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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정수경 부사장, 2가지 과제 해결할 올라운드 플레이어④전장BU장과 반도체사업 담당 겸직...R&D·기획·경영지원 두루 거쳐

조은아 기자공개 2023-03-20 07:34:07

[편집자주]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하면 가장 큰 회사다. 갈 길이 가장 바쁜 회사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공급자'로 전환하기 위해 2025년까지 3년간 전동화·자율주행 등에 최대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기술 확보에서 누구보다 앞서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운 현대모비스의 핵심인물 면면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는 연구개발(R&D) 인력만 6000명을 넘는다. 임직원의 절반도 넘는다. 조직만 모두 5개다. 전장BU, 전동화BU, 안전부품BU, 모듈BU 그리고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FTCI(Future Technology Convergence Institute)다. 이 가운데 현대모비스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곳은 어딜까. 규모나 위상, 그리고 사업의 성장성 등 어느 면으로 보든 전장 BU를 꼽을 수 있다.

정수경 부사장은 현대모비스의 전장BU를 이끌고 있다. 전장BU는 쉽게 말해 자율주행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전자부품을 만드는 곳이다. 미래차 시대를 맞아 새 전장(戰場)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 역시 치열하다. 정 부사장의 역할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반도체다. 코로나19는 현대차그룹에게 차량용 반도체 자립이라는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갈 길은 멀다.

어찌보면 현대모비스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 2가지를 정 부사장이 한꺼번에 안고 있는 셈이다.

◇전장과 반도체, 무거운 어깨

전장 시장은 단순히 자동차회사들의 전쟁터가 아니다. 기존 자동차회사와 부품회사뿐만 아니라 전자회사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그런 만큼 꾸준한 R&D 투자 없이는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는커명 눈에 띄기도 쉽지 않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3년 동안 5조~6조원의 내부 투자와 3조~4조원의 외부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전장 쪽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이기 때문에 외부 협력도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업과 협업하고 될 성싶은 곳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도 전장BU의 역할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가 지분 14%를 보유한 영국의 '엔비직스'가 대표적이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이 전장BU장 출신이라는 데서도 전장BU의 위상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조 사장은 현대차에서 현대모비스로 이동한 뒤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까지 전장BU장을 지냈다. 현재 5명의 BU장 가운데 정수경 부사장만 직급이 부사장이기도 하다.

정 부사장은 현재 반도체사업 담당도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반도체사업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2020년 말 인수한 현대오트론의 반도체사업부문 인력이 주축이 됐다. 이후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처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건 2012년이다. 전장부품회사 현대카네스와 그룹 R&D 조직을 모아 현대오트론을 설립했다. 미래차 시대에는 전장부품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일찌감치 내다본 셈이다. 하지만 금방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반도체 자립도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차량용 반도체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빚어지면서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16% 급감했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놓고 고민이 커졌다. 이후 현대모비스는 2021년 3월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해진다는 점 역시 내재화 결정에 영향을 줬다. 내연기관차에는 평균 200~300개의 반도체가 사용되지만 전기차에는 1000개,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이 필요하다.


◇'안 해본 일이 없다'...현대모비스 외길 걸은 멀티 플레이어어

정 부사장은 지난해 초부터 두 사업을 모두 진두지휘하고 있다. 역할만 보면 공대를 졸업하고 엔지니어 외길을 걸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는 점만 빼면 나머지는 모두 예상 밖이다.

정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무려 35년 가까이 몸담고 있다. 부사장 이상 고위 경영진이 대부분 현대차 출신인 현대모비스에서 그 누구보다 조직과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오래 몸담았다고 해서 잘 아는 건 아니다. 그는 현대모비스의 주요 자리를 대부분 거쳤다. 경력에서 볼 수 있듯 말 그대로 '멀티 플레이어'다. 모듈사업관리실장, 전장사업관리실장, 부품사업관리실장 등 현대모비스의 핵심사업을 모두 경험했다. R&D와 사업 기획, 공장장, 해외법인장, 경영지원본부장까지 말 그대로 분야와 영역을 넘나들었다.

특히 2017년부터는 기획실, 2019년부터는 경영지원본부를 이끌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모비스 경영지원본부는 인사, 노무, 총무 등 지원 업무 전반을 관리했던 곳이다. 보통 인사나 노무 등에 정통한 인물이 맡아왔다.

실제 정 부사장 이전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낸 인물을 보면 장동철 전 부사장, 정호인 전 현대제철 부사장 등이 있다. 장 부사장은 인사 전문가로 통하며, 정 부사장 역시 여러 계열사에서 인사를 비롯한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정 부사장의 이력 중에서 기획실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현대모비스 기획실은 한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근무했던 곳이다. 정 회장은 2013년부터 현대모비스 기획실에 몸담았는데 정 부사장은 기획담당을 거쳐 2017년부터 기획실장을 지냈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부사장이 2021년 3월 31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 기술연구소에서 언론 대상 '현대모비스 전략 및 신기술 발표 콘퍼런스'를 열고, 중장기 전략 '트랜스포메이션 X-Y-Z'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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