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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IPO 명암]불패신화 주도, 증시 존재감↑...불가피한 '고평가' 논란①2019년 이후 26개사 상장…배터리부터 소부장까지 세부 업종 다양

안준호 기자공개 2023-03-15 13:45:18

[편집자주]

2차전지는 최근 몇 년 사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표적인 흥행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배터리 생산 기업은 물론 밸류체인 하단에 위치한 소재·부품·장비 기업까지 성공적으로 증시에 데뷔했다. 주목도가 높아지며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되었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2차전지 IPO의 명과 암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8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는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증시에서 존재감이 가장 커진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IPO 시장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상장 기업의 수, 공모 흥행 등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압도적인 성과를 남겼다. 2019년 이후 증시에 입성한 2차전지 기업들이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얼굴'로 등극했다.

과거 시장을 이끌었던 반도체 업종처럼 2차전지 역시 다층적 밸류체인으로 산업이 구성된다.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한 배터리 생산은 대기업 계열사의 영역이다. 생산 과정의 다양한 공정과 소재 분야는 이들을 고객사로 삼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담당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IPO에서 모두 '2차전지 열풍'이 불었던 이유다.

◇2019년 이후 26개사 상장…평균 수요예측 경쟁률 1284대 1

2019년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한 2차전지 관련 기업은 26개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증시 호황 초기였던 2020년에는 각각 3개사만 상장했다. 그러나 IPO 시장이 강세를 맞이한 2021년부터는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전면에 내세운 IPO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IPO 호황기였던 지난 2년간은 20개의 2차전지 기업이 상장했다. 이 기간 스팩을 제외하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모두 175개사였다. 2차전지 비중은 약 9%로 적지 않다. IPO 시장에 끼친 영향은 실제 비중보다 더욱 컸다. 흥행의 가장 직접적인 잣대인 경쟁률을 포함해 대부분의 '신기록'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새로 썼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거래소 개장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IPO 딜로 이름을 남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이전부터 공모주 참여 기관들 사이에서는 한 해 수익률을 결정지을 IPO로 꼽혔다. 실제 수요예측에서 20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에서는 114조원 이상의 증거금을 모았다. 현재도 50만원 중반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에 이은 코스피 시가총액 2위를 유지 중이다.

2차전지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목도 역시 시장 평균을 훌쩍 뛰어넘았다. 2019년 이후 상장한 26개사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1284대 1로 나타났다. 평균 일반청약 경쟁률 역시 1037대 1로 네 자릿수를 넘어섰다. 최근 4년간 연평균 IPO 수요예측과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21년이 유일하다.

투자자들에게 2차전지가 완전히 새로운 얼굴은 아니다.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꼽혀왔다. 다만 2019년 이후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가도에 접어들며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다. 2019년 상장한 에코프로비엠은 대표적인 사례다. 상장 직전 약 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폭발적인 주가 상승세로 시가총액이 20조원을 넘어섰다.


◇소재부터 부품·장비 기업까지 증시 입성…고평가 논란도

2차전지 IPO의 흥행 원동력은 다양한 밸류체인에 있다. 넓게는 원자재부터 완성차까지, 좁게는 배터리 제작과 이에 필요한 소재, 생산 장비로 밸류체인이 구성된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강점을 가진 기업이 각각 존재한다. 전극, 믹싱, 노칭, 패키징 등 공정별로 특화된 생산장비도 필요하다.

2019년 이후 상장한 2차전지 관련 기업 중 직접 배터리를 만드는 셀 메이커는 LG에너지솔루션 한 곳이다. 4대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곳은 천보(전해질), 에코프로비엠(양극재), 엔켐(전해액), SK아이이테크놀로지(분리막) 등 4개사다. 나머지 비중은 활성화와 믹싱 등 생산 장비, 핵심 부품 등의 소부장 기업들이 차지했다. 성일하이텍, 새빗켐 등 배터리 재활용 기업도 2개사 상장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본래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들이 시장 확대에 따라 수혜를 보던 것은 물론, 기존 기술력을 응용해 신사업으로 진출하는 곳도 크게 늘었다"며 "이를 위해 IPO 추진하는 기업들이 많아졌고 공모 과정에서도 여러 사업 중 2차전지 밸류체인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2차전지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2021년 상장한 SK아이테크놀로지는 공모 흥행에도 불구하고 증시 입성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 훼손과 함께 영업적자가 지속되며 공모가(10만5000원)의 60% 수준인 6만원대까지 주가가 내려갔다. 분리막 생산 기업 더블유씨피(WCP)는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공모주 시장에서 2차전지의 '불패 신화'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호황기가 저물며 기업가치와 평가방법에 대한 투자자와 발행사 간 입장 차이도 커졌다. 지난달 상장한 제이오 역시 한 차례 공모를 철회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성장성을 앞세워 상장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며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논란도 커졌다"며 "비교기업의 적정성은 물론 향후 추정 실적에 대해 회의적 시선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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