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주총 돋보기]'2세 경영' 시동 건 제이티, 지분증여·승계는 과제유홍준 대표 아들 유동완 박사 신규 이사 선임안, 본인 지분 전무해 향후 지분승계 난제
조영갑 기자공개 2023-03-17 07:32:33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반도체 번인소터(Burn-in sorter), 테스트 핸들러(Test handler) 제조사인 '제이티'가 2세 경영수업을 본격화한다. 제이티 창업 후 25년 간 경영 일선에서 회사를 지휘하던 유홍준 대표의 아들 유동완 박사가 외부에서 단번에 사내이사로 진입하면서 경영승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대주주 지분과 관련 사전증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이티는 오는 24일 충남 천안 제이티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의 안건을 부의한다. 제이티는 지난해 고객사향 비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소터(sorter) 및 자동화설비 등의 공급증가로 매출액 818억원, 영업이익 16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번 주총 안건 중 주주와 시장의 눈길을 끄는 안건은 '이사 선임안'이다. 기존 신세철 사외이사가 임기를 만료하고, 이 자리에 이승용 사외이사가 신규로 선임돼 기존 서문원 사외이사와 합을 맞춘다. 이 사외이사는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학사를 거쳐 한국경제TV 경영지원본부 본부장, 한국경제TV 보도국 국장, 와우SNF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 전문가다.
사내이사로는 유동완 박사가 신규로 선임된다. 1984년 생인 유 박사는 유홍준 대표의 아들로, 항공우주공학 전문가다. △KAIST 항공우주공학 석사, 박사 연구원을 거쳐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박사 △국방과학연구소 무인항공기 체계개발 현장 책임자 △한국항공우주학회 국제학술지 검토위원 등을 지냈다. 아카데미와 필드를 두루 섭렵한 신진 우주공학자로 평가된다.
제이티는 이사진 재구성에 맞춰 이사수 역시 최대 5명으로 늘리고, 보수한도 역시 기존 20억원에서 최고한도 25억원으로 상향했다. 지난해 제이티의 이사진은 총 15억원의 보수를 수령, 인당 평균 3억75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견조한 실적 성장을 달성한 만큼 올해는 이보다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의 아들인 유 박사가 이사회에 진입한 만큼 제이티는 올해를 기점으로 경영승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1956년 생으로 올해 만 66세다. 고령 CEO로 분류되지는 않으나 25년 간 쉼 없이 경영을 챙겼고, 현재 회사 내부에 승계를 고려할 수 있을 만한 친족이 없어 항공우주학에 뜻이 있는 유 박사를 개인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박사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 영역에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공학박사로서 제이티의 기존 주력사업을 이끄는 동시에 신규 사업 투자에도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제이티는 반도체 번인소터 설비 부문에서 글로벌 1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다만, 유 신임 이사의 완전한 지분 승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 박사는 부친으로부터 사전 증여 받은 주식이 없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제이티의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은 유 대표 26.32%(271만주), 유 대표의 배우자 변애령 씨 1.46%(15만주), 이상진 부사장 0.17%(2만주)로 구성돼 있다. 수증할 수 있는 재원이 크게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증여가 이뤄지기에는 부담이 큰 구조다. 증여세 부담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증여세 과세비율은 약 50% 수준에 이른다.
결국 증여세를 납부하는 정공법을 택하거나 향후 사후상속을 통한 공제제도를 활용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 역시 상속세율이 50% 수준으로 높고, 회사의 자산규모(1016억원)가 커 세부담이 매우 크다. 주식 가치가 크게 올라도 곤란해 진다. 현재 유 대표의 지분 가치는 현가 기준(7704원)으로 210억원 규모다.
여기에 주주 배당을 하지 않는 상황도 지분 확대에 불리한 지점으로 꼽힌다. 통상 상장사 2세의 경우 오래 전 사전 증여받은 주식을 바탕으로 배당금 등을 활용, 지분을 늘려가는 방식을 택하는데, 유 신임 이사의 경우는 개인 재산이나 제이티의 급여, 주식담보대출 등에 기대 지분을 늘려가는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제이티 관계자는 "유 박사는 그동안 회사에 적이 없었던 분이고, 이번에 신규로 이사진에 합류하는 인사"라면서 "유 대표와의 친족 관계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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