리오부문장 등을 역임해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이외에도 2018년부터 SK에너지 CEO를 맡고 있는 조경목 사장의 경우 SK㈜에서 재무부문 부사장까지 오를 정도로 재무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SK이노베이션이 추진 중인 그린사업 전환이 꼽힌다. 기존 정유, 석유화학 중심에서 2차전지, 리사이클링, 친환경 소재 등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가운데 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2062년 '올타임 넷제로'를 선언한 만큼 중장기 탄소감축 전략 수립 역시 이들 자회사 CEO의 역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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