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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정상화 첫걸음]'사고 1년' 위기 딛고 부활 날개짓①조직개편 등 새 출발 신호탄, 주주정책 성과도 가시화

신준혁 기자공개 2023-03-15 07:31:29

[편집자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다. 사고를 초래한 HDC현대산업개발은 희생자를 위한 지원과 함께 돌아선 민심을 돌리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선 리빌딩과 신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해 정상화 작업에 고삐를 쥐었다. 자기주식 매입과 현금 배당을 통한 주주가치 높이기도 한창이다. 더벨이 경영 정상화에 첫걸음을 내딛은 HDC현대산업개발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08: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은 지난해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한데 이어 인력 유출이 이어지면서 기업 안팎에서 위기감을 키웠다. 영업정지와 등록말소까지 거론되면서 기업의 근간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룹의 핵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위기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대대적 조직 개편과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화정동 리빌딩과 시공혁신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조직은 사업 정상화를 속도감 있게 해냈다.

올해는 정상화 원년이 될 분위기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사고 전 수준으로 배당정책을 유지하고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하고 나섰다는 점이 주목된다. 투자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을 던지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신용강등·손실보상·영업정지 '삼중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월 화정동 사고 후 기업 경쟁력을 크게 잃었다. 한국신용평가가 매긴 신용등급은 사고 3개월 만에 한 노치 강등됐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은 'A+/하향검토'에서 'A0/부정적'으로 악화됐다. 단기 신용등급 역시 'A2+/하향검토'에서 'A2'가 됐다.

사고 직후에는 1754억원의 손실을 인식했고 4개월 만에 전면 재시공에 따른 1622억원의 손실금액을 추가 반영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재무제표에 계상된 공사손실 충당부채는 805억원, 충당부채는 634억원이다.

2021년 말 1조7900억원에 달했던 현금성자산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대부분 소실되면서 지난해 말 9700억원으로 줄었다. 무차입 경영기조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장·단기 자금을 빌리며 사실상 포기 수순을 밟았다.

건설업 영업정지 또는 등록말소 등 그룹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처분 여부에 따라 기업 경쟁력은 또 한번 위기를 겪을 전망이다.

등록관청인 서울시는 화정동 사고 관련 행정처분을 검토하는 중이다.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일정 기간 신규 수주활동을 펼칠 수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되는 등록말소 처분이 결정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5년간 건설업 재등록을 할 수 없고 시공능력 및 사업 실적을 잃는다. 시는 학동4구역 사고 관련 8개월 영업정지와 4억원 과태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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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대표 전원교체, A1추진단·시공혁신단 신설…역대급 쇄신안 단행

HDC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수습과 별개로 역대급 경영쇄신안을 내놓고 즉각 실행에 옮겼다. 기존 경영진을 모두 교체하고 그룹 내부에 정통한 인물을 선임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최대 이슈인 안전관리를 맡길 최고안전책임자(CSO)는 외부에서 영입해 독립성을 보장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에서 모든 직을 내려놓았다. 그룹 핵심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영에 참여해왔던 정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건 23년 만의 일이었다.

유병규 사장과 하원기 전무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사고수습과 기업 신뢰회복에 전념한다. 디벨로퍼 사업을 이끌었던 김대철 부회장도 임원현황에서 이름을 내렸다.

3인 대표이사 체제는 최익훈 대표이사 부사장(CEO·사진)과 김회언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CFO), 정익희 최고안전책임자 부사장(CSO)를 중심으로 전환했다.

경영 지휘봉은 HDC아이파크몰 대표이사 출신의 최 대표가 잡았다. 외부 영입보다 그룹 내부에서 경험과 신임이 두터운 인사를 통해 조직을 다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대표는 HDC랩스(아이콘트롤스+아이서비스)의 우회상장과 부동산114의 빅테이터 플랫폼 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CFO를 맡은 김회언 부사장은 1990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1999년 옛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계열분리 후에는 경영 기틀을 다지는데 공을 쌓았다.

두 대표이사는 최근 자기주식 매입과 현금배당 등 의사결정과정에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에서 25년간 현장소장으로 근무했던 정익희 대표는 CSO로 합류했다. 창사 이래 첫 CSO인 정 대표는 독립적 지위를 보장받는 직책으로서 안전과 품질관리 업무를 전담한다.

조직은 CEO와 CSO 중심의 2개 그룹으로 새롭게 틀을 짜면서 효율적 운영체제를 구축했다. 핵심부서인 건설본부를 제외한 기존 미래혁신본부와 개발영업본부, 경영본부는 전면 개편했다. CEO 산하에는 일하는 문화를 완성하기 위한 기업문화혁신실과 디자인·연구개발(R&D)을 위한 디자인실을 추가했다.

CSO조직은 시공혁신단을 중심으로 품질인증제 등을 실시했다. 안전관리부문과 품질혁신부문은 독립적 지위를 부여 받아 모든 현장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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